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05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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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의심마저...'첫 코믹' 임시완, 이토록 살벌해도 되나요? [이게 '소년시대'여①]

기사입력 2023.12.23 14:50



(엑스포츠뉴스 조혜진 기자) "나가 아산백호여~"

한 템포 느린 호흡, 묘한 중독성을 유발하는 말투로 시청자들에게 구수한 사투리까지 전염시킨 쿠팡플레이 압도적 인기작, '소년시대'가 막을 내렸다.

1989년 충청남도를 배경으로 한 작품은 그저 '안 맞고' 사는 게 목표인 온양 찌질이 장병태(임시완 분)를 중심으로 부여농고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장병태가 하루아침에 부여 짱으로 둔갑하면서 천하를 누린 시간들, 진짜 아산 백호의 등장으로 밑바닥의 끝까지 추락한 뒤의 이야기, 그리고 각성한 주인공이 선사하는 통쾌한 사이다 결말까지. 흥미진진한 스토리가 빠르게 전개됐고, 코믹하고 말맛나는 대사들과 개성 넘치는 인물들이 조화를 이루며 몰입도를 높였다.

특히 최종회에는 장병태와 같이 농고 패거리들에게 '이유 없이' 맞고 다니던 친구들이 힘을 합친 '육룡이 나르샤' 작전까지 담기면서, 단순 복수를 넘어선 의미를 담았다. 엔딩엔 주조연 배우들과 스태프들을 소개하는 손글씨가 담긴 크레딧이 올라가며 작품을 만든 이들의 진심도 엿보게 해 뭉클함까지 안겼다.

이처럼 '소년시대'를 구성하는 많은 것들이 호평을 받았지만 단연 압도적이었던 건 마치 실제 그 시절 부여에서 생긴 일을 보는 것만 같은 느낌이 들게 한 배우들의 연기였다.



그간 많은 작품을 통해 탄탄한 연기력을 입증한 임시완은 주인공 장병태의 '찌질함'을 온몸으로 표현했다. 목소리부터 말투와 사소한 표정과 몸짓, 행동까지. 심지어는 '얼굴을 갈아 끼웠다'는 표현까지 나올 정도로 임시완은 장병태 그 자체로 변했다. 작품에는 때로는 바보 같을 정도로 순박하고, 답답하고, 한껏 쪼그라들며 망가지기까지 하는 다채롭게 찌질한 임시완 모습이 담겼고, 이명우 감독은 인터뷰에서 임시완의 은퇴를 걱정할 정도였다. 

찌질한 연기'도' 잘 해낸 임시완은 장병태가 느끼는 감정들에 따라 달라지는 모습들을 한 인간 장병태의 여러 순간들로 만들어냈다. 댄스교습소를 운영하는 아버지의 끼를 고스란히 물려받아, 선화 앞 능청스러운 문워크부터 처절한 박남정의 'ㄱㄴ(기역니은) 댄스'까지 완벽 소화, 아이돌 출신 경력을 살린 유연함을 뽐냈다. 또한 짠내 나는 이별에 오열하고, 잘못된 힘을 쓰는 이에게 분노하는 감정 연기도 탁월했다. 각성 후 복수의 과정까지도 갑자기 비장해지는 게 아닌, 특유의 능청스러움을 잃지 않아 자연스럽게 연결됐다. 첫 코믹 연기 도전에도 살벌한 연기를 보여주며 또 한 번의 감탄을 끌어냈다.



'정의로운 일진'이라는 게 존재할 수 있을까? 그 의문에 대한 답은 이선빈이 연기한 박지영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동네 불량배들을 조용히 처단하고 다니는 '부여 흑거미' 박지영을 연기한 이선빈은 극이 후반부로 갈수록 존재감이 빛을 발한다.

이선빈은 트레이닝복만 입어도 머리부터 발끝까지 '멋'이 사는 박지영만의 복고 스타일을 기가 막히게 소화, 외적으로도 성공적인 변신을 해냈다. 또한 충남 천안 출신으로, 고향 사투리를 맛깔나게 구사하고 차진 욕은 더 맛있게 뱉어주며 재미를 살렸다. 또한 병태의 말에 혼자 설레다 환상이 깨지며 '급'정색하는 모습으로 웃음도, 흑거미다운 화려한 액션도, 정의로운 박지영의 면모를 알 수 있는 여러 명언들로 '멋짐'도, 임시완과의 티키타카 케미까지 챙겼다. 이선빈은 박지영 캐릭터의 매력을 배가시키는 것은 물론, '배우 이선빈'의 새로운 모습들도 확인케 했다.




'소년시대'를 통해 새로운 배우들도 발견됐다. 그간 '하이바이, 마마', '종이달' 등의 다채로운 작품에서 활약했던 이시우는 이번 '소년시대'를 만나 대중에게 단단히 눈도장을 찍었다. 전설의 싸움꾼, '진짜 아산백호' 정경태 역을 맡은 이시우는 기억을 찾아가며 극에 아슬아슬하고 쫄깃한 긴장감을 불어넣었고, 어떤 상황에도 주먹이 먼저 나가는 횡포로 시청자들의 분노와 욕도 절로 소환했다. 또 그는 경태의 서늘하고 날카로운 눈빛, 선화를 향한 직진 플러팅도 자연스럽게 소화하며 캐릭터가 갖고 있는 매력도 살렸다.

아이즈원 출신에서 배우로 전향한 강혜원은 '소년시대'로 가능성을 입증했다. '부여 소피 마르소' 강선화 역을 맡은 강혜원은 청순한 외모 뒤에 반전의 싸늘함을 감춘 선화의 이중적인 면모를 제대로 표현했다. 병태의 앞에서 수줍어하다가도 정체를 알고 돌변해 아무렇지 않게 욕을 내뱉고, 자신이 감춘 비밀을 숨기기 위해 '힘'에 더욱 집착하는. 병태의 몰락과 함께 어느 순간 얄미워지는 선화 캐릭터를 제대로 그려냈다.

'소년시대'는 임시완과 이선빈을 제외하면 대부분 신예 배우들로 구성됐다. 그럼에도 주연들을 비롯해 조연들까지 모두 연기 구멍 없이 탄탄했고, 때문에 캐릭터들이 지닌 강한 개성이 고스란히 그 인물 자체로만 보이는 효과도 자아냈다.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해 눈물과 웃음을 모두 책임진 병태 절친 조호석 역의 이상진, 부여농고 패거리 양철홍 역의 김정진, '쟈니윤' 윤영호 역의 김윤배 등 모두의 열연 속에 그 시절, 실제 있었을 것만 같은 청춘들의 이야기가 완성됐다.

사진=쿠팡플레이

조혜진 기자 jinhyej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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