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경엽 감독이 돌아본 2사 2·3루 견제사 "확률 싸움을 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엑스포츠뉴스 대구, 유준상 기자) LG 트윈스의 연승이 '7'에서 멈췄다. 가장 아쉬운 순간은 역시나 8회였다.

LG는 4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의 시즌 10차전에서 4-5로 역전패를 당했다. 선발투수 이지강이 5⅔이닝 4피안타(1피홈런) 1사사구 2탈삼진 2실점으로 호투를 펼쳤지만, 불펜의 난조로 리드를 지키지 못했다.

8회초부터 뭔가 흐름이 꼬였다. LG는 3-3으로 팽팽하게 맞선 8회초 김현수의 솔로포로 다시 리드를 잡는 데 성공했지만, 김현수의 타석에서 1루주자 신민재가 투수의 견제에 걸리면서 2루에서 태그아웃으로 물러났다. 2점짜리 홈런이 될 수 있었던 게 솔로포에 그치고 만 것이다.



8회초에 반드시 추가점을 뽑고 싶었던 LG는 2사에서 오스틴 딘의 볼넷과 오재일의 포구실책으로 2·3루의 기회를 잡았다. 문제는 그 이후였다. 문보경의 타석에서 투수 김태훈이 2루 견제 모션을 취하려고 할 때 3루주자 정주현이 스타트를 끊었다. 곧바로 이를 간파한 김태훈은 빠르게 포수에게 공을 던져 런다운을 유도했다. 결국 정주현이 태그 아웃으로 물러나면서 이닝이 종료됐다. LG는 잔실수 때문에 허무하게 아웃카운트 2개를 내줘야 했다.

사령탑도 아쉽기는 마찬가지였다. 염경엽 LG 감독은 5일 삼성과의 시즌 11차전에 앞서 "아쉬워서 잠을 설쳤다"고 씁쓸한 표정은 지은 뒤 "문보경이 2스트라이크에 몰렸는데, 거기서 안타가 나올 확률은 20%, 주루로 뭔가 점수를 낼 수 있는 건 50%라고 봤다"며 "어차피 결과를 갖고 얘길 해야 하는데, 확률 싸움을 해야 하는 것이니까 '모 아니면 도' 승부를 해야 하는 것이었다"고 당시 상황을 돌아봤다.

이어 염 감독은 "그 전 타석에서 타격 컨디션이 좋았으면 괜찮았는데, 그 당시에 봤을 땐 문보경이 2스트라이크 이후에 안타를 칠 확률이 20% 아래로 떨어진다고 생각했다"고 선수들에게 과감한 주루를 지시한 이유를 설명했다.



염경엽 감독이 꼽은 또 하나의 아쉬운 순간은 8회말 2사 1·2루 볼카운트 3-2에서 유영찬이 던진 6구 슬라이더였다. 바깥쪽으로 흘러나갔어야 하는 공이 가운데로 몰렸고, 실투를 놓치지 않은 강민호가 역전 2타점 2루타를 때려내며 분위기가 삼성 쪽으로 넘어갔다.

염 감독은 "사실 풀카운트가 됐을 때 자동고의4구로 보내야 할지 엄청 고민했는데, 예전에 백승현이 결정적인 상황에서 풀카운트에 몰렸을 때 강민호를 슬라이더로 삼진을 잡은 게 머리에 떠올랐다. 승부를 하려고 했던 게 아니라 버리는 볼로 유도했는데, 그게 가운데로 들어갔다. 승부처였다"고 아쉬움을 말했다.

한편, 백정현을 상대하는 LG는 홍창기(우익수)-문성주(좌익수)-김현수(지명타자)-오스틴 딘(1루수)-오지환(유격수)-문보경(3루수)-박동원(포수)-박해민(중견수)-신민재(2루수) 순으로 라인업을 구성했다. 선발투수는 최원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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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