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14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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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인? 무슨 상관이죠…편견 깬 '인어공주', 괜한 걱정은 그만! (리뷰)['인어공주' 개봉②]

기사입력 2023.05.25 11:50



(엑스포츠뉴스 오승현 기자) 주체적인 '인어공주' 에리얼, 우리는 그를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

24일 개봉한 디즈니의 실사 영화 '인어공주'(감독 롭 마샬)는 남녀노소 전 세계를 사로잡았던 디즈니 프린세스 중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았던 에리얼의 이야기를 34년 만에 리메이크하며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하지만 에리얼 역에 흑인 배우 할리 베일리가 캐스팅 된 소식이 전해지자 하얀 피부와 찰랑거리는 빨간 머리카락을 기대한 에리얼의 팬들은 불만을 표출했다. 이는 '인어공주'를 향한 과도한 걱정과 우려의 시작이었다.

"내가 알던 에리얼이 아냐", "차라리 새로운 인어공주를 만들어라" 등 다소 적나라한 비난 여론이 연달아 형성됐다.



또한 에릭 왕자 역의 조나 하워 킹과 그의 어머니로 등장하는 셀리나 왕비 역의 노마 두메즈웨니 캐스팅 또한 덩달아 논란이 됐다. 백인 왕자의 엄마가 흑인 왕비라며 인종 다양화를 위해 개연성을 포기했냐는 우려가 생긴 것. 이어 원작에 따르면 포크로 머리를 빗는 에리얼에게 문명을 알려주는 자 또한 에릭인데, 이 또한 인종차별로 비치지 않겠냐는 걱정까지 더해졌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인어공주'의 스틸 컷과 등장인물들의 포스터가 공개되자 애니메이션 속 보다 어두운 밝기의 바다와 실제 바다 생물의 모습이 되어 버린 세바스찬과 플라운더에 대한 관심이 쏟아졌다. 원작 '인어공주'의 특유의 분위기가 아니라는 이유로 걱정을 내비쳤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은 괜한 걱정이었다. 여러 종류의 관심 속 개봉한 '인어공주', 쏟아지던 우려를 잠재울 만큼의 탄탄한 스토리와 퀄리티를 자랑했다.



에리얼은 보다 더 입체적이고 진취적인 여성이 되어 돌아왔다. 변함없는 사랑스러움은 그대로다. 할리 베일리는 호기심 많고 인간을 사랑하는 동화 속 에리얼이 튀어나온 듯 자신이 원하는 바를 열망하는 뜨거운 눈과 발랄함, 모두를 홀리는 부드러운 목소리로 극을 이끈다.

또한 에리얼은 에릭이 마녀 울슐라(멜리사 맥카시)를 물리치기를 기다리만을 기다리지 않는다. 위기에 빠진 에릭을 똑똑하게 구하는 것은 애리얼이다. 시대에 발맞춰 진취적으로 변한 공주의 앞에 피부색은 무슨 상관일까.  

황홀한 노랫소리와 아름다운 몸짓의 에리얼. 인간이 되기 위해 도전하고, 사랑하는 애릭 왕자와 아버지 트라이튼 왕(하비에르 바르뎀)을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이는 그녀를 뒤따르다 보면, 어느새 흑인 배우와 휘날리는 드레드 락 머리카락은 보이지 않고, 에리얼 그 자체가 된 인어만 남게 된다.



에릭 왕자를 향한 우려도 마찬가지다. 포크로 머리를 단장하는 잘못된 문명을 접한 에리얼을 바라본 에릭은 이를 바로잡는 것이 아닌 존중의 태도를 보인다. 그 누구도 '그거 아니야 에리얼'이라고 외치지 않는다. 모두가 우려한 '흑인에게 문명을 알려주는 백인' 그림은 등장하지 않는다. 오히려 에리얼이 에릭에게 바다에 관련한 수집품에 대한 정보를 알려주는가 하면, 에릭은 여러 문명에 대해 공부하고 싶어하는 그의 학구열에 신나하며 대화와 마음을 나눈다.

또한 원작과 다르게 실사화 영화에서만 등장하는 셀리나 왕비는 에릭 왕자의 친엄마가 아니었다. 에릭에게 추가 된 '입양'이라는 설정은 인어공주 뿐 아니라 에릭의 성장 또한 담을 수 있게 한다. 걱정 없이 곱게 자라며 사랑만을 찾는 '왕자'가 아닌 마찬가지로 호기심 가득하며 자신의 상황에 아파하고, 고민하고, 극복하며 성장하는 '인간' 에릭이 주는 메시지는 영화를 풍요롭게 만든다.



에리얼을 도와주는 신스틸러인 '게' 세바스찬과 '물고기' 플라운더는 귀여운 목소리와 몸짓으로 중간중간 웃음을 더하는 필수적인 캐릭터다. 실제 바다를 그대로 구현한 듯한 퀄리티와 조화를 이루는 이들 캐릭터는 극에 몰입을 깨지 않고 활기만을 더한다.

바닷속 생물들이 조화를 이루는 'Under the Sea'는 명불허전 '디즈니 뮤지컬 영화'의 명성을 잇는다. 어두울 수 밖에 없는 실제 심해의 색과 자연이 내는 산호초와 바다 생물들의 화려한 색감이 어우러지며 '인어공주'만이 선사하는 무대를 펼친다.

이 외에도 자신과 너무 다른 막내딸을 대해야 하는 왕 트라이튼, '일'로 돌보던 에리얼을 '진심'으로 응원하게 되는 세바스찬의 변화 또한 영화 '인어공주'를 다채롭게 만들며 모든 연령대의 관객에게 생각할 거리를 던진다.

원작에 충실했지만 세상에 발맞춰 변화한 '인어공주', 걱정은 이제 그만. 러닝타임 135분. 전체관람가.

사진 =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오승현 기자 ohsh1113@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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