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12 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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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생은 망했구나"…손미나, 800km 걷고 또 걷고 [엑's 인터뷰①]

기사입력 2023.04.02 15:50 / 기사수정 2023.04.02 21:10



(엑스포츠뉴스 오승현 기자) 손미나 작가가 순례길 800km를 걸으며 겪은 일들을 전했다.

아나운서 출신 방송인에서 여행 작가로, 유튜브 크리에이터로 활동하고 있는 손미나 작가가 2022년 봄, 800km에 달하는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을 걸었다. 손미나는 해당 여정을 힐링 다큐로 담았고, 이를 바탕으로 한 영화 '엘 카미노'가 관객을 만날 예정이다.

27일 서울 강남구 유주록스 사옥에서 손미나는 '엘 카미노' 개봉을 앞두고 엑스포츠뉴스와의 인터뷰 시간을 가졌다. 손미나는 무려 800km에 달하는 산티아고 순례길을 오로지 42일 간 걷기만 했다. 그리고 '진짜' 이야기만 담았다. 

손미나는 "'석양을 기다리자', '좋은 말 하는 사람 기다렸다가 인터뷰 해보자'고 했다면 이런 영화가 나오지 못했을 것"이라며 "시나리오를 짰다면 감동을 주지 못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오로지 걸었고, 그 과정에서 만난 순례길 동료들의 이야기를 담았을 뿐이다. 

발이 부어 원래 신던 신발을 다시 신기까지 한 달이 걸렸을 정도. 손미나는 "두려움이 없었다. 얼마나 힘들지 상상을 못하고 갔다"고 도전에 대해 입을 열었다. 



스페인의 강렬한 태양, 험한 길. 피부와 머릿결이 망가지는 것을 보며 "이번 생은 망했구나 싶기도 했다"고 고백했다. 하지만 그는 "이건 다 회복되는 부분 아닌가. 깨달음을 위해서는 그 값은 치뤄야했다"고 의연하게 덧붙였다. 

손미나는 영화 내내 꾸밈없는 자연스러운 모습으로 길을 걷는다. 오랜 시간 대중 앞에 서 왔던, 화려한 모습을 보여줬던 그이기에 이에 대한 거부감은 없었을까. 

손미나는 "대중 앞에 예쁘고 아름답게 가꿔진 나와 나라는 사람이 가진 자아가 다르지 않냐. 내 자아가 단단하다면 나를 보여주는 게 두렵지 않다"고 이야기했다. 자신만이 가진 자아를 단단히 세우려고 노력해왔다고.

그는 "중간 중간 두려운 지점도 만날 수 있다. 하지만 나이를 먹고 단단해지니 날 그대로 보여주는 게 덜 두렵더라. 신기하게도 내가 단단해지면 더 늙었더라도 전보다 빛이 난다는 이야기를 듣는다"고 말했다.

손미나는 촬영 감독에게도 '순례자라는 마음으로 걸어라'라고 했다고 밝히며 "촬영을 해야한다는 마음으로 따라다니면 즐겁지 않다. 그래서 정말 순례자들처럼 일부러 따로 걷기도 하고 500m 정도 떨어져 걷기도 했다"고 당시 비화를 전했다. 



순례길 동료들의 사연을 담고, 광활한 자연 풍경도 기록했다. 손미나는 "인터뷰 해주신 모든 분들께 너무 감사하다. 죽을 것 같이 힘들어도 카메라를 켰다. 모든 순간이 잘 찍었다 싶더라. 무겁게 들고 다녔던 드론으로 찍은 풍경도 너무 좋다. 보물이다"라며 애정을 드러냈다.

해당 여정은 영화 뿐 아니라 책으로도 낼 준비 중이다. 그는 "결과물을 만드니 완전 다르더라. 같은 내용을 담았는데 책 편집자는 영화를 보고 더 감동을 받았고, 영화를 본 지인들은 이 내용을 책으로 써 달라고 요청을 하더라"고 이야기했다.

말과 글, 두 방법으로 소통하는 직업을 가진 게 기쁘다는 그는 "영상 작업은 엄청난 협업이다. 책도 디자이너가 있고 편집자 등이 있지만 제가 80%는 키를 쥐고 집필한다"고 각기 다른 매력을 이야기했다.



손미나는 "책 집필과 영화 제작의 공통점은 창작인데, 그런 창의적인 일을 할 기회가 고등학생 때부터 없어지는 것 같다"며 "'예술가'라는 이름 달고 활동하는 것이 아니라면 '예술가도 아니고 뭐하러 그런걸 해' 이런 반응들이 있다"고 토로했다.

그는 "창의적 행복이 인간에게 엄청난 만족감을 준다. 1년 반 시간이 창작으로 꽉차서 행복했다. 모두에게 어떤 결과가 되든 꼭 움직이라고 권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다양한 변신을 거듭해 온 손미나의 최종목표는 무엇일까. "모든 인간이 하나의 씨앗이라고 생각한다"는 그는 "실제 꽃은 하나의 꽃만 피우지만 인간은 하나의 나무에서 여러 열매가 달릴 수 있는 존재다. 계속 새로운 열매를 제 안에서 꺼내 즐기고 싶다"고 전했다.

손미나는 "지금처럼 잘하고 좋아하는 걸 하며 살고 싶다. 또 누군가에게 용기가 되고 도움이 되는 존재가 되고 싶다"며 '남에게 필요한 존재가 되는 것'이 행복의 조건이라고 말하며 미소지었다.

한편, '엘 카미노'는 29일 전국 29개 CGV 극장에서 개봉했다.

([엑's 인터뷰②]에 계속)

사진 = 우쥬록스엔터테인먼트, 영화 '엘 카미노'

오승현 기자 ohsh1113@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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