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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 챔피언십을 부산으로" 롯데 서튼 색깔 입히기 본격화

기사입력 2022.01.10 05:11

김현세 기자

(엑스포츠뉴스 김현세 기자) 롯데 자이언츠 래리 서튼 감독이 1군 선수단의 지휘봉을 잡은 건 지난해 5월 11일. 허문회 전 감독이 사령탑에서 물러난 그날 오후, 이전까지 1번 타순을 주로 맡아 온 안치홍을 4번 타순에 배치하는 등 변화의 시작을 알렸다.

당시 롯데로서는 극적인 시도였다. 한 해 전만 하더라도 4번 타자로 141경기에 선발 출장한 이대호 외에는 적임자를 생각하기 어려웠다. 선수단이 변화를 받아들일 시간 만큼 감독에게도 적응기는 필요했다. 서튼호의 5월은 3승 11패 1무(승률 0.214, 10위)에 그쳤다.

하지만 6월에는 서튼 감독의 입에서 "팀의 정체성을 찾았다"는 말이 나오기 시작했다. 서튼호는 18승 15패로 전반기를 마감했고, 후반기에는 단 한 번도 월간 승률을 5할 밑으로 떨어뜨린 적이 없다. 서튼 감독의 2021년은 53승 53패 8무로 끝났다. 포스트시즌에는 진출하지 못했지만 적응을 마친 뒤로는 다음을 기대하게 만들었다고 평가받았다.

지난 2019년 10월 롯데 퓨처스 감독으로 부임한 서튼 감독의 계약 기간은 애초 2022년까지였지만, 구단은 지난 시즌을 마치고 서튼 감독의 임기를 1년 더 보장하기로 했다. 구단은 "퓨처스 팀과 1군을 이끌며 보여 준 체계적인 경기 운영과 육성 철학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볼 때 서튼 감독은 향후 지속적으로 이뤄질 팀 체질 개선을 완성시킬 적임자"라고 봤다. 서튼 감독은 계약 기간을 연장한 구단의 판단에 "신의의 의미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1군 선수단과 스프링캠프부터 함께하는 건 처음이다. 지난해 휴식기를 통해 짧게나마 서머캠프를 치렀지만 스프링캠프처럼 시즌 구상부터 시작하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애초 계약 기간대로면 처음으로 한 시즌을 치렀는데 곧바로 연장 여부를 평가받는 셈, 그런데 구단은 계약 기간 연장으로 감독의 철학이 실현될 시간을 일단 벌어 줬다.

다음 시즌에는 새로워진 선수단으로 전력을 꾸려야 한다. 조무근, 최건, 황성빈, 고승민 등 군복무를 마친 선수들이 돌아왔고, 신인들도 11명 입단했다. 자유계약선수(FA)로는 정훈이 남았지만 떠난 손아섭의 빈자리를 고민해야 한다. 보상선수로 영입한 문경찬 활용법도 마찬가지다. 외국인 선수도 3명 다 바뀌었고, 그러면서 생긴 유격수 오디션도 진행해야 한다.

지난해 서튼 감독의 고민 가운데 하나는 선발진이었다. 서튼 감독은 "선발진이 예상보다 길게 던지지 못하면 불펜을 일찍 투입해 이길 방법을 찾겠다"고도 했었다. 불펜 역시 승리조와 추격조의 기량 차이가 보였지만 필승조만큼은 확실히 구축했다는 평가였다. 하지만 선발은 국내 선수 가운데서도 상수가 사실상 박세웅뿐이었다. 박세웅은 선발 등판한 28경기 가운데 18경기에서 퀄리티 스타트를 달성했다. 댄 스트레일리는 탈삼진왕에 올랐던 때만큼의 기량을 보여 주지 못했다. 기복도 심했다. 앤더슨 프랑코는 불펜 전향이라는 고육지책에도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새로운 외국인 선수들이 상수로 자리잡는 게 최상의 시나리오지만 어느 팀이든 겪기 전까지는 모른다. 국내 선수들 가운데 지난해 선발로 뛴 선수는 7명. 이 가운데 떠난 노경은을 제외하면 6명인데, 최소 두 달 이상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한 건 후반기 난세영웅으로 떠오른 이인복뿐이다. 이승헌, 서준원, 최영환, 나균안, 김진욱은 오래 버티지 못했다. 지난해 롯데는 팀 선발 평균자책점(5.15, 9위)과 대체선수대비승리기여도(WAR 6.58, 스탯티즈 기준 8위) 모두 저조했다.

새로워질 롯데 타선과 야수, 선발진 등은 서튼 감독의 첫 스프링캠프에서 윤곽이 잡힐 전망이다. 2022년은 지난 2년 동안 롯데 1, 2군을 모두 겪은 서튼 감독이 자신의 색깔을 처음부터 입힐 수 있는 첫 해다. 앞서 서튼 감독은 지난해 계약 기간 연장 후 "우리는 지난 2년간 뛰어난 리더십을 기반으로 육성 시스템과 스카우트, R&D 부서를 포함한 구단 전반에서 많은 발전을 이뤘다"며 "앞으로 우승의 전통을 구축하는 것과 동시에 KBO 챔피언십을 부산으로 가져 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었다.

사진=엑스포츠뉴스DB

김현세 기자 kkachi@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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