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21 0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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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1, 안 멋진 힙합신 속 빛난 멋진 래퍼 (ft. 맨스티어) [엑's 초점]

기사입력 2024.05.10 16:50



(엑스포츠뉴스 이창규 기자) 국내 힙합계를 뜨겁게 달궜던 디스전의 시작도, 끝도 한 사람이 맡았다. 시작할 땐 조롱을 받았지만, 끝내 그의 메시지가 전달되면서 지지를 받았다.

지난 9일 래퍼 pH-1(본명 해리 박, 한국명 박준원)은 인천대학교 축제에서 유튜버 뷰티풀너드의 부캐 맨스티어(Men's Tear)와의 디스전에 대해서 언급했다.

pH-1은 "할 말 잘 했다고 생각하고, 그 분들한테 악감정 있는 건 진짜 아니니까 오해 말라"고 입을 열었다.

그는 "인천대 여러분들은 다 똑똑하고 멋지고 예쁘신 분들이니까 무지성 악플, 혐오, 테러 안 하시는 거 안다. 그런 건 진짜 건강하지 않은 것 같다"면서 "힙합, 멋 없는 부분도 있다. 그런데 멋있는 부분도 많아서 계속 응원해주고 싶으신 분들은 응원 부탁드린다"고 이야기했다.



이번 디스전은 지난 4일 pH-1이 힙합플레이야 페스티벌에서 "래퍼인 척 하는 사람들 어그로 끌려고 조회수 뽑으려고 래퍼 놀리고 진짜 그러다 큰 코 다칩니다"라고 언급한 것에서부터 출발한다.

최근 래퍼들을 풍자하는 콘텐츠를 선보인 것은 맨스티어가 유일하다시피해서 이들을 저격한 게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왔는데, 바로 다음날 맨스티어의 케이셉 라마(최제우)는 대구힙합페스티벌에서 "뒤에서 뒷담화 하지 말고 앞담으로 해 XX"이라고 응수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너네 건드리면 큰 코 다친다고? 안 다치던데? XX 통장 잔고에 0이 계속 늘어나던데"라고 덧붙였다.

이에 pH-1은 'BEAUTIFUL'이라는 제목의 디스곡을 냈고, 케이셉 라마 또한 'hp-1'이라는 제목의 디스곡으로 응수했다.

pH-1이 처음 디스곡을 냈을 때만 하더라도 그에 대한 조롱이 많았다. '대체 어디까지 허락 되는거야 풍자?'라는 구절로 맨스티어가 힙합신에 대한 존중이 부족하다고 언급한 것 때문. 자칫 힙합신 전체를 매도해서 조롱할 수 있다는 우려를 보였는데, 이를 두고 "긁혔다"는 반응이 이어진 것.

특히나 케이셉 라마가 'hp-1'을 통해 pH-1이 미국 국적자인 '검머외'(검은머리 외국인)라는 점과 군대를 가지 않은 점을 꼬집으면서 조롱이 더욱 커졌다.



케이셉은 '디스 거리 생각 안 나면 말했던 대로 만나 / 그래도 안되면 니 주변 한 번 봐봐'라는 구절로 힙합신에 있는 다른 래퍼들의 모습을 보라고 지적했는데, 정작 '검머외', '군대' 등의 단어에만 포커스가 맞춰지면서 디스전이 이상한 양상으로 흘러가게 된 것.

케이셉도 나름의 입장을 밝히긴 했지만,  pH-1이 전한 메시지에 대한 알맹이는 없이 그저 약점 지적하기가 대부분이었던 터라 이에 대해 거부감을 표한 이들도 많았다. 그래도 양 측이 현재 힙합신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 점만큼은 동일했기 때문에, 양 측은 비교적 훈훈하게 디스전을 마무리할 수 있었다.

과거 '쇼미더머니10'에서 악뮤(AKMU) 이찬혁이 머드 더 스튜던트의 '불협화음'에 피처링으로 나서며 '어느 새부터 힙합은 안 멋져'라는 가사로 힙합신에 대한 메시지를 던진 바 있다. 이에 대해 센스있는 가사로 반응한 박재범과 창모를 제외하면 여러 래퍼들은 '힙합은 안 멋져'라는 문구에만 포커스를 맞춰 메시지를 읽지 못했다.

그런데 이후 힙합신 전체를 매도해서 조롱하는 분위기가 계속 이어졌고, 이에 pH-1이 '이미 진 싸움'이라고 언급할 정도였음에도 스스로 우려의 목소리를 낸 것.



그 덕분에 스카이민혁이 '촛불'이라는 곡으로 힙합신에 대한 반성을 하는 모습을 보여줬고, 원슈타인도 '말처럼'이라는 곡으로 자신의 의견을 전했다.

비록 '이미 진 싸움'에 스스로 걸어들어간 pH-1이었지만, 짧은 시간동안 꽤 건강한 논의가 이어질 수 있게 되었고, 이들을 응원하는 대중들도 생기기 시작했다.

마약 등 각종 범죄, '스웩'만을 찾는 힙합신의 병폐에 대해 지적하는 목소리가 내외적으로 나온 가운데, 이제 국내 힙합신은 자정작용을 할 수 있느냐, 없느냐의 갈림길에 놓였다. 이미 pH-1이 판을 깔아줬고, 스카이민혁과 원슈타인 등이 이에 동참했다.

한국 힙합이 다시 부흥기를 맞이할 수 있을지는 앞으로 래퍼들이 어떤 모습을 보여주느냐에 달렸다.

사진= pH-1, 뷰티풀너드, 스카이민혁, 스탠다드프렌즈

이창규 기자 skywalkerle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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