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09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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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운 감독 "OTT 유혹 있었지만…자존심 지켰다" [엑's 인터뷰①]

기사입력 2023.10.01 12:50



(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영화 '거미집'으로 돌아온 김지운 감독이 남다른 감회를 털어놓았다.

김지운 감독은 2018년 개봉한 '인랑' 이후 5년 만에 새 작품으로 돌아왔다.

27일 개봉해 상영 중인 '거미집'은 1970년대, 다 찍은 영화 '거미집'의 결말만 다시 찍으면 걸작이 될 것이라 믿는 김감독(송강호 분)이 검열, 바뀐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는 배우와 제작자 등 미치기 일보 직전의 악조건 속에서 촬영을 밀어붙이며 벌어지는 일들을 그린 영화다.

김지운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배우 송강호와 임수정, 오정세, 전여빈, 정수정, 박정수, 장영남 등 탄탄한 연기력을 자랑하는 배우들이 힘을 보탰다.



지난 5월에는 '거미집'이 제76회 칸 영화제 비경쟁 부문에 초청되며 송강호와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2008) 이후 15년 만에 다시 칸 레드카펫을 밟기도 했다.

개봉을 앞두고 만난 김지운 감독은 "'거미집'이 심리적으로 가장 편하게 찍은 영화"라고 얘기했다.

이어 "다시 한 번 이 작품을 통해서 캐스팅이 정말 중요하다는 것을 느꼈다. 적재적소에 맞는 단어부터 배우까지 캐스팅이 잘 돼 있으니까 제가 많이 할 게 없다 싶었다. 세계관과 방향성만 잘 공유되면 알아서 잘 간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고 담담하게 전했다.



"돌아보자면, 자부심이라기보다는 자존심은 지켰다는 마음이다"라고 말을 이은 김지운 감독은 "영화적 자존심이라고 할 수 있는데, 그게 제가 할 수 있는 자평이다"라고 돌아봤다.

김지운 감독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에 '정말 영화가 사라지는 걸까?'라는 생각이 들더라. 영화라는 것은 사람의 살아가는 모습을 사람의 가장 근접한 형태로 강력하게 묘사하는 매체다. 그런데 이게 덧없이 사라지는 것인가 하는 생각들을 많이 했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영화 '바빌론'처럼 팬데믹 이후에 유독 '영화'에 대한 얘기가 많아졌는데, 내가 했던 근본적인 질문들을 세계의 영화인들도 다 동시에 했겠구나 싶더라. 내가 처음 영화를 사랑하고 꿈을 갖기 시작했을 때, 그 영화에서 어떤 질문들을 했는지를 기억하려 했고 그 즈음에 '거미집'의 연출 제안이 들어와서 같이 매칭을 시켰던 것이다"라고 고백했다.




또 "어쩌면 이 영화가 혹시 영화에 대해 나도 모르게 살짝 식거나 혹은 의기소침해지고 힘이 빠진 어떤 부분들에 힘을 잃지 말라는 나에 대한 격려로 만든 건가 싶기도 했다. 여기서 '나'라는 것은 모든 창작자들을 말하는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코로나19 시기를 지나오며 OTT(Over The Top,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의 발전을 몸소 체감하게 됐다고 덧붙이며 "영화 쪽의 상황이 안 좋아지면서, 기획적인 부분도 좀 더 보수적이 되고 실험적인 것은 하지 않으려고 하지 않나. 반면에 OTT는 더 개방적으로 오픈돼서 열려져 있다. 영화가 하지 못하는 것을 OTT가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했다"고 얘기했다.

이어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거미집'도 처음에는 투자가 잘 안 됐다. 이제는 이런 영화도 기획이 잘 안 되는 시대가 됐다는 것을 느꼈었고, 그래서 ''거미집'도 OTT에서 공개해야 하나'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그 부분에 대한 유혹이 많았다"고 솔직하게 밝혔다.

김지운 감독은 "제가 앞서 영화적 자존심을 지켰다고 말한 것이 그런 부분이다. 쉽지 않은,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그 안에서 영화로 선보일 수 있게 노력했다"라며 '거미집' 개봉까지 쉽지만은 않았던 시간들을 돌아봤다. (인터뷰②에 계속)

사진 = 바른손이앤에이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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