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5-03-15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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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 메달만 '역대 최다 9개'…빙속 이승훈 "스케이트, 탈 수 있을 때까지 계속 타고파" [하얼빈 인터뷰]

기사입력 2025.02.12 00:42 / 기사수정 2025.02.12 00:42

한국 빙속 간판 이승훈이 11일 중국 하얼빈에서 열린 2025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팀 추월에서 은메달을 따 역대 동계아시안게임 한국 선수 최다인 메달 9개를 만든 뒤 기념촬영하고 있다. 하얼빈, 최원영 기자
한국 빙속 간판 이승훈이 11일 중국 하얼빈에서 열린 2025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팀 추월에서 은메달을 따 역대 동계아시안게임 한국 선수 최다인 메달 9개를 만든 뒤 기념촬영하고 있다. 하얼빈, 최원영 기자


(엑스포츠뉴스 하얼빈, 최원영 기자) 그가 걷는 길이 곧 역사다.

한국 빙속의 전설 이승훈(알펜시아)은 11일 중국 하얼빈 헤이룽장 빙상훈련센터 스피드스케이팅 오벌에서 열린 2025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팀 추월에 후배 정재원(의정부시청), 박상언(한국체대)과 출전해 3분47초99를 기록했다.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지난 9일 남자 5000m에 출격한 이승훈은 6분32초43으로 4위에 머물며 아쉽게 입상에 실패했다. 대신 스피드스케이팅 종목 마지막 날이던 11일 팀 추월서 값진 메달을 추가했다. 의미가 무척 큰 메달이다. 한국 선수 역대 동계아시안게임 최다 메달 신기록을 달성했다.

장거리 간판인 이승훈은 7회 대회인 2011 아스타나-알마티 아시안게임서 금메달 3개(남자 5000m·1만m·매스스타트)와 은메달 1개(남자 팀 추월), 8회 대회인 2017 삿포로 아시안게임서 금메달 4개(남자 5000m·1만m·팀 추월·매스스타트)를 휩쓸었다. 총 메달 8개로 남자 쇼트트랙 김동성(금3·은3·동2·은퇴)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현역 생활을 이어온 이승훈은 이번 하얼빈 대회서 메달 1개를 더 추가하며 총 메달 9개를 만들었다. 마침내 한국 선수 동계아시안게임 최다 메달 단독 1위에 올랐다.

경기 후 만난 이승훈은 최다 메달 기록에 관해 "대단히 영광스럽다. 오랫동안 스케이트를 타 온 보람이 있는 듯하다. 이렇게 돌려받는구나 싶다"며 "감사할 따름이다. 난 그냥 운이 좋은 선수다. 부상 없이 오래 뛸 수 있다는 점에서 정말 행복한 선수다"고 힘줘 말했다.

1988년생으로 나이가 있는 편이지만 여전히 훌륭한 기량을 자랑 중이다. 꾸준히, 한결같이 잘하는 비결은 무엇일까. 이승훈은 "중고등학생 때나 대학생 때, 잘 안 풀릴 때는 고생을 많이 했다. 그때를 떠올리면 타고난 것은 아닌 듯하다"며 "이후 더 노력할 수 있는 계기가 생겼고 그게 지금까지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11일 중국 하얼빈 헤이룽장 빙상훈련센터 스피드스케이팅 오벌에서 열린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팀추월에 정재원·박상언과 함께 출전한 이승훈이 레이스를 펼치고 있다. 연합뉴스
11일 중국 하얼빈 헤이룽장 빙상훈련센터 스피드스케이팅 오벌에서 열린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팀추월에 정재원·박상언과 함께 출전한 이승훈이 레이스를 펼치고 있다. 연합뉴스

11일 중국 하얼빈 헤이룽장 빙상훈련센터 스피드스케이팅 오벌에서 열린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팀추월에 정재원·박상언과 함께 출전한 이승훈이 레이스를 마친 뒤 박수를 치고 있다. 연합뉴스
11일 중국 하얼빈 헤이룽장 빙상훈련센터 스피드스케이팅 오벌에서 열린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팀추월에 정재원·박상언과 함께 출전한 이승훈이 레이스를 마친 뒤 박수를 치고 있다. 연합뉴스


이어 "어릴 때 스케이트를 좋아해 운동을 시작했다. 가끔 힘들 때도 있고 스트레스가 커지기도 하지만, 다시 과거의 좋았던 추억들이 생각나 이겨낼 수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승훈은 "사실 이제 기록에 관해서는 덤덤하다. 메달 욕심 등을 떠나 스케이트를 타는 것 자체가 진짜, 정말 좋다"며 "아직도 재미있다. 취미 생활을 하는 느낌이라 행복하다"고 미소 지었다. 

아시안게임서 수확한 9개의 메달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무엇일까. 이승훈은 "2017년 삿포로 대회 때 부상이 있었다. '아 이번엔 어려울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몸은 더 좋았다. 그때 위기를 잘 넘겼던 게 아직도 기억난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본래 이승훈은 쇼트트랙 선수였다. 2009년까지 쇼트트랙에 몸담았다.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쇼트트랙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탈락했고, 스피드스케이팅으로 전향해 태극마크를 달았다. 밴쿠버서 곧바로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만m 금메달, 5000m 은메달을 손에 넣었다. 이승훈은 "전향 후 이런 일들이 펼쳐질 거라고는 당연히 상상도 못 했다. 전화위복이 된 듯하다. 여기까지 올 수 있는 시작점이 됐다"고 전했다.

국가대표로 오랫동안 자리를 지키는 사이 후배들의 나이는 점차 어려졌다. 이승훈은 "대표팀에 들어오기 전, 여름 등에는 중고등학생 선수들과 운동을 같이 한다. 가능한 여러 선수들, 여러 팀과 훈련해 보려 하고 있다"며 "그런데 그 선수들이 처음에 나를 '승훈 선수님'이라고 부르더라. 그래서 '선수님이라고 하지 마. 그냥 형이라고 해'라고 말해줬다"고 일화를 소개했다.

이승훈은 "선수들이 너무 어색해하며 나를 못 부르길래 '선생님이나 삼촌이라고 해'라고 다시 말했다. 그렇게 불리고 있다"고 웃음을 터트렸다. 

11일 중국 하얼빈 헤이룽장 빙상훈련센터 스피드스케이팅 오벌에서 열린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팀추월에 정재원·박상언과 함께 출전한 이승훈이 경기를 마친 뒤 태극기를 들고 경기장을 돌고 있다. 연합뉴스
11일 중국 하얼빈 헤이룽장 빙상훈련센터 스피드스케이팅 오벌에서 열린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팀추월에 정재원·박상언과 함께 출전한 이승훈이 경기를 마친 뒤 태극기를 들고 경기장을 돌고 있다. 연합뉴스

11일 중국 하얼빈 헤이룽장 빙상훈련센터 스피드스케이팅 오벌에서 열린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팀 추월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정재원, 박상언, 이승훈이 시상대에서 손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11일 중국 하얼빈 헤이룽장 빙상훈련센터 스피드스케이팅 오벌에서 열린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팀 추월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정재원, 박상언, 이승훈이 시상대에서 손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여전히 이승훈을 뛰어넘는 선수가 나오지 않았다는 점은 한국 빙속의 과제다. 이승훈은 "대표팀 선수들이나 어린 선수들과 운동해 보면 한 시즌 전체 훈련을 다 소화하는 선수가 없다. 그런 부분이 안타깝다"며 "하지만 강요할 수는 없다. 다칠 수도 있고, 진짜 잘 안 돼 그러는 것일 수도 있으니 시간을 두고 지켜보는 게 맞는 것 같다"고 목소리를 냈다.

이어 "후배들 중 오랫동안 꾸준히 잘하는 선수가 또 나오면 좋겠다"는 말도 더했다.

내년에 개최되는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에도 출전하고자 한다. 이승훈은 "지금 상황에서는 갈 수 있을 것 같다. 훈련은 하던 대로 할 것이다"며 "(주 종목인) 매스스타트의 경우 변수가 많다. 하지만 마지막 순간 찬스가 있다면 잡을 자신 있다. 막바지 선두권에 자리한다면 해볼 만할 듯하다"고 밝혔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 당시 은퇴를 이야기한 적 있다. 이승훈은 "평창 때는 2022 베이징 올림픽 후 선수 생활을 끝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평창 대회를 마치고 스케이트를 타러 네덜란드에 갔다가 마음가짐이 많이 바뀌었다"며 "그곳에는 나보다 더 스케이트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았다. 직업이 있음에도 스케이트를 즐겼다. 그걸 보고 '그래, 제한을 두지 말자. 하고 싶을 때까지 하자'고 생각을 바꿨다"고 설명했다.

2030 알프스 동계올림픽서도 이승훈을 볼 수 있을까. 그는 "베이징 때도 똑같은 질문을 받았다. 내가 출전하는 상황이 발생하면 안 된다. 후배들이 나가야 한다"고 말한 뒤 "그럼에도 그때까지 선수 생활을 하고 있다면, 실력이 된다면 출전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며 가능성을 열어뒀다.

한국 빙속 간판 이승훈이 11일 중국 하얼빈에서 열린 2025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팀 추월에서 은메달을 따 역대 동계아시안게임 한국 선수 최다인 메달 9개를 만든 뒤 기념촬영하고 있다. 하얼빈, 최원영 기자
한국 빙속 간판 이승훈이 11일 중국 하얼빈에서 열린 2025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팀 추월에서 은메달을 따 역대 동계아시안게임 한국 선수 최다인 메달 9개를 만든 뒤 기념촬영하고 있다. 하얼빈, 최원영 기자



사진=하얼빈, 최원영 기자 / 연합뉴스​​​​

최원영 기자 yeong@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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