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6-17 2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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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거:유관순 이야기' 고아성 "기도하듯 연기했던 순간들" [엑's 인터뷰]

기사입력 2019.02.28 18:25 / 기사수정 2019.02.28 18:16


[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배우 고아성의 진심을 담은 열연이 관객들의 마음 속에 닿고 있다. 영화 '항거:유관순 이야기'(감독 조민호)를 통해 유관순 열사 역을 연기하며 스스로를 다시 되돌아보는 시간도 가졌다.

27일 개봉한 '항거:유관순 이야기'는 1919년 3.1 만세운동 후 세평도 안 되는 서대문 감옥 8호실 속, 영혼만은 누구보다 자유로웠던 유관순과 8호실 여성들의 1년의 이야기를 담았다. 특히 올해는 3.1절 100주년을 맞이하는 해로, '항거:유관순 이야기'의 개봉이 그 의미를 더하고 있다.

그 중심에 자리한 고아성의 마음은 더욱 남다르다. 고아성은 "제가 이전부터 '어떤 역할을 하고 싶냐'는 질문이 있으면, 항상 실존인물을 연기해보고 싶다고 했었거든요. 어떻게 보면 그게 소원이었죠"라고 운을 뗐다.

"그 전까지는 실존 인물을 연기했던 경험이 없었어요. 준비하는 과정에서는 거의 100% 상상에 의지했죠. 모티브를 주변에서 얻거나 그런 경우는 있었지만, 정말 실제 이런 사람들이 있었다는 베이스가 있는 것은 다른 느낌이라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막상 실존 인물의 영화가 제게 다가오니까 기분이 다르더라고요. 마냥 소원을 이룬 느낌은 아니었어요."


고아성은 '항거:유관순 이야기'가 처음으로 소개된 언론시사회 이후 간담회에서 촬영 이야기를 전하며 눈물을 쏟기도 했다. 자신만의 마음에 간직하고 싶은, 선뜻 쉽게 이야기를 전할 수 없는 감정을 느꼈던 시간 속에서 자신을 다시 돌아볼 수 있었다.

쑥스럽게 웃어보인 고아성은 "실제로는 정말 즐겁게 촬영했었어요. 특히 제가 또래 배우들과 촬영을 해 본 경험이 많이 없었는데, 그래서 더 특별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촬영했던 기억이 있죠. 후폭풍이 심하다거나 하는 것처럼 힘든 작품도 아니었고요"라고 설명했다.

고아성은 열일곱 나이에 고문과 핍박을 견디며 자신의 신념을 굽히지 않았던 모습과 마음, 서대문 감옥 8호실 여성들과 연대하는 유관순의 얼굴을 섬세하게 그려냈다.

"시나리오를 받아보고 일주일 정도 고민했던 것 같아요. 감독님과 만났고, 하기로 결정했죠. 유관순 열사님을 생각하면 사실 정말 존경이나 성스러움 이외에 어떤 감정을 감히 느낄 수가 없던 부분이 있던 것 같아요. 그리고 영화는 또 인간적인 부분을 많이 그리고 있잖아요. 아주 사소한, 인간적인 감정들을 정리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았죠."

'책임감'과 '죄책감'이라는 단어를 함께 꺼낸 고아성은 "독립운동을 이끈 인물이잖아요. 그러다 부모님도 돌아가시게 되고, 그 무너짐이 어마어마할 것이라고 생각했죠. 제약된 공간 안에서, 다시 의지를 세울 수 있던 것에는 분명 다른 힘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죄책감은, '어떤 사람이 정말 이런 상황을 비슷하게 겪었을 텐데, 이렇게 하는 게 맞나'라는 의심 같은 것이거든요. 실존인물을 연기하는 것과는 또 다른 죄책감이 있는 것 같아요"라고 담담하게 말을 이었다.


촬영 전 학창시절 교과서를 통해 배웠던 유관순 열사에 대해 되새기고, 서대문형무소를 직접 찾아가 유관순을 비롯해 당시 독립을 위해 애썼던 수많은 사람들이 있었다는 사실들을 마음으로 다시 느꼈다. '달라져서 왔으면 좋겠다'는 조민호 감독의 당부에 맞춰 변해가는 유관순의 모습을 표현하고자 5일 동안 금식하며 살을 빼기도 했다. 고아성은 이 모든 것들이 "당연히 납득됐던 과정"이었다고 덧붙였다.

앞서 고아성은 '배우 고아성이 열일곱 유관순에게'라는 제목으로 전했던 메시지에서 '가장 안타까웠던 점은 열사님의 음성을 모른다는 것이었다'고 언급한 바 있다. 다시 전해진 이야기에 "죄송하다"며 눈물을 닦은 고아성은 "정말 목소리가 궁금했다"고 먹먹한 마음을 함께 전했다.

"영화를 만드는 것이 목적이라고 하지만, 이번 작품은 이상하게 마음을 전하는 그런 느낌이었던 것 같아요"라고 다시 말문을 연 고아성은 "사실 이렇게 얘기 드리면 조금 부끄럽기도 하지만, 촬영 때 정말 기도하듯이 연기를 했던 것 같아요. 촬영이 끝나고 숙소에 돌아오면서, 영화를 생각하며 기도를 드렸던 마음이 떠오르네요"라고 영화에 대한 애정을 전하면서 미소를 보였다.

"올해 3월 1일을 목표로 만들어진 영화거든요. 제가 참여하기 전부터 이 부분은 정해져 있었는데, 그날이 다가온다는 것이 이제 서서히 실감이 나는 것 같아요. 연기를 하고, 또 영화를 만드는 저에게 있어서도 '항거:유관순 이야기'는 굉장히 의미가 있는 작품이거든요. 제 마음을 담은만큼, 보시는 분들에게도 잘 전달됐으면 좋겠습니다."

slowlife@xportsnews.com / 사진 = 롯데엔터테인먼트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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