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신병교육대니? 러닝 훈련 그만!'…'부상 병동' 맨유 선수들, 텐 하흐에 등 돌렸다→감독 교체 가시화

(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이끄는 에릭 텐 하흐 감독이 강도 높은 훈련으로 인해 선수들의 불만을 사며 입지가 더 위태로워졌다.

영국 매체 '맨체스터 이브닝 뉴스'는 지난 4일(한국시간) "일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선수들은 에릭 텐 하흐의 강도 높은 경기 훈련과 훈련으로 인해 부상자가 늘어났다고 우려하고 있다"라고 보도했다.

맨유는 4일 영국 맨체스터에 위치한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맨체스터 시티와의 2023-24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27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선제골을 터트렸으나 이후 3골을 허용해 1-3으로 완패했다.

프리미어리그를 대표하는 강팀인 맨유와 맨시티 간의 맞대결은 전세계에서도 큰 관심을 갖고 있는 라이벌 매치이다, 특히 이번 맨시티전은 텐 하흐 감독 맨유 부임 후 통산 100번째 경기였기에 많은 맨유 팬들은 승리를 기대했다.



지난해 10월 홈에서 열린 시즌 첫 맨체스터 더비에서 0-3으로 완패했던 맨유는 원정 경기에서 좋은 출발을 보이며 기대감을 높였다. 전반 8분 만에 마커스 래시퍼드가 선제골을 터트리면서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선제골을 터트린 후 맨유는 전반전을 1-0으로 마치는데 성공했지만 이후 득점 기회를 살리지 못하고 경기 주도권을 계속 맨시티한테 내주면서 결국 필 포든한테 동점골과 역전골을 연달아 내줬고, 후반 추가시간 엘링 홀란한테 쐐기골을 내주며 역전패를 당했다.

경기가 1-3 맨유의 완패로 끝나면서 이번 시즌 두 번의 맨체스터 더비 모두 패배로 기록됐다. 이날 패배로 리그 6위 맨유는 승점 44(14승2무11패)를 유지해 5위 토트넘 홋스퍼(승점 50)와의 승점 차를 좁히는데 실패했다.

경기가 끝난 후 많은 이들이 맨유 통산 100번째 경기를 치른 텐 하흐 감독한테 비난을 쏟아냈다. 축구통계매체 '풋몹'에 따르면, 이날 맨시티는 공 점유율을 73%나 가져가며 경기를 주도했다. 슈팅 숫자도 맨시티가 27회를 기록할 동안 맨유는 슈팅을 겨우 3번만 시도하며 맨시티한테 일방적으로 밀리는 경기 내용을 보였다.



영국 매체 '텔레그래프' 소속 제임스 버트 기자는 SNS을 통해 "맨유는 컵대회에서 빅클럽을 만나 앞서고 있다는 것에 놀라 이를 지키려고 하는 리그1(3부)팀처럼 플레이했다"라며 "맨유와 맨체스터 시티 간의 격차는 매우 크다"라고 주장했다.

100번째 경기에서 참사를 당하면서 입지가 흔들리고 있는 가운데 일부 선수들이 훈련과 경기 운영 방식에 불만을 가지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텐 하흐 감독 경질 가능성을 높였다.

'맨체스터 이브닝 뉴스'는 "올시즌 맨유 선수들이 결장하게 된 부상과 질병 건수는 47건에 달한다"라며 "이번 시즌 현재까지 부상으로 인한 결장을 면한 필드 플레이어는 디오구 달로트, 브루노 페르난데스, 알레한드로 가르나초 단 3명뿐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맨유는 지난 시즌 모든 대회에서 총 62경기를 치렀는데, 선수들은 텐 하흐의 훈련 강도가 너무 과하다고 느꼈다"라고 덧붙였다.



영국 '데일리 메일'도 "자료에 따르면 맨유는 올시즌 부상자 총 28명이었는데, 이는 뉴캐슬 유나이티드(29명)에 이어 프리미어리그에서 두 번째로 많은 부상자가 발생했다"라고 전했다.

또 "이번 시즌 맨유 부상자들이 결장한 일수가 총 979일이었는데, 이는 프리미어리그에서 6번째로 많은 손실이다"라며 맨유 선수단의 부상 빈도가 예사롭지 않다고 주장했다.

지난 시즌 선임된 텐 하흐 감독 밑에서 맨유는 성공적인 한 해를 보냈다. 카라바오컵을 우승하며 6년 만에 트로피를 들어 올렸고, 프리미어리그에서도 3위를 차지해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무대에 진출했다.

그러나 2년 차인 2023-24시즌에 텐 하흐 감독은 위기에 몰렸다.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에서 4위를 차지해 대회를 조기에 탈락했고, 리그에선 6위에 위치해 있을 뿐만 아니라 현재 맨유 역대 프리미어리그 단일 시즌 최다패 신기록을 세우기 일보 직전이다.



시즌 종료까지 11경기가 남은 가운데 맨시티전 패배를 포함해 맨유는 올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11패를 기록했다. 1992년 프리미어리그 출범 후 맨유의 단일 시즌 리그 최다패는 12패(2013-14, 2021-22시즌)이다.

만약 남은 11경기에서 2패 이상 한다면 텐 하흐 감독은 맨유의 불명예스러운 역사를 새로 쓰게 된다. 잔여 경기 상대 중엔 리버풀, 첼시, 아스널, 뉴캐슬 유나이티드 등이 포함돼 있어 많은 이들이 기록 갱신은 시간 문제라고 여겼다.

성적 부진과 더불어 가혹한 방식으로 선수들을 대해 선수들의 불만을 누적시켰다. 텐 하흐 감독은 평소 선수들한테 러닝 훈련을 많이 시키는데, 이에 대해 글로벌 스포츠 매체 ESPN은 "훈련에서 지속적인 러닝이 수개월 간 선수들에게 어려움을 줬다. 몇몇 선수들은 이런 방식의 훈련 세션을 신병교육대 같다고 평가했다"라고 밝혔다.

또 지난달 25일 리그 26라운드 풀럼과의 홈경기에서 1-2로 패한 후 지친 선수들이 휴가를 요청했지만 직원들이 이를 거절해 휴식을 취하지 못했다.



선수들의 불만도 차곡차곡 쌓이면서 반등이 없다면 올시즌을 끝으로 텐 하흐 감독이 맨유 지휘봉을 내려 놓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텐 하흐 감독은 맨유와 2025년 6월까지 계약돼 있으나 최근 맨유 공동 구단주로 부임한 짐 랫클리프 이네오스 그룹 회장은 2024-25시즌을 다른 지도자와 함께 시작하길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랫클리프 구단주가 가장 원하는 후임은 현재 휴식을 취하는 중인 세계적인 명장 지네딘 지단이다.

한편, 데일리 메일 소속 크리스 휠러 기자에 따르면 올시즌 FA컵에서 우승할 경우, 랫클리프 구단주가 텐 하흐 감독의 유임을 고려할 수 있다고 전했다. 다만 맨유는 올시즌 FA컵 8강에서 카라바오컵 챔피언이자 현 프리미어리그 선두인 최대 라이벌 리버풀을 만나면서 준결승 진출 가능성에 물음표가 붙었다.


사진=연합뉴스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