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03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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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단독] 권순우 이긴 태국 선수 "그의 마음 이해한다…사과에서 진심 느껴"

기사입력 2023.09.26 14:19 / 기사수정 2023.09.26 14:51



(엑스포츠뉴스 중국 항저우, 김지수 기자) 한국 남자 테니스의 간판 권순우의 '악수 거부' 논란의 당사자 태국의 카시디트 삼레즈가 권순우의 진심이 담긴 사과를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당황스러웠지만 같은 선수로서 권순우를 이해한다"고 대인배의 면모를 보여줬다.

카시디트 삼레즈는 26일(한국시간) 중국 저장성 항저우의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 테니스장(Hangzhou Olympic Sports Centre Tennis Centre)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테니스 남자 단식 3회전 우즈베키스탄의 술타노브 크모연과의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0-2(4-6 2-6)으로 졌다. 

세계랭킹 636위의 삼레즈는 전날 열린 단식 2회전에서 세계랭킹 112위 한국의 권순우를 세트 스코어 2-1(6-3 5-7 6-4)로 꺾는 이번 대회 남자 테니스 최대 이변을 일으켰다. 

3회전에서는 우즈베키스탄 술타노브에게 패했지만 경기는 접전이었다. 1세트를 먼저 내준 후 2세트 초반 먼저 2점을 얻어내며 앞서갔지만 승부처 때마다 술타노브에게 포인트를 뺏기면서 남자 단식 3회전을 아쉽게 마감했다.



삼레즈는 3회전 종료 후 엑스포츠뉴스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전날보다 오늘이 더 힘들었다. 몸 컨디션이 단식 2회전 때만큼은 아니라서 경기력이 좋지 않았던 것 같다"며 "이번 항저우 대회가 나의 두 번째 아시안게임 참가다. 아시안게임은 정말 큰 대회고 내게 너무 뜻깊은 곳이다.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전날 2회전 종료 후 있었던 권순우의 라켓 파손 및 악수 거부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자신은 권순우의 진심어린 사과를 받아들였고 충분히 이해한다고 했다.

삼레즈는 "전날 일에 대해서는 한국 선수(권순우)가 오늘 아침에 내게 찾아와 사과했다. 자신의 행동이 잘못됐다고 말하면서 진심으로 사과하겠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또 "그(권순우)의 행동이 당황스럽기는 했지만 나는 (같은 운동선수로서) 그의 기분이 어떨지 알 것 같았다. 짜증이 나는 상황을 이해하고 수긍한다. 나는 괜찮았다"고 강조했다.

삼레즈는 이날 패한 뒤 상대 선수와 악수 및 인사를 하고 심판과도 인사하는 등 테니스 선수로서 할 수 있는 기본적인 예의를 다했다. 이어 엑스포츠뉴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권순우에 대한 속상한 마음 등이 전혀 없다는 점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권순우는 전날 삼레즈에게 1-2로 패한 뒤 남자 단식 탈락이 확정된 뒤 라켓을 코트 바닥에 강하게 내리치며 분을 삭지 못했다. 삼레즈는 권순우와 악수하기 위해 기다렸지만 권순우는 전혀 삼레즈 쪽으로 시선을 돌리지 않았다.



권순우가 6차례가량 라켓을 내리치면서 라켓은 형체를 알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부서졌다. 테니스에서는 경기에서 진 선수가 라켓을 내리치며 화풀이하는 모습을 종종 볼 수는 있지만 바람직한 행동은 아니라는 게 대체적인 의견이다.

여기에 권순우의 '악수 거부'는 더 큰 논란이 됐다. 경기 종료 후 맞붙었던 선수끼리 악수하고 서로를 격려하는 건 테니스의 예절 중 하나다. 개최국 중국 언론도 권순우의 행동을 비판하고 나섰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한 네티즌이 "피아니스트가 손가락을 사랑하고 사진작가가 눈을 사랑하고 군인이 총을 사랑하는 것처럼 선수는 라켓을 사랑해야 한다. 이런 사람(권순우)이 지는 건 당연하다. 테니스를 무시하는 이런 사람은 평생 자격정지 징계를 내려야 한다"고 적었다고 보도했다. 삼레즈가 경기 도중 비매너 플레이를 한 것이 잘못이라는 견해도 있지만 권순우의 경기 뒤 행동은 지나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대한테니스협회는 일단 26일 오전 "권순우가 태국 선수단 훈련장에 찾아가 상대에게 사과하고 경기를 잘하라고 얘기했다고 한다. 상대도 괜찮다고 했고 서로 잘 풀었다고 한다"고 전했다.

한편 권순우는 홍성찬과 조를 이뤄 남자 복식에서 금메달 획득을 노린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도 노메달에 그쳤던 가운데 항저우 대회에서 명예회복을 노리고 있다.



사진=중국 항저우, 엑스포츠뉴스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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