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4-27 0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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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님! 이 공 가지세요'...로하스 양보에 감동한 이승엽 감독

기사입력 2023.04.02 12:05



(엑스포츠뉴스 잠실, 김지수 기자) 두산 베어스 새 외국인 타자 호세 로하스가 사령탑의 데뷔 첫승을 축하하기 위해 자신의 한국 무대 첫 홈런공을 양보했다.

두산은 지난 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의 개막전에서 12-10으로 이겼다. 연장 11회말 혈투 끝에 홈팬들에 짜릿한 승리를 선물했다.

두산의 개막전 히어로는 로하스였다. 로하스는 두산이 9-10으로 끌려가던 연장 11회말 무사 1·3루에서 승부에 마침표를 찍는 역전 끝내기 3점 홈런을 쏘아 올렸다.

로하스는 KBO 공식 데뷔전에서 안타와 홈런을 모두 기록하면서 올 시즌 활약을 예고했다. 사령탑으로 첫 경기를 치른 이승엽 두산 신임 감독도 로하스 덕분에 환하게 웃을 수 있었다.

이 감독은 2일 롯데전에 앞서 "지도자가 되고 첫승이고 개막전 승리라서 내게 아주 의미가 있다. 전날 경기는 잊을 수 없을 것 같다"며 "그래도 빨리 잊고 새로운 날이 왔으니 오늘 게임에만 집중하려고 한다"고 웃었다.

두산 프런트는 전날 로하스의 홈런이 터지자마자 곧바로 홈런볼 회수에 성공했다. 공을 획득한 두산팬이 흔쾌히 구단에 건네줬다는 후문이다. 

이 공은 두산 역사상 첫 개막전 끝내기 홈런, 로하스의 한국 무대 첫 홈런, 이 감독의 데뷔 첫승 기념구까지 여러 의미가 있었지만 이 감독은 로하스를 먼저 생각했다. 로하스가 KBO 데뷔 홈런을 친 공인 만큼 로하스가 가져가는 게 맞다고 봤다.

하지만 로하스는 구단에 "나는 첫 안타 공을 따로 챙겼으니 이 공은 감독님께 드리는 게 맞다"면서 외려 이 감독을 더 배려하는 모습을 보였다. 두산의 2023 개막전 승리구는 이렇게 이 감독에 다시 돌아왔다.



이 감독은 "로하스가 통역을 통해서 나를 주라고 했다더라. 나는 진심으로 로하스에게 주고 싶었는데 로하스가 다시 나에게 줘서 소중히 잘 간직하려고 한다"고 웃었다.

또 "사실 나도 속으로는 첫승 기념구를 가지고 싶었지만 로하스가 첫 홈런, 그것도 끝내기로 쳐서 로하스에게 주고 싶었다"며 "그래도 로하스가 내가 가져가는 게 좋겠다고 말했다고 하니 감사한 마음으로 받았다"고 설명했다.

로하스의 향후 활약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지난 2월 호주 스프링캠프 기간 가래톳 부상 여파로 페이스가 다소 늦게 올라왔지만 개막전부터 좋은 모습을 보여준 부분에 만족감을 나타냈다. 

이 감독은 "외국인 선수는 새 환경에 적응해야 하기 때문에 처음부터 힘들게 하지 않기 위해 충분한 시간을 주고 로하스 본인에 (몸 상태를) 맡겼는데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더 열심히 해줬다"며 치켜세웠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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