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07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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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핀, 그리고 아무것도 없었다

기사입력 2020.04.29 22:06 / 기사수정 2020.04.30 11:33



29일 ‘2020 우리은행 LCK Spring Split’ 승강전에서는 그리핀과 샌드박스게이밍의 패자조 경기가 펼쳐졌다. 이번 경기에서 샌드박스게이밍이 승리해 최종진출전으로 갔고, 그리핀은 썸머 시즌 티켓을 완전히 놓쳤다.

지난해 ‘그리핀 카나비 사건’의 중심에 서 있었던 팀이기에 마냥 응원만 받기는 힘들었던 팀 그리핀.

하지만 미성년자 부당계약은 서경종 전 스틸에잇 전 대표, 조규남 전 그리핀 대표 등이 저지른 일이고, 그 경영진들은 (논란이 있긴 하지만) 어쨌든 일선에서 물러선 상태. 선수들에게 책임이 있던 사안은 아니기에 좋은 경기력을 보여준다면 충분히 응원 받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이번 시즌 그리핀이 남긴 건 정규리그 꼴찌+승강전 전패 탈락이라는 충격적인 성적표였다.

사실 성적은 열심히 한다고 해도 못 낼 수 있고, 전 시즌 강팀이어도 다음 시즌에는 약팀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리핀이 이번 시즌에 ‘의미 있는 약팀’이었냐고 하면 그것도 아니다.

이번 시즌에 플레이오프 진출 할 정도 강팀까진 아니나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재밌는 게임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은 팀은 그리핀이 아닌 APK프린스였고, 그 APK프린스는 승강전에 오지 않고 LCK 차기 시즌을 준비 중이다.

‘그리핀 카나비 사건’의 주요 고발자인 씨맥 김대호 감독은 신인 위주로 구성된 DRX를 이끌고 정규리그 3위라는 성적표를 얻어냈고, 신인 선수들을 조련해서 강팀으로 만드는 능력은 확실히 있다는 평가를 얻어냈다. 그를 따라 그리핀에서 DRX로 적을 옮긴 선수인 쵸비 정지훈 선수는 LCK를 대표하는 정상급 미드라이너로서 가치를 다시 한번 입증했고, 도란 최현준 선수는 첫 주전 시즌에 (부족한 점이 보이기는 하나) 상당한 성장을 이뤄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리핀 카나비 사건’의 주요피해자인 징동게이밍 카나비 서진혁 선수는 부당계약으로부터 자유로워진 이번 ‘20202 LPL 스프링’에 정규시즌 MVP를 차지하는 등 ‘리그 오브 레전드’ 게임계 새로운 스타로 급부상했다. 그가 속한 징동게이밍은 최근 펼쳐진 LPL 준결승에서 2019월즈 챔피언 FPX를 잡아내는 파란을 일으키며 결승에 진출했다.

그나마 그리핀과 격차가 크지 않았던 게 리헨즈 손시우 선수가 속한 한화생명e스포츠 정도인데, 어쨌든 결과적으로 한화생명은 LCK 잔류에 성공했다. 팀은 많은 비판을 받긴 했지만 그래도 ‘8억좌’ 리헨즈 선수는 클래스를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고, 리헨즈 덕분에 LCK 잔류에 성공했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사실 그리핀이 흔들린다 흔들린다 해도 이렇게까지 추락할 것이라 예상한 이들은 많지 않았다. 씨맥 김대호 감독, 쵸비 정지훈 선수, 리헨즈 손시우 선수 등이 떠났다고는 하나 작년 롤드컵에 진출한 강팀 그리핀의 주역인 소드 최성원 선수, 바이퍼 박도현 선수, 타잔 이승용 선수 등은 팀에 남아있었기 때문. 그런데 그 일이 실제로 일어났다.

이번 승강전이 특히나 중요했던 것은 라이엇 게임즈가 2021년부터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LCK)’에 프랜차이즈 모델을 도입한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프랜차이즈 도입 당시 라이엇은 가장 큰 변화로 승강제 폐지, 2군 리그 창설, 선수 지원 강화를 꼽았다. 챌린저스 코리아로 내려간 것도 문제인데, LCK에 다시 돌아올 수 있는 수단인 승강전마저 폐지된다는 것. 오늘 패배로 인해 그리핀의 미래는 매우 불투명해졌다.

결국 그리핀은 전 시즌 강팀으로서 면모도 보여주지 못했고, 재밌는 게임을 하는 팀이라는 이미지도 얻지 못했고, LCK에 남아있을 수 있는 성적표도 얻지 못했으며, 차기 시즌 티켓과 안정적인 미래도 손에 넣지 못했다.

작년 롤드컵 때만해도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을 이러한 상황은, 오늘 바꿀 수 없는 현실이 됐다.

tvX 이정범 기자 leejb@xportsnews.com / 사진 = 그리핀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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