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20 2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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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와 심리의 만남...밀란 전성기 이끈 '마인드 룸', 비하인드 스토리

기사입력 2022.05.10 20:08 / 기사수정 2022.05.10 20:08


(엑스포츠뉴스 나승우 인턴기자) 1980, 90년대 AC 밀란 전성기를 이끈 '밀란 제너레이션'의 성공 배경에는 이탈리아 축구 최초의 심리학 연구소가 있었다.

10일(한국시간) 영국 BBC는 과거 밀란을 영광의 시대로 이끌었던 '밀란 제너레이션'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공개했다. BBC에 따르면 밀란이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이탈리아 축구 최초의 심리 연구소 '마인드 룸'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1980년대 중반부터 1990년대 중반까지 밀란은 구단 역사상 최전성기를 구가했다. 당시 밀란은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이탈리아 총리의 지원과 아리고 사키라는 축구 역사상 가장 위대한 감독의 지도를 받고 있었다.

여기에 프랑코 바레시, 로베르토 도나도니, 프랑크 레이카르트, 파올로 말디니, 마르코 반 바스텐 등 최고의 선수들로 구성돼 유럽을 제패했다. 밀란은 '마인드 룸'이 운영된 23년 동안 21개의 트로피를 들어올리며 성공 가도를 달렸다. 

'마인드 룸'을 설립한 브루노 데미첼리스 박사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스포츠에서 심리가 매우 중요한 문제였다고 말했다. 데미첼리스는 "난 10대 때 무술을 전공했다. 24살에 참가했던 국제 가라테 대회에서 일본에 패했다. 패배의 원인을 찾기 위해 이탈리아로 귀국했다"면서 "기술적, 육체적 문제가 아니었다. 난 매우 건강했고, 잘 훈련된 상태였다. 그리고 정신적인 문제였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회상했다.

데미첼리스는 심리학에 빠져들었고, 박사 학위까지 취득했다. 그리고 베를루스코니가 소유한 파인인베스트에서 컨설턴트로 일했다. 1986년 2월 베를루스코니가 밀란을 인수하자 베를루스코니는 인생을 바꿀 면담을 진행했다. 

데미첼리스는 "'비즈니스 세계에서 심리적 지원의 이점을 봤다. 이제 축구에 적용할 시간'이라고 주장했다. 베를루스코니는 내게 '밀란 팬이냐, 인테르 팬이냐'고 물었지만 난 '어떤 팀의 팬도 아니다'라고 답했다"고 말했다.

2시간 30분 끝에 밀란의 과학 코디네이터로 임명된 데미첼리스는 당시 이탈리아 세리에 A 유일한 심리학자가 됐다. 그렇게 '마인드 룸'이 탄생했다.

데미첼리스는 밀란 선수단의 혈압, 호흡수 같은 지표를 활용해 정신 상태, 생리학적 징후를 분석했다. 또한 근전도 테스트를 도입해 근육의 전기적 활동을 측정했다. 측정값을 통해 경기 후 선수들의 긴장감과 같은 상황적 조건을 정량화 했고, 체계적 훈련으로 적절하게 치료했다.

또한 스트레스 해소, 인지 훈련, 반응 속도 테스트를 이용해 빠르게 변하는 경기장 상황에 선수들이 적절히 대응할 수 있도록 했다. 데미첼리스는 "세도르프, 말디니 같은 노장들이 큰 효과를 봤다. 37세 선수가 신체적으로 더 빨라지도록 훈련할 수는 없다. 하지만 상황 분석에서 더 빨라질 수는 있다"고 밝혔다.

데미첼리스의 말처럼 노장들이 많았던 밀란은 2007년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차지하는 저력을 보여줬다. 데미첼리스는 2009년 밀란과 동행을 끝낸 후 잉글랜드 첼시로 건너가 새로운 훈련법을 제시하는 등 축구 역사에 남을 활동을 이어갔다. 2014년 세도로프가 밀란 감독직을 맡았을 때는 잠깐 동안 밀란에 복귀하기도 했다. 

사진=BBC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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