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4-18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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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되고 영국 안 된다?…첼시 홈구장 증축, 313년 된 법 때문에 '위기'

기사입력 2023.02.02 12:15 / 기사수정 2023.02.02 12:21



(엑스포츠뉴스 김정현 기자) 무려 313년이나 된 법적 조망권 때문에 첼시 홈구장 증축 사업이 위기를 맞았다.

영국 언론 '더 선'은 지난 1일(한국시간) 첼시의 홈구장 스탬퍼드 브리지 증축이 과거 영국 튜더 왕가의 헨리 8세 법령에 의해 제한되고 있다고 전했다. 

헨리 8세는 1491년 출생해 1547년 사망한 중세 시대 영국 국왕이며 자신의 이혼을 위해 가톨릭에서 파문당하고 영국 성공회를 만든 장본인이기도 하다. 

또 대영제국의 시작이 된 된 엘리자베스 1세의 아버지이기도 하다. 

언론은 "헨리 8세가 리치몬드 파크에 '보호된 조망권'을 가진 언덕을 소유하고 있다. 이곳이 비록 스탬퍼드 브리지와 6.1마일(약 9.8km) 떨어져 있다고 할지라도 스탬퍼드 브리지 증축을 막을 수 있다"라며 "'킹 헨리의 언덕'으로 불리는 이 언덕에서 세인트 폴 대성당이 보여야 하고 이 조망권이 방해받을 수 없도록 법적으로 보호돼 있다"라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이것이 스탬퍼드 브리지의 새로운 스탠드의 높이를 제한할 수 있다. 스탠드가 증축된다면 세인트 폴 대성당을 가릴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보호된 조망권'은 도시 계획 내에 다른 장소에서 특정 장소나 역사적 건축물의 조망권을 보존하는 법적 요구사항을 뜻한다. 

런던의 대표 명소인 세인트 폴 대성당은 대표적인 '보호된 조망권' 명소다. 13개의 보호된 조망권 중 무려 9개가 해당된다. 

특히 킹 헨리 8세 언덕에서의 조망권은 1710년 생긴 아주 오래된 것으로 첼시 홈구장 증축 건 이전에도 여러 차례 조망권 침해에 대한 논란이 제기된 적이 있다. 

영국 유력지 '더 타임즈'는 첼시가 이 조망권을 회피할 방법의 하나로 경기장 아래를 파서 높이를 맞추는 것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경기장 주변 이웃과 경기장 잔디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스탬퍼드 브리지는 1877년 준공돼 올해로 146년을 맞은 아주 오래된 경기장이다. 현재 4만 관중을 수용할 수 있는 첼시는 토트넘 홋스퍼, 아스널 등 런던 이웃 빅클럽들과 비교해 약 2만명 정도 손해를 보고 있다. 

이런 이유로 전임 구단주인 로만 아브라모비치 시절부터 꾸준히 증축 이야기가 나왔다. 그러나 실제 추진으로는 연결되지 않았다. 지난해 토드 볼리라는 미국인 새 구단주가 오면서 새 국면을 맞았다.

첼시의 스탬퍼드 브리지 증축은 지난 2021년 한국에서 있었던 인천 검단 신도시 사건과 유사하다. 



김포에 위치한 장릉은 조선 임금 인조가 부모인 추존왕 원종과 인헌왕후를 모신 능으로, 다른 조선 왕릉들과 함께 경관 가치를 인정받아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됐다.

역사적 가치가 있는 문화유산 코앞에 20층 높이의 아파트가 들어서면서 장릉에서 바라보는 인천 계양산 경관이 가려지게 된 것이 문제가 됐다. 

문화재청은 공사 중지 명령을 내렸고 건설사가 이에 반발하며 소송으로 이어졌다. 철거냐 입주냐를 두고 공방전이 이어졌고 건설사가 행정소송 2심에서 승리했다. 문화재청은 다시 항소한 상태다. 

입헌군주제 체제인 영국이니만큼 한국보다 왕가와 관련된 법적인 이슈가 상당히 주목받는 것은 사실이다.

첼시가 이 역사적인 법규를 피해 어떻게 스탬퍼드 브리지를 증축할지 주목된다.

사진=PA Wire/연합뉴스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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