(엑스포츠뉴스 윤준석 기자) 황인범이 뛰고 있는 네덜란드 에레디비시 명문 페예노르트 새 감독으로 임명된 로빈 판페르시의 지도력이 우려를 낳고 있는 가운데, 그의 옛 스승 거스 히딩크가 페예노르트의 결정을 적극적으로 옹호했다.
23일(한국시간) 페예노르트는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판페르시 임명을 발표했다.
구단은 "로빈 판페르시가 페예노르트 1군의 새 감독으로 임명됐다. 우리는 그가 1군을 이끌던 SC 헤이렌베인과 합의하여 즉시 감독직을 옮기기로 결정했다"며 "이에 따라 41세 로테르담 출신 판페르시는 오는 24일부터 1908 훈련장(페예노르트 1군 훈련장)에서 업무를 시작하며, 같은 날 데 카위프(페예노르트 홈 구장)에서 2027년 중반까지 유효한 계약서에 서명할 예정이다"라고 설명했다.
페예노르트는 또한 "우리는 르네 하케를 1군의 수석 코치로 영입했다. 그는 판 페르시와 마찬가지로 2027년 중반까지 계약을 맺었다"라고 덧붙였다.
판페르시는 유소년 시절부터 페예노르트에서 성장했으며, 18세였던 2001-2002시즌 1군 데뷔를 하며 UEFA컵(현 UEFA 유로파리그) 우승을 경험했다. 이후 아스널로 이적하여 세계 최고의 공격수 중 한 명으로 성장했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차지하며 잉글랜드에서 전성기를 보냈다.
2019년 선수 생활을 마친 후 곧바로 지도자로 변신한 판페르시는 페예노르트의 코치로 활동했으며, 유소년 팀에서도 지도 경험을 쌓았다. 그는 지난해 5월 헤이렌베인의 감독으로 부임했으며, 이번 시즌 23경기에서 7승을 거두며 팀을 리그 9위에 위치시키며 그의 지도력을 어느 정도 인정받았다.
최근 브리안 프리스케 감독을 경질한 페예노르트는 프로 감독 경력이 아직 1년도 채 되지 않은 판페르시를 선임했다. 판 페르시가 현역 시절 페예노르트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하고 마무리했던 선수로, 이번 부임은 친정팀과의 재회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지만 너무 섣부른 판단이 아니였냐는 주장이 끊이질 않고 있다.
네덜란드 공영 방송 'NOS'의 스포츠 언론인 아르노 베르뮐런은 한 토크쇼에서 판페르시의 지도력에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판페르시가 이 역할을 맡기에는 아직 너무 이르다"며 "지난여름, 그가 헤이렌베인에서 시행착오를 겪었다. 그는 AZ알크마르와의 경기에서 9-1로 패배했고, 컵 대회에서는 퀵 보이즈와의 경기에서 골키퍼를 교체하는 기묘한 전술을 사용하다 탈락하는 등 초보 감독으로서 실수를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이러한 실수들은 그가 아직 초보 감독이기에 충분히 이해할 수 있지만, 그렇기 때문에 최소 2년은 헤이렌베인에서 경험을 더 쌓고 난 후 상위 클럽으로 가는 것이 바람직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베르뮐런은 또한 "위대한 선수라고 해서 반드시 훌륭한 감독이 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지금 당장 가장 적합한 감독을 찾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같은 토크쇼에 참석한 히딩크는 이에 반박하며 "그렇다면 누가 최고의 감독인가? 페예노르트는 현재 상황을 고려해 기회를 잡아야 했고, 클럽 전체 분위기와 환경을 감안했을 때 판페르시를 선택한 것이 이상한 결정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히딩크는 베르뮐런을 향해 "당신은 부정적인 측면만 강조하고 있지만, 감독은 이러한 상황에서 빠르게 배울 수 있다. 특히 빅 클럽에서는 세부 사항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한다. 이런 학습의 기회는 빠르게 찾아올 수 있다. 젊은 감독들에게 기회를 줘야 한다"며 41세 판페르시의 감독 커리어을 응원했다.
또한, 히딩크는 "헤이렌베인, 판페르시 본인, 그리고 페예노르트 모두 이 결정을 원하고 있다"며 이번 선임이 불합리한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히딩크는 과거 PSV를 지휘하며 수많은 트로피를 들어올린 전설적인 감독으로, 과거 판페르시를 네덜란드 대표팀에서 가르친 경험이 있다.
판페르시의 페예노르트 부임은 확실히 논란의 여지가 있다. 그가 선수로서의 명성이 높았다고 해서 감독으로서도 즉시 성공할 것이라는 보장은 없으며, 헤이렌베인에서의 짧은 경험만으로 네덜란드 최고의 클럽 중 하나를 맡기에는 부족해 보일 수 있다.
그러나 히딩크의 의견처럼 어떤 감독도 경험이 부족한 상태에서 시작할 수밖에 없으며, 중요한 것은 빠르게 배우고 적응할 수 있는 능력이다. 특히, 페예노르트가 그를 감독으로 선택한 배경에는 단순한 경기력뿐만 아니라 클럽의 전반적인 환경과 분위기 등 다양한 요소가 고려되었을 가능성이 크다.
황인범도 페예노르트에서 활약하고 있는 만큼, 판페르시의 부임은 한국 팬들들 역시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과연 그가 페예노르트에서 더욱 훌륭한 감독으로 성장할 수 있을지, 황인범과의 케미는 어떨지 궁금하게 됐다.
사진=페예노르트X/데일리메일
윤준석 기자 redrup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