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해리 케인의 바이아웃 존재로 인해 그가 토트넘으로 복귀해 손흥민과 프리미어리그 최강 콤비를 다시 형성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불거지고 있다.
특히 케인이 바이아웃을 활성화할 경우 토트넘에 우선협상권이 있는 것으로 드러나면서 토트넘 팬들의 가슴을 뛰게 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토트넘이 케인 구매 의사를 드러내는 것 못지 않게 케인이 토트넘으로 돌아가고 싶어하느냐가 중요하다는 의견 역시 나왔다. 케인이 우승컵을 위해 20년을 뛴 토트넘을 박차고 나왔는데 친정팀으로의 컴백을 원할 만큼 토트넘이 매력적인 구단이냐는 뜻이다.
이 와중에 케인이 토트넘의 가장 강력한 라이벌인 아스널로 갈 수 있다는 주장까지 등장했다.
지난 2023년 여름 토트넘을 떠나 1억 파운드(1800억원)에 뮌헨과 4년 계약을 체결한 케인이 시기별로 다른 바이아웃 금액을 뮌헨과의 계약서에 갖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독일 매체 빌트 소속 기자 크리스티안 폴크는 1년 6개월 전 케인이 뮌헨으로 갈 때부터 소문으로만 돌던 바이아웃 조항에 대해 자세하게 공개했다.
그는 지난 5일(한국시간) "31세 케인은 뮌헨과의 계약에 바이아웃 조항을 집어넣었다"며 "그는 이번 여름 8000만 유로(약 1203억원)에 뮌헨을 떠날 가능성이 있으나 발동하지 않았다. 다음 옵션은 2026년 여름 6500만 유로(약 977억원)에 발동해서 떠날 수 있다. 2027년 여름엔 계약 만료에 따라 자유계약(FA)이 된다"고 했다.
바이아웃은 어떤 구단이든 특정 이적료를 지불하면 구단과 협상을 건너뛰고 선수와 곧바로 협상할 수 있는 조항이다.
보통 계약 기간 내 일정한 금액이 유지되지만 케인은 계약 만료 기간이 다가올 수록 바이아웃 금액을 낮추는 식으로 뮌헨과 계약한 것으로 보인다.
특정 기간에만 바이아웃이 활성화되는 경우도 존재한다. 지난 2023년 여름 김민재가 이탈리아 나폴리에서 독일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할 때 2023년 7월15일까지 바이아웃 발동이 가능하다는 조항을 뮌헨이 받아들이면서 이적이 가능했다.
케인이 이번 여름에는 바이아웃을 발동하지 않을 예정이기에 어떤 구단이든 8000만 유로 혹은 그 이상을 제안해 뮌헨이 수락하더라고 하더라도 케인의 마음을 움직이긴 힘들 것으로 보인다.
내년 여름엔 다르다.
케인이 원하면 바이아웃 조항이 활성화되며 6500만 유로만 지불하면 뮌헨 의사와는 상관 없이 어떤 구단이든 케인과 자유롭게 협상 가능하다. 뮌헨도 2023년 여름 토튼넘에 지불했던 이적료의 절반 가량을 회수할 수 있게 된다.
영국 텔레그래프의 보도는 조금 다르기는 하다.
금액은 거의 비슷하지만 바이아웃 조항이 활성화되는 시점을 여름이 아닌 겨울로 특정했다. 이번 겨울에는 6700만 파운드(약 1211억원)가 적용되며 내년 겨울에는 5400만 파운드(약 976억원)까지 낮아진다.
독일과 영국 언론이 공통적으로 인정하는 것은 올 여름엔 케인이 뮌헨을 떠날 일은 없다는 점이다.
텔레그래프는 "케인은 지금 독일에서 매우 행복하다. 당분간 바이아웃을 활성화할 생각이 없다"며 "그러나 프리미어리그 구단은 이미 케인의 바이아웃 조항을 알고 있다. 케인이 영국으로 복귀하는 데 중요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했다.
뮌헨에서 트로피를 들어올리고 계약 만료가 다가올수록 가족들의 생활, 교육 등을 고려해 영국으로 돌아가는 것을 고려할 수 있다는 뜻이다.
케인은 지난 2023년 여름 우승트로피를 위해 토트넘 10년 생활을 청산하고 뮌헨으로 이적했는데 첫 시즌에 우승의 꿈을 이루진 못했으나 독일 분데스리가와 UEFA 챔피언스리그, UEFA 유럽축구선수권대회 등 3개 대회에서 득점왕을 휩쓸어 지난해 11월 '프랑스 풋볼'이 수여하는 게르트 뮐러 트로피를 받았다.
케인은 토트넘에서 득점 만큼이나 손흥민과 형성했던 콤비플레이가 강점이었다.
그 결과 당시 케인 다음으로 좋은 화력을 갖고 있었던 손흥민과 1992년 창설된 프리미어리그에서 가장 훌륭한 공격 원투펀치를 형성했다.
손흥민과 케인은 특정 득점에 대해 골과 어시스트를 나눠 사진 사례가 47번으로 프리미어리그 통산 최다 기록이다.
케인은 뮌헨에 온 뒤에도 새 팀 동료들이 번뜩이는 어시스트를 하거나, 자신이 어시스트를 하면 "토트넘에서 손흥민과 주고받은 공격 패턴"이라고 회상했다.
이런 케인을 1년 뒤에 1000억원도 안 되는 돈에 영입할 수 있다는 얘기가 들려온 것이다.
토트넘 복귀 가능성도 전혀 없다고 할 수 없다.
토트넘에게 케인과 우선협상할 수 있는 권리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텔레그래프는 "케인은 2023년 8월 4년 계약으로 뮌헨에 이적했다. 당시 토트넘은 이적의 일환으로 우선협상권을 확보했다"며 "이는 뮌헨이 케인을 매각하는 것에 동의하고 케인이 토트넘으로 돌아가고 싶어하는 경우에만 적용된다. 케인은 토트넘에서 13년을 보내며 구단 역대 최다 득점자가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케인은 잉글랜드에서 해야 할 일이 남았다고 느낄지도 모른다. 잉글랜드에서 213골을 넣어 프리미어리그 최다 득점자인 앨런 시어러보다 47골 뒤져있다. 뮌헨은 이미 케인을 잃을 것을 고려하기 시작했다. 라이프치히의 벤야민 세슈코와 스포르팅의 빅토르 요케레스에 대한 잠재적인 이적을 논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물론 2026년에 토트넘이 1000억원에 가까운 거액을 다시 뮌헨에 주고 케인을 데려올지는 미지수다. 토트넘이 최근 10대 후반 선수들을 대거 데려오는 등 리빌딩 기조를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어서다.
케인도 토트넘에 돌아가고 싶어하지 않을 거란 견해 역시 있다.
토트넘 사정에 정통한 영국 커트오프사이드 기자 폴 오키프는 6일 SNS를 통해 토트넘 팬들이 케인의 복귀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토트넘의 의사가 중요한 게 아니라 케인이 토트넘으로 돌아오고 싶어하는가가 중요하다"고 했다.
이 와중에 과거 아스널에서 미드필더로 뛰었던 폴 머슨은 '스카이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아스널이 케인을 데려갈 수 있다. 2000년대 초반 수비수 솔 캠벨이 자유계약으로 토트넘에서 아스널로 간 것처럼 케인도 그럴 수 있다. 1000억원 정도의 이적료라면 아스널이 도전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며 깜짝 발언을 해서 화제를 뿌렸다.
당장 2~3년간은 골결정력이 여전히 훌륭한 것으로 여겨지는 케인의 행선지는 유럽 축구 이적시장의 최대 화제가 될 전망이다.
사진=엑스포츠뉴스DB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