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16 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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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태인·황재균, '미래의 올스타' 를 향해 뛴다

기사입력 2007.08.15 22:12 / 기사수정 2007.08.15 22:12

박종규 기자

[엑스포츠뉴스 = 박종규 기자] 미래의 올스타를 미리 볼 수 있는 퓨처스 올스타전, 그 무대에서 배출된 선수들이 과연 꿈을 이룰 수 있을까?

지난달 18일 춘천 의암야구장에서 개최된 퓨처스 올스타전. 한국 프로야구 사상 처음으로 열린 2군 올스타전이기에 많은 이들의 관심이 집중되었다. 북부리그와 남부리그가 각각 팀을 이루어 맞붙은 결과 3-3으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고, 여러가지 화제를 남기며 새로운 축제는 막을 내렸다.

이 무대를 거친 선수들 중 몇명은 이후 1군 엔트리에 오르는 기쁨을 누렸는데, 그 중에서도 채태인(25,삼성)과 황재균(20,현대)이 눈여겨볼 만한 활약을 펼치고 있다.

'해외 복귀파' 에게는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 - 채태인

지난 4월 해외파 특별지명을 통해 삼성 유니폼을 입은 채태인. 그는 부산상고 시절 에이스 투수로 활약했고, 메이저리그에 진출할 때만 해도 투수로 계약했으나 어깨부상으로 인해 타자의 길을 택할 수 밖에 없었다.

삼성이 그를 영입한 데에도 그의 가능성을 발견한 이종두 타격코치의 요청이 한몫을 했다. 그렇게 채태인은 타자로서 제2의 야구인생을 시작한 것이다. 

물론 처음부터 평탄한 길이 펼쳐진 것은 아니다. 지난 5월 1군 경기에 대타로 다섯 번 나섰는데, 데뷔 이후 4연타석 삼진을 포함해 5타석에서 안타를 기록하지 못했다. 곧바로 2군행. 역시 투수에서 타자로 전향해 금방 적응하기는 어려워 보였다.

그런 그에게 있어 전환점이 된 것은 바로 퓨처스 올스타전이었다. 남부리그 올스타로 뽑혀 5번 지명타자로 선발출장한 채태인은 4회초 우월 솔로홈런 포함 3타수 3안타로 펄펄 날았다. 3회가 끝난 뒤 펼쳐진 홈런 레이스에서도 3개의 타구를 담장 밖으로 넘겨 뛰어난 타격솜씨를 뽐냈다.

이와 같은 군계일학의 활약으로 초대 퓨처스 올스타전 MVP의 영예를 차지한 채태인. 이어 지난달 28일에는 다시 1군 엔트리에 등록되는 영광을 누렸다. 두번의 실패는 없다는 심정으로 나선 1군 복귀전에서 채태인은 4타석 동안 2개의 2루타를 작렬시켰다. 지난 2일 대구 LG전에서는 4-5로 뒤지고 있던 8회말 대타로 나와 LG 마무리 우규민을 상대로 우월 동점홈런을 날려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8월 9경기에서 타율 .304를 기록하는 등 삼성의 서머리그 우승에 일조한 재태인의 미래는 밝다. 아직 서투르지만 삼성의 1루수 자리는 점점 그의 몫이 되어가고 있다. 노장 김한수, 타격이 부족한 조영훈을 대신할 '젊은 피' 가 수혈된 셈이다.

미국의 퓨처스게임 MVP 출신인 호세 레이예스(뉴욕 메츠)나 그래디 사이즈모어(클리블랜드 인디언스)가 메이저리그의 스타가 되었듯이, 퓨처스 올스타전 MVP인 그의 미래도 장밋빛으로 물들어가고 있다.

현대의 '대형 유격수' 를 꿈꾼다 - 황재균 

경기고를 졸업하고 지난해 2차 3순위로 현대에 입단한 황재균. 지난시즌에는 2군에 머물다 올시즌 부터 1군 무대에 등장하며 기대주로 성장하고 있다. 183cm의 키에 84kg의 몸무게로 단단한 체격을 자랑한다.

황재균이라는 이름이 언론에 소개된 것은 지난 5월 제57회 종합야구선수권 대회에서였다. LG 2군과의 결승전 연장 10회초 1사 3루 상황에서 그는 결승 희생플라이를 날리며 현대의 우승을 이끌었다.

그러나 1군 무대에서는 그동안 이렇다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주전들의 그늘에 가려 7월까지는 벤치 신세를 면치 못했다. 현대의 새로운 키스톤 콤비는 지석훈과 김일경이 될 것이라는 평가가 이어졌기 때문이다.

2군 무대에서는 주축 선수로 자리잡은 황재균. 그도 퓨처스 올스타전에서 마음껏 기량을 뽐냈다. 북부리그 올스타의 유격수 겸 7번타자로 선발출장한 그는 안타를 기록하지 못했지만 1회 깔끔한 더블플레이를 성공시키는 등 안정적인 수비를 선보였다.

이후 1군 무대에 복귀한 황재균은 현대의 유격수 자리를 꿰차기 시작했다. 지석훈이 주춤한 틈을 타 선발출장의 기회를 잡은 것이다. 지난 3일 대전 한화전부터 10일 대구 삼성전까지 3경기 연속 멀티히트를 기록하며 타격의 재질을 보여주었다.

박진만, 박종호(이상 삼성)가 떠난 뒤 현대의 고민은 2루수와 유격수의 타력이 약하다는 점이었다. 할 수 없이 수비를 잘하는 선수들을 기용할 수 밖에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황재균의 등장은 현대에 희망을 안겨주고 있다. 자신있는 스윙으로 연일 안타를 뿜어내고 있는 것이다. 그는 현재 6경기 연속안타를 기록 중이다.

김종수 현대 2군 감독은 "현대 2군은 육성선수가 많아 승패에 연연하지 않는다" 고 밝히며 그 배경에는 "오랫동안 1차지명을 하지 못해 기량을 타고난 선수가 부족하다" 는 사실이 있음을 지적했다. 그래서 "2군에서 부터 체계적으로 키워서 1군 무대로 진출시킨다" 고 말해 황재균 같은 선수의 발굴이 우연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두산과 더불어 유난히 무명선수의 활약이 두드러지는 현대. 또하나의 보석을 발견한 그들의 잠재력은 무시할 수 없다.


채태인과 황재균 이외에도 SK 김광현과 현대 조평호, 롯데 김문호 등이 미래의 올스타로 성장할 가능성을 내비친 퓨처스 올스타전. 앞으로 어떤 선수들이 그들의 뒤를 이을지 인내심을 가지고 지켜보자.

[사진 = 삼성 라이온즈, 현대 유니콘스 제공]



박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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