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4-13 1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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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리 돋보기] 노래하는 시인 허회경, 세상 모든 '김철수씨' 웃고 울리다 (엑:스피디아)

기사입력 2023.12.03 12:30



[플리 돋보기]는 하루 24시간 20시간 노래를 들을 정도로 음악을 사랑하는 필자의 플레이리스트를 아주 '탈탈' 털어보는 코너입니다. 음원사이트 TOP100을 벗어나 새로운 음악을 찾고 싶을 때, 어쩌면 이 코너는 좋은 해결책이 되어줄지도 모릅니다. 나만 알고 싶은, 그러나 나만 알기는 '아까운' 음악들을 과감히 공유해 봅니다. <편집자주>


(엑스포츠뉴스 장인영 기자) '플리 돋보기'의 첫 번째 주인공은 싱어송라이터 허회경이다. 허회경은 그야말로 노래하는 시인이다. 물방울을 머금은 청량한 목소리와 진솔한 메시지로 인디 신에서 마니아층을 두껍게 형성하고 있다. 바쁘디 바쁜 현대사회를 살아가고 있는 이들에게 허회경의 노래가 한 잔의 여유로운 커피가 되길 바란다. 

■ 허회경은 누구?

허회경은 1998년생 만 24세의 싱어송라이터다.

지난 2021년 싱글 앨범 '아무것도 없어'로 가요계에 정식 데뷔했다. 청아하면서도 어딘가 처연한 음색으로 많은 이들에게 깊은 울림을 선사했다. 어릴 때부터 음악을 좋아하던 그는 실용음악과 재학 중에 발표한 곡이 눈에 띄어 소속사 문화인에 합류하게 됐고, 현재까지 매력적인 작품으로 인디 신에서 사랑받고 있다.  

앞서 가수 헤이즈, 그룹 투모로우바이투게더 범규, 피원하모니 태양·테오를 비롯해 배우 김소현과 오정세 등 다양한 셀럽들이 허회경의 노래를 추천곡으로 뽑아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 추천곡 #1 

가장 먼저 추천하고 싶은 곡은 '그렇게 살아가는 것'. 맨 처음 이 곡의 앨범 재킷을 보고 자석처럼 끌려가듯 재생 버튼을 눌렀다. 가만히 앉아 장난감 안경을 건네는 할아버지와 그런 할아버지를 마주하고 있는 아이의 모습이 담겼다. 필름 사진을 연상케 하는 그의 앨범 재킷들은 허회경의 노래의 감성과 보는 재미를 더한다.  

허회경은 이 곡에 대해 "우리 삶에 녹아들어 있는, 그렇지만 그저 그렇게 지나가는 순간들을 덜어내어 의미를 부여하는 일은 언제나 깊이 생각해야 하는 일이다. 우리는 언제나 지나고 나서야 가치를 깨닫는다"라며 이같이 소개했다. 

인간은 모순적이다. 역설적으로 모순적이라 인간이다. 이 곡은 그런 모순적인 인간상을 일상적인 어투로 담담하게 풀어낸다.

"가시 같은 말을 내뱉고 / 날씨 같은 인생을 탓하고 / 또 사랑 같은 말을 다시 내뱉는 것"

"매일 이렇게 살아가는 게 가끔은 너무 서러워 나 / 익숙한 듯이 살아가는 게 가끔은 무서워 나" 등 복잡미묘하면서도 스스로 부정하고 싶은 인간의 특성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면서도 누구나 공감할 수 있게끔 노래한다.  

이러한 '모순'적인 인간상이 틀린 것이 아니라는 허회경의 목소리는 일종의 위로가 되기도 한다. "우리는 날씨마냥 왔다 갔다 하고 많이 흔들리잖아요." 



■ 추천곡 #2

그다음 지난 7월 발매횐 허회경의 '나와 내 이웃에게'를 추천하고자 한다. 

"아, 그대는 내일의 젊음 잊지 말고 가져가요 / 아, 그대는 오늘의 선택을 미워하진 말구요" 등의 반복되는 후렴구 가사가 인상 깊다. 

"눈 앞의 사랑은 잘 안 보여서 아찔한 어린 마음이 올라와요 / 친절한 마음은 부족해졌고 약해진 눈동자 들키긴 싫어요" 

이 곡의 가사를 보고 있으면 여느 20대 청춘의 인생상이 파노라마처럼 그려진다. 명확한 목표보다 불확실성에 휩싸인 하루를 보내고 있는 이들에게 '오늘'을 잘 이겨냈음에 위로해주는 듯하다.

현재 20대인 허회경이 쓴 가사인 만큼 청춘들의 남모를 고뇌가 고스란히 담겼다. 그 누구보다 치열한 '지금'을 살아가고 있을 젊은 리스너들에게 큰 공감을 줄 것이라 기대한다.  



■ 추천곡 #3

'김철수 씨 이야기'는 허회경의 대표곡으로 부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어쩌면 이 노래로 허회경이라는 아티스트를 접한 음악 팬들도 많을 터다. 

"사실 너도 똑같더라고 내 기쁨은 늘 질투가 되고 슬픔은 항상 약점이 돼"

"비극은 언제나 발 뻗고 잘 때쯤 찾아온단다 / 겁쟁이는 작은 행복마저 두려운 법이라고"

이 곡에 대해 허회경은 "인생은 늘 마음대로 흘러가지 않지만 그 흐름 속에서 사소한 행복을 찾아가는 게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인 것 같습니다"라고 이야기했다.

늘 행복을 좇는 인간이지만 행복은 좀처럼 쉽게 잡히지 않는다. 허회경은 이 곡을 통해 대중들에게 '왜 나만 힘든 거지?'라는 생각을 과감이 떨쳐주고자 하지 않았을까. 역설적으로 '모두가 겪는 일'이라고 인지하는 순간 마음이 한결 편해지기도 하는 것처럼 말이다. 

'김철수'라는 이름을 곡명에 차용한 것도 누구나 똑같은 삶을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한국에서 다소 흔한 이름으로 통하는 '김철수'에 빗댄 듯 했다. 



■ 추천곡 #4

마지막으로 지난해 발매된 허회경의 첫 정규 앨범 '메모리즈(Memoris)'의 더블 타이틀곡 중 하나인 '오 사랑아'를 추천하고 싶다. 

'허회경의 사랑 이야기는 어떨까?' 문득 그런 궁금증에 재생 버튼을 눌렀고 곧바로 빠져들고 말았다.

감히 정의를 내리자면 허회경의 노래들은 오버하지 않는다. 뭐든 과장해서 표현하지 않는 것. 담백한 허회경의 목소리로 풀어내고자 하는 메시지는 그 어떤 것보다도 단단하다.  

"오 사랑아, 조금만 더 버텨주오 / 나는 너무나도 쉽게 사랑에 뒤어드는 마음이야 / 나는 너무나도 쉽게 당신을 사랑했던 마음이야"

"왜 당신의 모습은 나를 초라하게 만들어 나를 아프게 하나 / 감히 돌아갈 수 있는 순간을 내가 찾아갈 수 있게 해주오"

애처롭게 울부짖는 여느 사랑 노래와 다르다는 점 또한 이 곡에서 주목해 들어볼만한 포인트다. 덤덤하게 독백하듯 상대방을 잡아보는 화자, 그리고 그 속에 휘몰아치는 복잡한 심경을 허회경만의 내공으로 진솔하게 노래했다.  

사진=허회경 



장인영 기자 inzero62@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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