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세상을 떠난 기상캐스터 故오요안나의 모친이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한 MBC의 대처에 아쉬운 목소리를 털어놓았다.
6일 디스패치는 오요안나의 모친과의 인터뷰를 전했다.
모친은 생전 고인이 우울증을 앓고 있던 상황 속에서도 방송을 잘 하기 위해 쓰리잡까지 하며 번 돈을 다시 발성 레슨을 받는 데 사용하는 등 "살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고 비통해했다.
2021년 5월 MBC에 입사해 기상캐스터로 활동해왔던 오요안나의 비보는 지난해 12월 뒤늦게 알려졌다.
고인은 지난 해 9월 사망했으며, 사망 소식이 알려진 후 원인이 직장 내 괴롭힘 때문이라는 의혹이 불거졌다. 이후 유가족은 사망 전까지 오요안나가 사내 괴롭힘을 받아왔다며 이현승, 김가영, 박하명, 최아리의 실명을 직접 거론했다.
오요안나의 모친은 인터뷰에서 기상캐스터 A의 이름을 언급하며 "3년 동안 A의 이름을 들었다. 우울증 증세까지 겹쳤다"고 말했다.
또 외삼촌은 "입사 4개월만에 '뉴스투데이'를 맡게 된 것이 시작이었다"며 당시 기상팀장이 방송 펑크를 낸 A 대신 오요안나를 투입했고, 2022년 3월 이 기상팀장이 다른 곳으로 자리를 옮긴 후 오요안나가 A로부터 지속적인 괴롭힘을 받아 왔다고 주장했다.
이 시기 오요안나는 모친의 권유로 정신과를 찾게 됐고, 우울증 진단을 받았다. 수면제에 의지했던 오요안나는 새벽 방송을 펑크냈고, 결국 '뉴스투데이'에서 하차하게 됐다.
MBC 측은 오요안나가 5차례 이상 지각과 결근을 한 점을 들며 "불성실한 근무태도가 원인이었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MBC의 입장에 분노한 오요안나의 모친은 "수면제를 먹어도 잠이 안 오니까 소주를 같이 마셨다더라. 해서는 안 될 행동이었지만, 한편으로는 얼마나 힘들었으면 그랬을까 싶다"며 "살기 위해 쓰리잡까지 뛰었다. 기상캐스터에 헬스클럽 코치, 글쓰기와 설거지 아르바이트까지 했다"고 밝혔다.
모친은 오요안나가 이처럼 움직였던 이유로 "'바쁘게 움직여야 (피곤해서) 잘 수 있다더라. 수면제나 술에 의지하지 않고 방송을 잘 하고 싶다고 했었다"고 전했다.
또 오요안나가 모은 돈으로 발성 레슨까지 받으며 기상캐스터 일에 열의를 보였다면서 "기상캐스터를 그만두라고 했지만 끝까지 하겠다고 하더라. 선배들에게 인정 받고 싶어했지만 그들은 달라지지 않았고, 아무리 발버둥을 쳐도 제자리였다"고 토로하며 "방법은 결코 옳지 않지만, '나 진짜 힘들다'는 말을 하고 싶었던 것 같다. 죽음으로 보여주고 싶었던 것이 있었던 것 같다"고 비통해했다.
앞서 MBC는 오요안나의 사망에 대해 '정확한 사실도 알지 못한 채 마치 무슨 기회라도 잡은 듯 이 문제를 'MBC 흔들기' 차원에서 접근하는 세력들의 준동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한다'는 입장을 전한 바 있다.
또 지난 3일에는 진상조사위원회 공식 출범 소식을 알리면서 "신속하고 정확하게 조사를 완료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현재 오요안나의 유가족은 기상캐스터 A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한 상태로, 모친은 "기상캐스터들이 잘리길 원하진 않는다. 그냥 잘못이 있다고 느낀다면 사과했으면 좋겠다. MBC도 마찬가지로 내로남불이다. 진상조사를 제대로 하지 않을 것을 안다. 기대가 없다"며 불신을 드러냈다.
사진 = 고 오요안나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