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6-02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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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전패 바르사, '1박2일' 버스 이동의 대가는 컸다

기사입력 2010.04.21 07:28 / 기사수정 2010.04.21 07:28

조용운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용운 기자] '1박 2일' 원정길의 대가는 처참했다.

'디펜딩 챔피언' FC 바르셀로나는 21일(이하 한국시각) 이탈리아 밀라노 주세페 메아짜에서 열린 ‘09/10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4강 1차전 인터 밀란과의 경기에서 1-3 완패를 당했다.

후반 들어 극심한 체력 저하와 집중력 부족을 드러낸 바르셀로나는 올 시즌 처음으로 한 경기에서 3실점 하는 좋지 않은 모습을 보이며 결승 진출에 먹구름이 꼈다. 이로써 바르셀로나는 결승에 진출하기 위해선 2차전에서 2-0 승리 내진 세 골 차 이상의 승리가 필요해졌다.

경기 전부터 바르셀로나의 고전은 예상되던 바였다. 최근 아이슬란드 화산 폭발 때문에 유럽 전역에서 항공기 운항이 중단되면서 바르셀로나는 밀라노까지 버스로 이동할 수밖에 없었다.

지난 18일 에스파뇰과의 치열했던 카탈루냐 더비를 치르고 나서 회복 훈련만을 마치고 원정길에 나선 바르셀로나 선수들은 19일 프랑스 칸에서 숙박한 뒤 다시 버스로 밀라노까지 이동했다. 당초 바르셀로나에서 철도를 이용해 밀라노까지 갈 계획이었지만 도중에 지나는 프랑스가 현재 철도 파업 중이라 버스만이 답이었다. 결국, 장장 985km에 달하는 대장정을 벌인 바르셀로나 선수들은 버스에서만 14시간이라는 최악의 원정길을 나섰다.

바르셀로나 선수단은 이동 중 두 시간마다 휴식을 취하고 버스 두 대에 나눠 타며 최대한 컨디션 조절에 차질을 입지 않기 위한 노력을 펼쳤지만 1박 2일의 대장정의 피로를 풀기엔 하루라는 시간은 너무 짧았다.

실제로 체력 저하를 느낄 수 없는 경기 초반에는 괜찮았다. 인터 밀란을 상대로 전반 18분 페드로가 선제골을 뽑아내는 등 경기 초반 바르셀로나는 특유의 포제션 축구를 바탕으로 인터 밀란을 위협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바르셀로나 선수들의 체력 저하는 눈에 띄게 드러났고 공수 가릴 것 없이 무기력한 플레이의 연속이었다. 특히 세 번의 실점 상황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수비수들은 페널티 박스 내에 있는 인터 밀란의 공격수들을 놓치기 일쑤였고 공격수들 역시 발이 움직이지 않아 순간 대처 능력이 현저히 떨어짐을 느낄 수 있었다.

물론 이날 인터 밀란의 경기력을 생각해보면 버스 14시간 이동은 변명에 불과하다. 바르셀로나의 약점을 파고드는 조세 무리뉴 감독의 전술 변화는 눈에 띄었고 2차전을 예고하는 듯 보인 후반 지키기는 인터 밀란 수비진의 수준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이었다.

결국, 후반에만 두 골을 내주며 1-3 역전패를 당한 바르셀로나는 챔피언스리그 2연패의 빨간불이 들어왔고 남은 일정에서도 고전이 예상되고 있다. 바르셀로나는 당장 스페인 복귀도 항공기가 뜨지 못하면 버스 이동이 불가피해 보인다. 에스파뇰전 무승부 때문에 리그 역시 레알 마드리드와 1점밖에 차이 나지 않아 주말에 있을 세레스전을 쉽게 생각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과연 예상치 못한 천재지변 때문에 컨디션 조절에 차질을 빚고 있는 바르셀로나가 더블로 가는 마지막 고비를 넘어설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 = 버스로 이동중인 바르셀로나 선수단과 인터 밀란전 경기 결과 (C) 문도 데포르티보, 엘 문도 홈페이지 캡처]



조용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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