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06 2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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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걷는 타자의 길, 하재훈 "스스로 잡는 기회 아니면 의미 없다" [플로리다 인터뷰]

기사입력 2023.02.24 11:30 / 기사수정 2023.02.24 11:37



(엑스포츠뉴스 조은혜 기자) SSG 랜더스 하재훈은 평범한 길을 걷지 않았다. 그의 야구 인생은 유난히 굴곡졌고, 그래서 여전히 남들보다 거칠다. 하지만 하재훈은 어렵게 생각하지 않는다. 노력이 필요하면 노력하고, 자신이 잡을 수 있는 기회를 기다릴뿐이다.

2019년 데뷔 시즌 세이브왕에 올랐던 하재훈은 어깨 통증으로 야수 전향을 결정, 지난해 타자로 KBO리그 두 번째 데뷔를 했다. 다시 배트를 잡은 하재훈은 60경기 23안타(6홈런) 13타점 18타점 타율 0.215를 기록했다.

한국시리즈까지 소화한 하재훈의 시즌은 남들보다 더 길었다. 거의 바로 호주야구리그(ABL) 질롱코리아 유니폼을 입고 1월까지 21경기에 출전하고서야 '타자' 하재훈의 첫해가 끝났다. 2라운드부터 합류한 하재훈은 11홈런을 터뜨리며 홈런 부문 전체 3위에 올랐다.

한국에서의 첫 야수 생활을 돌아본 하재훈은 "감이 너무 없었다"고 얘기했다. 그는 "타석에 들어가도 내가 뭘 노리고 있는지도 모르겠더라. 수비도 그랬다. 난 수비에 어느 정도 자신이 있었는데, 감각을 한 번 잃어버리니까 돌아오는 게 쉽지가 않더라"고 털어놨다.

막막했고, 깜깜했다. 하지만 하재훈은 "어떻게 하겠나. 앞이 안 보였지만 그래도 내가 할 수 있는 걸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래도 조금씩 감각이 돌아오는 것 같다. 그런 것들을 지금 찾아가고 있다"고 전했다.

하재훈은 이번 스프링캠프에서 이른 새벽 웨이트장의 불을 켜는 선수 중 한 명이었다. 해가 채 뜨지도 않은 새벽 다섯 시 반, 하재훈은 선배 추신수와 함께 새벽 운동을 소화한 뒤 본격적인 팀 훈련을 시작한다.

하재훈은 "원래 미국에 있으면 다섯시 반에 스타트를 했다. 야수를 할 때는 늘 그렇게 시작을 했다. 캠프 때는 그게 몸에 배어 있었는데, 한국 와서는 좀 나태해진 거다. 솔직히 쉬고 싶긴 하지만 쉬면 또 나태해질까 봐 계속 하고 있다"고 얘기했다.

하재훈의 '운동메이트' 추신수는 "재훈이는 지금 이렇게 있는 게 아까울 정도로 타고난 재능이 너무 많다. 어떻게 보면 나보다 고생을 더 한 선수가 재훈이다. 그래서 그런지 애정이 간다. 또 본인이 하려고 하는 의지와 열정이 보여서 옆에 있는 사람으로서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고 말했다.

하재훈은 요행을 바라지 않는다. 그는 "내가 잘해서 내가 뚫는 게 아니라면 의미가 없다. 누가 못해서 내가 들어가게 된다면 어차피 그 자리는 다른 사람이 차지하게 된다. 내가 잘해서 자리를 차지하고 싶다. 열심히 하는 것, 그것밖에 없다"면서 한마디를 더 덧붙였다. "길은 한 가지뿐인데, 어떻게 하겠습니까. 계속 가야지." 

사진=베로비치(미국 플로리다), 조은혜 기자

조은혜 기자 eunhw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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