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08 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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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1년까지 동행' 한화와 류현진, 왜 8년 '초장기 계약' 선택했나

기사입력 2024.02.22 12:37 / 기사수정 2024.02.22 12:41



(엑스포츠뉴스 조은혜 기자)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이 한화 이글스 유니폼을 입고 KBO리그에 복귀한다.

한화 이글스는 22일 류현진과 8년 총액 170억원(옵트아웃 포함·세부 옵트아웃 내용 양측 합의 하에 비공개)에 계약했다. KBO리그 역대 최대 규모의 계약이다. 더불어, 한화 이글스와 류현진재단은 MOU를 체결, 유소년 야구 발전 등 사회공헌활동을 공동 진행해 나가기로 했다.

지난 시즌을 마친 후 메이저리그에서 FA 자격을 얻은 류현진은 메이저리그 잔류와 국내 복귀를 고민하다 마침내 결정을 내렸다. 2012년 이후 12년만의 한화이글스 복귀다.

류현진은 계약 후 "KBO리그 최고 대우로 돌아올 수 있게 해준 구단에 감사드린다"라며 "한화 이글스는 지금의 내가 있게 해준 고마운 구단이다. 메이저리그 진출 때부터 꼭 한화 이글스로 돌아와 보답하겠다고 생각했고, 미국에서도 매년 한화를 지켜보며 언젠가 합류할 그 날을 꿈꿨다. 그리고 지금 그 약속을 지키게 돼 기쁘다"라고 말했다.

이어 "전력보강과 젊은 선수들의 성장으로 우리 팀도 충분히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는 전력을 갖췄다고 생각한다"며 "팬 여러분께 올 시즌에는 최대한 길게 야구를 보여드릴 수 있도록 동료들과 함께 열심히 뛰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8년이라는 초장기 계약. 한화 이글스와 류현진의 '쌍방향' 믿음과 애정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한화는 류현진의 8년 계약에 'KBO 새 역사'라는 상징성을 담았다고 했다.

계약에 따라 류현진은 만 37세로 올 시즌을 시작해 만 44세(2031년)까지 한화이글스 선수로 출전하게 된다. 만약 류현진이 계약기간을 모두 채우게 되면 한화이글스 송진우가 기록한 최고령 경기 출장 기록인 43세 7개월 7일을 넘어 한국 프로야구의 새로운 기록을 갖게 된다.

류현진은 "나를 믿고 좋은 대우를 해 주신 만큼 다시 한화 이글스의 일원으로 활약해 새로운 기록과 역사를 만들어 나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며 "특히 항상 응원과 기대를 해주신 팬 여러분들께 보답한다는 마음으로 팀에 좋은 영향력을 미칠 수 있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한화이글스 박찬혁 대표이사를 필두로 손혁 단장, 손차훈 전력강화 코디네이터, 최홍성 전략팀장 등 프런트의 전사적인 협업이 빛을 발하면서 이번 계약이 성사될 수 있었다. 

특히 손혁 단장은 지난해부터 선수와 지속적인 만남을 가지며 국내 복귀를 설득해왔다. 1월 중순부터는 박찬혁 대표이사가 본격 협상 모드로 전환할 시점이라 판단을 내리고 류현진 복귀 프로젝트를 가동해 구체적인 협상을 주도했다.

이처럼 한화 이글스는 류현진의 미국 현지 계약 상황을 지켜보며 물 밑에서 기민하게 움직였다. 복귀 여부는 전적으로 류현진의 결정에 달려 있었지만, 상황만 가능하다면 언제라도 류현진을 영입할 수 있도록 준비를 해왔다.

구단의 노력에 류현진 역시 감사의 뜻을 밝혔다. 류현진은 "나를 믿고 인정해 주신 구단주, 한화그룹 임직원 여러분, 한화이글스 박찬혁 대표이사를 비롯한 구단 임직원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미국 내 FA 계약 시장이 전반적으로 미뤄지는 등 여러 사정으로 인해 리그 복귀 소식을 조금 늦게 전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한화로의 복귀 시기를 두고 결국 제가 기량이 충분히 있다고 판단될 때, 조금이라도 빨리 합류하는 게 맞다는 결론을 내리게 됐다. 지금은 다시 돌아오게 돼 진심으로 기쁘고 설레는 마음이다”라고 말했다.

이번 계약에 따라 류현진은 오는 23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로 합류할 예정이다.



류현진은 2006년 KBO리그 한화 이글스에서 데뷔한 이후 2012년까지 한국 무대 통산 190경기 98승52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2.80의 성적을 남겼다. 데뷔 시즌인 2006년 30경기 18승6패 평균자책점 2.23 1세이브를 기록, 다승왕과 평균자책점, 탈삼진왕 타이틀을 따내며 괴물의 등장을 알렸다. 역대 KBO리그에서 신인왕과 정규리그 MVP를 석권한 유일무이한 주인공이다.

그리고 2012시즌 종료 후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한화 이글스에서 LA 다저스로 이적했다. KBO리그에서 마이너리그를 거치지 않고 빅리그에 직행한 최초의 인물이 되면서 메이저리그 진출에 성공했다. 이후 2019시즌 종료 후 커리어 첫 FA 권리를 행사, 토론토 블루제이스로 이적했고 지난해까지 빅리그 10시즌 통산 186경기 1055⅓이닝을 소화해 78승48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3.27을 기록했다.

빅리그 무대를 처음 밟은 2013시즌 30경기 14승8패 평균자책점 3.00으로 다저스 선발 로테이션의 핵심이 된 류현진은 빅리그 2년차였던 2014시즌에도 26경기 14승7패 평균자책점 3.38로 메이저리그 정상급 선발투수의 피칭을 선보였다.



2015시즌을 앞두고 어깨 부상을 당하면서 커리어 최대 위기를 맞기도 했지만, 2017시즌 25경기 5승9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3.77로 성공적으로 부활의 날개를 펼쳤다. 이어 2018시즌 15경기 7승3패 평균자책점 1.97로 활약했다.

그리고 2019시즌 29경기 14승5패 평균자책점 2.32로 메이저리그 전체 평균자책점 1위에 오르는 등 성공 신화를 썼다. 내셔널리그 올스타 선정까지 모든 게 완벽했던 류현진의 최전성기였다.

2019시즌 종료 후 커리어 첫 FA 권리를 행사, 토론토 블루제이스로 이적한 류현진은 2020시즌 12경기 5승2패 평균자책점 2.69로 에이스 칭호에 걸맞은 활약을 펼쳤다. 코로나19 팬데믹 속에 단축 시즌으로 치러지기는 했지만 류현진은 1선발로 제 몫을 톡톡히 해냈다.

2021시즌에는 31경기 14승10패 평균자책점 4.37를 기록했고, 2022시즌에는 팔꿈치 부상으로 다시 수술대에 오르면서 또 한 번 위기를 맞으나 고된 재활 과정을 이겨내고 다시 마운드에 올라 올해 11경기 3승3패 평균자책점 3.46의 준수한 성적을 남겼다.



류현진의 합류가 임박하자 최원호 감독은 "올해 우리 팀이 포스트시즌을 목표로 준비를 했는데, 류현진 선수가 오면서 코칭스태프를 포함한 선수단, 프런트, 그리고 한화 팬분들까지 정말 가을야구를 할 수 있겠다는 기대감이 올라간 상태로 시즌을 출발하게 됐다. 그런 (포스트시즌 진출에 대한) 바람이 조금 더 현실화 될 확률이 높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기대했다.

KBO리그에서 7시즌, 빅리그에서 10시즌을 소화한 류현진은 올해로 만 37세가 된다. 투수로서는 적지 않은 나이. 2022년 6월에는 두 번째 팔꿈치 수술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최원호 감독은 류현진의 여전한 기량을 확신했다.  

최 감독은 "타자를 상대하는 요령을 아는 선수다. 구속이나 구위가 조금 떨어진다 하더라도 예전 구대성, 송진우, 정민철 같이 타자를 상대하는 요령이 워낙 뛰어난 선수라 아프지만 않는다면 잘할 거라고 생각한다"고 얘기했다.



메이저리그에서 16시즌을 뛰고 온 추신수도 류현진의 컴백을 반겼다. 추신수는 21일 구단을 통해 "현진이의 한국 복귀 결심을 환영한다. 먼저 MLB에서 오랜 시간 활약한 점에 대해 고생 많았다고 말해주고 싶다. 타지에서 생활하며 다른 문화권에서 활동한다는 것이 쉽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좋은 성적을 보여주며 활약한 현진이가 대단하다"고 격려했다.

류현진이 다시 한국 마운드에 서게 되면서, 한국에서의 전 메이저리거 류현진과 추신수의 투타 맞대결도 이미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추신수 역시 "나 또한 현진이와의 경기가 기대된다. 훌륭한 실력과 수준 높은 리그의 야구를 경험한 점을 생각하면, KBO의 흥행으로 이어지고 수준 또한 올라갈 것으로 생각한다"고 기대했다.

올 시즌 SSG 주장을 맡기도 하며 후배들을 이끌고 있는 추신수는 류현진 역시 행동 하나하나가 후배들에게 귀감이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비단 한화에서 뿐만 아니라, 한국 야구 전체를 봤다. 추신수는 "현진이는 함께 야구하는 선수들에게 귀감이 될 수 있기에, 미국에서 보고 듣고 느낀 점을 한국에 있는 후배들에게 많이 알려줬으면 좋겠다"며 "한국 야구의 발전을 위해 함께 힘써줬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사진=한화 이글스, 연합뉴스, 엑스포츠뉴스DB

조은혜 기자 eunhw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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