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 현장] 역대 최장수 감독의 '어쩌면 마지막'...믿고 응원할 때

(엑스포츠뉴스 도하, 김정현 기자) 대한민국 역대 최장수 감독인 파울루 벤투 감독이 계약 기간 내의 마지막 경기가 될지도 모를 포르투갈전을 앞두고 있다. 비록 벤치에 앉지 못하지만, 4년의 프로세스로 관성이 생긴 벤투호를 이제 믿고 응원할 때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29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알 에글라 훈련장에서 가나전 이후 첫 훈련 전 인터뷰를 진행했다. 벤투 감독은 지난 28일 카타르 알라얀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가나와의 2022 카타르 월드컵 H조 2차전에서 경기 종료 뒤 주심에게 항의하다가 레드카드를 받고 퇴장당했다.

벤투 감독은 이번 퇴장으로 오는 12월 3일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포르투갈과의 H조 최종전에 나서지 못한다. 선수단과 같이 버스를 타고 경기장에 도착한 뒤부터는 완전히 동선이 분리된다. 그는 라커룸, 벤치에 출입하지 못하고 VIP석에서만 경기를 관전할 수 있다. 경기 종료 후 공식 기자회견에도 참여할 수 없다.

벤투가 지난 2경기에서 보여준 4년간의 프로세스와 과정은 그가 화를 내기에 충분했다. 우루과이와 가나 등 세계적으로 비교 우위를 보이는 팀을 상대로 한국의 스타일 대로 경기를 운영했다. 경기를 주도하고 볼을 점유하면서 기회를 만들었다. 마지막 코너킥 기회를 어이없이 박탈한 주심에게 화를 내는 건 당연했다. 

다만 기회를 만드는 과정에서 많은 크로스가 남발됐고 부정확한 크로스가 대부분이었던 점은 비판을 받아야 하는 대상이다. 2차전 종료 기준 한국은 2경기 65개로 32개국 중 가장 많은 크로스를 시도했다.



그럼에도 벤투 감독이 결과가 공정하지 못하다고 하는 이유를 이해할 수 있다. 가나가 만든 단순한 패턴을 우리는 잘 대비했지만, 세트피스 실점으로 흔들린 것이 치명타였다.

벤투 감독도 포르투갈전을 어떻게 대비할 건지에 대해 답하면서 “포르투갈전에서도 우리의 플레이를 하면서 최고의 능력을 보여줘야 한다. 우리가 잘하는 걸 이어가고 우리의 약점을 보완해야 한다. 어제 3실점 중 두 번째 실점을 제외하곤 불운했다. 이런 강팀을 상대하기 위해선 최대한 높은 수준에서 경기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4년의 프로세스가 만든 결과물이 나오는 곳이 바로 월드컵이다. 대한민국 역대 최장수 감독인 벤투 감독은 계약 기간 내 마지막 경이기 될지도 모를 포르투갈전을 앞두고 지휘할 수 없는 또 다른 난관에 부딪혔다.



하지만 4년의 프로세스에 관성이 붙었고 이제는 대표팀을 믿고 기다려야 할 때다. 벤치에 앉지 못하지만, 벤투 감독은 그와 함께 해온 코치진과 선수단을 신뢰한다.

“결과만 보는 건 옳지 않다. 팀이 지금까지 이어 온 긴 프로세스를 통해 이뤄낸 결과, 과정들이 더 중요하다. 월드컵에서 강팀을 상대하지만, 우리의 모습을 유지할 것”이라고 자신 있게 말하는 벤투 감독의 마지막을 응원해야 할 때다.

사진=연합뉴스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