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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스만 "4년 전 중국 감독 후보? 제안 없었다…지금 한국 이끌어 행복" [현장인터뷰]

기사입력 2023.11.20 17:44 / 기사수정 2023.11.20 21:11

이현석 기자


(엑스포츠뉴스 선전, 이현석 기자)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을 이끄는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과거 중국 대표팀 사령탑 후보로 올랐던 사실에 대해서는 "제안이 없었다"며 단박에 일축한 뒤 한국 대표팀을 이끄는 것에 대한 기쁨을 숨기지 않았다.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오는 21일(한국시간) 오후 9시 중국 선전 유니버시아드 스포츠센터에서 열리는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중국과의 C조 2차전 원정 경기를 앞두고 있다. 

클린스만호는 지난 16일 싱가포르와의 1차전 홈 경기에서 조규성과 황희찬, 이강인, 손흥민, 황의조 등 공격 자원들 5명이 고루 한 골씩 넣으며 5-0 쾌승을 달성했다. 싱가포르전 승리로 한국은 중국을 득실에서 제치며 조 1위로 올라섰다.

한국은 지난 9월 영국에서 열린 웨일스전을 시작으로 A매치 5경기 무실점을 질주하고 있다. 또 앞서 6월에 열린 엘살바도르전까지 합치면 A매치 6경기 무패(4승 2무)다.

반면 홈팀 중국도 같은 날 태국 원정에서 승전고를 울렸다. 중국은 태국 방콕 라자망갈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C조 1차전에서 태국을 2-1로 꺾었다.

전반 23분 사라흐 유엔에게 먼저 실점한 중국은 6분 후 우레이의 골로 동점을 이뤘고, 후반 29분에는 왕상위안의 득점까지 터지며 역전극을 썼다.

클린스만호는 C조에서 가장 어려움이 예상되는 중국 원정에서도 승리하겠다는 각오가 강하다.

한국은 가장 최근 열린 중국 원정에서 쓴 맛을 본 적이 있다. 2017년 3월 중국 창사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에서 상대 공격수 위다바오의 헤더에 결승포를 내줘 0-1로 졌던 기억이 있다. 경기가 열린 도시였던 중국 창사를 차용해 '창사 참사'란 말까지 나올 정도였다.

당시 패배는 앞서 이란전 패배와 함께 한국이 월드컵에 나서지 못할 수도 있다는 위기감을 불러일으켰다. 결국 슈틸리케 감독이 경질되고, 신태용 감독이 부임한 뒤 분위기를 가까스로 끌어올려 조 2위 자리를 유지했다. 러시아 월드컵에 나설 수 있었다. 하지만 6년 전 중국 원정 패배는 한국 축구와 팬들에게 큰 치욕으로 남을 수밖에 없었다. 

물론 이후 4번의 맞대결에서 한국은 단 한 차례도 패하지 않았다. 동아시아축구연맹컵과 아시안컵 조별리그 등 총 4경기를 만나 3승 1무로 확실히 앞선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에서도 한국은 24위, 중국은 79위로 전력 차가 현격하다. 그럼에도 4경기 모두 중국에서 열린 경기는 아니어서 이번 경기를 또 다른 양상으로 펼쳐질 수도 있다. 또 3차례 치른 동아시아축구연맹컵은 한국과 중국 모두 한중일 3개국 리그에서 활동하는 선수 위주들로 대표팀이 구성되다 보니 정예 멤버도 아니었다.



클린스만 감독은 전에 도착한 직후 인터뷰에서 중국전 승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월드컵 2차 예선도 2차 예선이지만, 우리가 올 한 해를 잘 마무리해야 다가올 (내년 1월)아시안컵에서도 좋은 흐름을 잘 유지할 수 있다"며 "어쨌든 여러 가지 이유로 내일모레 있을 중국전 승리가 간절하다는 말을 하고 싶다"라며 승리 의지를 불태웠다. 

다만 의지와는 별개로 신경 쓸 부분도 적지 않은 것이 중국 원정이다. 상대적으로 거친 축구를 구사하는 중국의 특성상 주축 선수들의 부상 문제를 고려해야 하며, 중국의 밀집 수비를 이른 시점에 뚫어내지 못한다면 생각보다 고전할 확률도 낮지 않다. 

하지만 클린스만 감독은 다시 한 번 상대의 거친 축구에 관계 없이 태극전사들의 플레이가 제대로 발휘되면 이길 수 있다는 믿음을 드러냈다. 그는 20일 선전 유니버시아드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중국전 사전 기자회견에 참석해 "어려운 경기가 되겠지만, 준비를 잘하는 게 일단은 중요할 것 같다"라며 중국전 심기일전하는 마음가짐을 드러냈다.

또 2006 독일 월드컵 앞두고 개최국 자격으로 전세계 친선경기하던 때를 돌아보며 "18년 전에도 독일을 이끌고 중국과의 경기에서 1-0 승리를 거뒀다. 얼마만큼 내일 경기가 어려울지에 대한 점을 보여주는 것 같다. 그만큼 내일 어려운 경기가 될 것이고, 중국을 존중하면서 내일 경기를 준비하게 될 것이다"며 긴장감을 잃지 않고 싸우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한편 클린스만 감독은 지난 2019년 마르첼로 리피 감독이 중국 대표팀에 재선임될 때 함께 감독 후보였다는 중국 취재진 질문엔 "중국축구협회 제안이나 제의가 없었다"며 "중국에 와서 대한민국 대표팀을 이끌고 있다는 것에 상당한 의미가 있다. 많은 능력을 갖춘 선수들과 함께 해서 행복하다"는 답변으로 아시아 맹주인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에 대한 자부심을 전했다.

이날 경기 앞두고 태극전사들은 전날 선전 공항에 도착했는데 원정팀임에도 불구하고 적지 않은 중국 관중들이 토트넘이나 PSG 유니폼을 들고 나와 손흥민, 이강인을 연호하는 등 환영 분위기가 컸다. 클린스만 감독은 "이번 중국전 4만석이 1시간 만에 전석 매진됐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그 만큼 잘 준비해서 승리를 각오로 임하겠다는 메시지를 던졌다.

다음은 클린스만 감독과의 일문일답.



-한국은 잘 준비가 되고 있는지 궁금하다. 

경기에 앞서서 기대하고 있다. 잘 준비하고 있다고 말하고 싶다. 중국과의 경기를 상당히 기대하고 있다. 어떤 경기든 쉬운 경기는 없다. 다만 쉬운 경기가 없더라도 잘 준비하고 있는 만큼 좋은 경기 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중국 와서 큰 문제도 없기에 우리가 준비한 대로 경기장에서 잘 보여주면 될 것 같다. 

-역대 한국 팀 중 가장 좋은 선수들로 구성했다고 생각이 든다. 어떤 준비를 했고, 어떤 부분을 증명하고 싶은가. 

일단은 지난 카타르 월드컵 당시 한국의 경기를 모두 봤다. 아르센 벵거 기술 위원과 함께 일을 하며 한국 경기를 지켜봤는데 당시 일을 같이 했던 차두리 코치에게도 '너무 좋은 팀이다. 많은 것을 갖췄고, 선수들의 능력이 좋다'라고 얘기를 했다. 

이후 대한축구협회 정몽규 회장을 만나서 '이 팀을 이끌게 된다면 영광스러울 것 같다. 아시안컵과 북중미 월드컵까지 이 팀과 함께할 수 있다면 영광스러운 것 같다'라고 말했다. 너무 많은 능력을 갖고 있는 팀이고 선수들의 자질은 의심하지 않는다.

중국과의 경기는 상당히 어려운 경기가 될 것이다. 중국을 존중할 것이고, 상대 감독이 어떤 전술을 가지고 나오든 존중할 것이다. 중국 팬들도 존중할 거다. 하지만 우리는 좋은 경기를 펼치기 위해 왔다. 월드컵까지 가는 긴 여정에서 좋은 결과를 내야하고, 본선에도 진출해야 하며, 아시안컵도 마찬가지다.

우리팀 보면 충분히 우승을 할 수 있는 선수들이라고 생각한다. 이 선수들을 의심하지 않으며, 우리 목표는 명확하게 우승이라고 말할 수 있는 팀이라고 생각한다. 2차 예선 뿐만 아니라, 아시안컵까지 좋은 성적을 거두고 명확하게 목표를 잘 설정해서 대회를 치르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



-18년 전에 독일 대표팀을 이끌며 중국을 상대했다. 당시와 지금 중국 대표팀이 어떻게 다른가.

일단 18년 전에도 독일을 이끌고 중국과의 경기에서 1-0 승리를 거뒀다. 얼마만큼 내일 경기가 어려울지에 대한 점을 보여주는 것 같다. 그만큼 내일 어려운 경기가 될 것이고, 중국을 존중하면서 내일 경기를 준비하게 될 것이다.

-2019년 당시 리피 감독을 중국이 선임할 때 함께 후보로 오른 지도자 중 한 명이었다. 중국은 당시 리피 감독을 택했고, 5년이 흘렀는데, 만약 중국 대표팀을 감독님이 이끌었다면 어떤 모습을 보였을 것 같은가.

5년 전 분데스리가 앰버서더로 당시 김민재가 있던 베이징 궈안에 방문한 적이 있다. 그 당시 중국축구협회에서 제안이나 제의는 없었다.

리피 감독은 친한 친구이기도 하며, 가까운 동료이기에 예전 얘기를 하는 것보다는 일단은 중국에 와서 대한민국 대표팀을 이끌고 있다는 것에 상당한 의미가 있다. 많은 능력을 갖춘 선수들과 함께 해서 행복하다. AFC(아사아축구연맹) 관계자와 대화를 나눴는데 1시간 만에 전석 매진됐다는 얘기를 들었다. 그만큼 현지에 계신 분들도 마찬가지고, 내일 경기를 기대하고 있는 부분을 보여주는 것 같다. 어려운 경기가 되겠지만, 준비를 잘 하는 게 일단은 중요할 것 같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연합뉴스

이현석 기자 digh1229@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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