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4-20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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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 된 K리그 서포터즈, '모두의 K리그' 위한 길 열어야

기사입력 2022.06.25 10:00 / 기사수정 2022.06.25 08:26


(엑스포츠뉴스 김정현 기자) 수원삼성의 사건이지만, 어떤 팀들의 서포터즈도 과거로부터 자유로울 수는 없다. 이번 폭행 사건의 피해자를 도운 수호신이라고 자신들의 과거를 손바닥으로 하늘 가린다고 모든 게 다 가려질 순 없다. 이들 스스로도 이번 사건을 계기로 느낀 점들이 있었다.

19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수원삼성과 FC서울의 하나원큐 K리그1 2022 16라운드 맞대결 직전 수원삼성의 팬이 FC서울의 팬을 폭행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두 당사자 모두 미성년자로 밝혀졌고 피해자는 정신적인 충격을 호소하며 고소를 선언했다. 가해자와 수원 구단은 사과문을 올렸지만, 더 큰 비판을 맞고 있다.

이 사건은 사회적인 파장을 불러일으킬 만큼 큰 사건으로 남았다. 단순히 스포츠 분야를 넘어 사회면에도 이 내용이 지면과 전파를 탔다. 대한민국 프로스포츠 중에 마음 편히 가족들과 함께 보러 갈 수 없는 종목이 축구가 될 수도 있다는 우려 섞인 목소리가 퍼지고 있다. 

축구에서 서포터즈는 유럽, 남미에서 시작된 서포터즈 문화에서 비롯됐고 1996년 유공 서포터즈를 시작으로 한국에서 이 문화가 발전하기 시작했다고 전해진다.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의 서포터즈 ‘붉은악마’도 앞서 언급한 유공 서포터즈를 기반으로 한다. 

서포터즈의 역사는 어느덧 26년이 돼 가지만, 이들의 문화는 한 아이가 성인이 될 시간이 흘러갔음에도 불구하고 정상적이지 않았다. 정상적으로 리그와 구단, 팬들과 함께 호흡하며 좋은 선례를 보여주는 서포터즈가 있는 반면, 여전히 과거의 악행을 반복하는 이들도 있다.

수원을 떠나 큰 서포터즈가 있는 구단은 과거부터 이런 사건이 존재했다. 수원을 비롯해 서울도 이에 대해 자유로울 수 없다. 긴 역사가 있는 구단의 서포터즈라면 나무위키에 ‘사건·사고’ 탭은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당장 이번에 발생한 폭행 사건 외에도 과거 K리그 내 몇몇 서포터즈들은 경기장 내외에서 폭력, 기물파손, 방화 등 크고 작은 사건들을 일으키며 다른 축구팬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수호신 운영진 중 한 명인 조대현 씨는 “피해자 가족분들을 도와드렸던 운영진들과 대화를 나눴다. 서울만 해도 서울월드컵경기장 북측 광장에 푸드트럭과 홈플러스가 있다. 원정팀 팬들과 홈팬들이 겹칠 동선이 매우 많다. 원정 팬이 지나가는 걸 보면서 소리를 지르는 경우도 있었다. 이번 사건을 통해서 그런 작은 행동도 원정 팬들에게 위협감이 될 수 있는 행위라고 생각이 든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즐길 거리는 모든 축구 팬들을 위해 마련됐기 때문에 모든 팬들이 즐길 수 있게끔 협조하고 원정 팬이나 홈 팬이나 축구라는 스포츠 문화를 즐기러 온 분들이다. 앞으로 적대적인 건 경기 90분 안에서만 하고 그 전후 상황에선 그냥 축구를 즐기러 온 다가온 팬으로 같이 즐기자는 마음이 있다”라고 밝혔다.

수호신 역시 이전에도 좋지 못한 일들이 많았다. 조 씨도 이에 공감했다. “말씀하셨던 사건 중에 내부에서 의견이 갈려 싸우는 경우도 있다. 실제로 수원은 내부 의견 충돌로 과거에 폭력 사건도 있었다. 그래서 지금은 내부 결속을 중요시하고 있다. 저희도 최근 5년간은 내부 결속이 잘 되고 있다."

조 씨는 그러면서 "‘과거’라고 말하기에는 너무 무책임한 말이다. 과거의 일도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면서 사과하는 자세로 임하고 있다. 응원을 위해 모이셨으니 모든 팬들이 하나로 뭉칠 수 있게끔 노력하면서 싸움이나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저희도 할 수 있는 만큼 최선을 다하겠다. 저희가 할 수 있는 건 응원이니까 응원을 통해서 팬들한테 하나로 뭉칠 수 있게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는 게 해야 할 도리가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한국 프로스포츠에서 현재 축구만 유일하게 서포터즈라는 문화와 집단이 존재한다. 야구를 비롯한 다른 스포츠는 구단에서 운영하는 응원단만 존재한다. 현재 K리그 내 기업 구단의 경우에도 공식 응원단이 있지만, 대부분 서포터즈와 병행하고 있다. 

축구는 대부분 서포터즈가 응원을 주도한다. 구단의 응원단이 서포터즈에 따라가는 흐름이 많다. 서포터즈와 응원단이 조화를 이루는 장면을 보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축구 역시 하나 된 모습을 보이기 위해선 기존에 이어져 온 서포터즈와 응원단, 나아가 구단과의 협력이 절실하다.

조 씨는 “저도 야구를 먼저 봤다. 야구도 굉장히 좋아하고 야구와 축구 모두 굉장히 좋아하는 스포츠다”라면서 “말씀해주신 걸 들어보니 축구장에서 야구장보다 팬들이 같이 참여할 수 있는 건 ‘카드섹션’도 있고 깃발도 팬들이 참여할 수 있다. 팬들이 직접 참여해서 선수들에게 보여주는, 다 같이 어울리고 많은 인원이 도움을 주셔야 가능하고 빛을 내는 그런 응원이 축구장의 매력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 응원을 통해서 (저희가) 팬들에게 인사도 들리고 같이 협심하려고 한다. 서포터즈 운영진 말고 일반 팬들도 ‘내가 FC서울을 위해서, 응원을 위해 일조를 했구나’ 이런 소속감이 들 수 있게끔 공동체 활동도 준비하면서 선수와 팬, 구단이 하나로 호흡하는 모습들을 계획하고 있고 그렇게 나아가야 할 것 같다”라고 전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커뮤니티 캡쳐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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