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01 0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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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월클 아냐"라는 아버지 손웅정…'이게 월클이다' 답 내놨다

기사입력 2024.04.18 00:10



(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아들 손흥민을 가리켜 "아직 월드클래스(월클)이 아니다"고 주장, 화제를 뿌린 아버지 손웅정 감독의 '월클' 기준은 무엇일까.

그는 "공 하나 잘 찬다고 해서 월클이 되는 건 아닙니다. 인품을 동반해야 합니다"라고 주장했다. 단순한 축구 선수를 뛰어넘는 좋은 사람이 돼야 월클의 자격이 갖춰진다는 뜻이다.

SON축구아카데미를 운영하는 손 감독은 최근 한 방송 프로그램에서 2년 전 소속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불화를 일으키고, 한국 친선 경기에서 '노쇼' 사건을 저지른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두고 "그렇게 내려가면 안 된다"고 평가한 적이 있다. 당시 호날두에 대한 비판과 이번 그의 '월클'론이 잘 맞닿아 있다.

손 감독은 최근 책을 하나 냈다. 인터뷰집으로 '나는 읽고 쓰고 버린다'가 제목이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그는 17일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열린 출간 간담회에서 "학창 시절엔 반항아였다. 선생님들이 (나를) 틀에 넣으려고 해 자꾸 뛰쳐나가려고 했다"고 회고했다. 대신 책은 어린 시절부터 계속 읽었다. 아들에겐 다소 엄격한 모습으로 대중에 알려져 있지만 손 씨의 어린 시절은 반항기 다분하면서도 자신의 정진에 게을리하지 않았던 축구 선수였던 셈이다.



손 감독은 손흥민의 인생에서 떼어놓을 수 없는 인물이다.

어린 시절 개인기를 철저하게 가르쳐 지금의 손흥민 기초를 닦은 인물이 바로 아버지였기 때문이다. 손흥민이 18살에 독일 함부르크로 유학 간 뒤엔 손 감독이 아들을 훈련장에 데려다주며 동고동락했다.

춘천 SON축구아카데미의 감독이기도 한 그는 "친구 같은 부모"가 존재할 수 없다고 단언한다.

부모와 자식 관계가 다정한 교감이 필요한 시대로 변해가는 것을 고려하면 손 감독 방식은 다소 '올드 스쿨' 같기도 하지만 그의 설명을 듣고 나면 고개가 끄덕여진다. 

손 감독은 "애가 습관적으로 뭘 좀 잘못해서 고쳐야 할 부분이 있는데 친구끼리 그게 돼요? 아니 못 고쳐. 친구가 지적은 할 수 있어도 안 되는 건 안 된다고 끝끝내 말해줄 수 있는 건 부모뿐이라고요"라며 부모는 자식에 다소 엄격할 필요가 있음을, 그런 자격을 갖추기 위해선 부모가 자식에게 먼저 모범이 될 필요가 있음을 강조했다.



손 감독은 손흥민이 짜증 한 번 낸 적이 없다면서 "자기 꿈이 여기 있는데 무슨 짜증을 왜 내겠어요. 제가 무서워서 순순히 따랐는지도요(웃음). 집중력이 떨어지거나 하면요, 저 아주 매섭게 혼냈거든요. 흥민이 장점이요? 음, 매사에 비교적 인정을 잘한다? 네 인정은 좀 잘해요"라고도 했다.

손 감독의 다소 엄격한 교육관이 손흥민이라는 재능과 묘하게 어우러지면서 지금의 '월클(손 감독은 아직 인정하지 않지만)' 손흥민이 만들어졌다.

손흥민이 남부럽지 않은 축구 선수가 됐지만, 한편으론 매사를 부정하지 않고 인정하는 습관이 30살 넘은 지금까지도 발전하는 원동력인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축구 기술 이상의 '좋은 사람' 강조가 손 감독과 손흥민을 관통하는 코드가 되는 것이다. 사실 손 감독의 '월클'론을 대입하면 대다수의 사람들이 지금의 아들 손흥민에 대해 '월클'이라고 말할 것 같다. 


사진=연합뉴스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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