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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인터뷰] '연애의 맛' 서혜진X이국용 PD "2019년 예능, 더 리얼해져야죠"

기사입력 2019.01.01 10:30 / 기사수정 2019.01.01 08:08

김주애 기자
[편집자주] 2018년 가장 비약적인 성장을 이뤄낸 채널을 꼽자면 단연코 TV조선일 것입니다. 올 한해 TV조선은 뉴스 외에는 볼 것이 없는 채널에서, 드라마 '대군'과 예능 '아내의 맛', '연애의 맛'을 연달아 성공시키며 채널 이미지 쇄신에 성공했습니다. 그리고 이 변화의 중심에는 지난해 TV조선으로 이적한 서혜진 국장과 이국용 PD가 있었습니다. 엑스포츠뉴스가 두 사람을 만나 2018년 한 해를 돌아보고, 2019년 예능의 방향을 진단해봤습니다.


[엑스포츠뉴스 김주애 기자] 2018년, '동상이몽2-너는 내 운명'을 성공시키며 SBS에서 승승장구하던 서혜진 PD와 이국용 PD는 TV조선으로 적을 옮겼다. 많은 이들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가장 잘 할 수 있는 리얼리티 예능을 무기로 내세운 두사람은 '아내의 맛', '연애의 맛'을 연달아 성공시켰다.

'아내의 맛', '연애의 맛'이 더욱 대단한 점은 카메라 안의 쇼적인 부분과 카메라 밖의 현실적인 부분의 경계를 이전의 리얼 예능보다 더 모호하게 만들었다는 데에 있다. 함소원-진화 부부는 '아내의 맛'을 통해 시댁으로부터 인정받고 진짜 가족이 되어가는 모습을 공개했으며, '연애의 맛'으로 만난 이필모와 서수연은 결혼까지 결심하게 됐다.

이처럼 서혜진 국장-이국용 PD 콤비가 만들어내는 리얼 예능에는 다른 리얼 예능과는 다른 특별함이 묻어있다. '맛' 시리즈를 성공적으로 정착시킨 데 이어, 신년에는 1029 세대의 트로트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을 선보이며 예능 라인업을 한층 더 탄탄하게 만들 계획을 가지고 있는 TV조선의 서혜진 국장과 이국용 PD를 만나봤다.

- TV조선에서 첫 시작을 '아내의 맛'으로 했다. 전작 '동상이몽2'와 비슷하다는 평도 있었는데.

서혜진 국장 (이하 '서') "TV조선이 종편이라 시청층을 고려해야했다. 그리고 가족, 관찰 예능은 소프트랜딩 할 수 있는 아이템이었다. 거기에 요리를 좀 더 접목시켜 '아내의 맛'을 탄생시켰다. 워낙 관찰 예능을 잘 찍을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어서 관찰 리얼리티를 기획한 것이다. 잘하는 것에 집중한다는 전략이 잘 맞아떨어졌다."

- '동상이몽'부터 '아내의 맛', 그리고 '연애의 맛'까지 의외의 인물을 잘 발굴하는 것 같다. 그 비결이 무엇인가.

서 "나는 실험적인 캐스팅을 좋아한다. 내가 하고 싶은 인물을 캐스팅해오면, 이국용 PD가 그 사람을 깊게 파악해서 캐릭터를 만들어낸다. 이국용 PD가 그쪽으로 감이 많이 발달되어 있다. 사람의 인터뷰를 하면, 캐릭터를 잘 잡아낸다. 어떻게 해야 그 사람의 캐릭터가 잘 표현되는지 파악을 잘 하는 것 같다. 그래서 나는 후배 PD들에게도 이국용 PD의 인터뷰 스킬을 배우라고 한다. 특이한 질문도 많이 하는데, 그 사람을 360도로 다 분석해 내는 것 같다."

이국용 PD (이하 '이') "출연진을 처음 만났을 때 내가 느낀 그대로만 잘 표현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촬영에 임한다. 내가 느낀대로만 화면에 묻어나면 그게 리얼인 것 같다. 그런 리얼함을 우직하게 추구하다보니 좋은 반응을 얻을 수 있는 것 같다."

- 제일 실험적인 캐스팅은 누구였나

서 "함소원-진화 부부가 제일 실험적이었다고 생각한다. 한국 사회에서 흔하게 볼 수 없는 조합이었다. 이국용 PD와 함께 인터뷰를 했는데, 아직 시부모님한테 결혼 허락을 못받았다고 하더라. 그걸 들은 이국용 PD가 '시댁에 인사하러 가는 것부터 시작하자'고 던져줘서 찍어야겠다는 확신이 생겼다."

- 만약 시부모님이 반대를 하면 어떻게 하려고 했나

이 "(웃음) 출연진을 보고 느낀게 있으면 어떻게든 찍어낸다. 다들 어떻게 그렇게 하냐고 묻는데, 찍고 싶은게 생기면 어떻게든 찍는다."
 
서 "이국용 PD는 사람들이 가장 보고싶어하는 부분을 명확하게 알고 구현해내는 PD다."

- 극적으로 보이는 장면들 때문에 대본이라고 의심하는 시청자도 있다

이 "우리는 대본이 아예 없으니까 그런 반응에 대해서는 신경을 안 쓴다. 거짓말은 아예 안찍는다는 원칙이 있다. 거짓은 어떻게든 티가 난다. 그래서 리얼함을 더 깊게 파게 된다. 촬영이 아니라고 하고 찍는 것들도 있다. 그럴 때 더 자연스러운 모습이 나온다."

서 "예를 들어 '연애의 맛'에서 김종민이 황미나에게 '행복을 주는 사람' 녹음한 걸 들려주던 장면도 촬영장에서 카메라를 정리하던 중에 찍힌 자연스러운 모습이다. 출연자가 원하는 장면을 연출하게 위해 도와주는 것은 있다. 예를 들어 서수연이 이필모에게 이벤트를 하고 싶다고 할 때, 그걸 구현하는 건 제작진이 서포트해줄 수 있다. 짜고 치는 고스톱이 아닌 리얼함에서 세련됨이 나오는 것 같다."

- 관찰 예능이 몇 년 째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이제는 지겹다는 평도 있는데.

서 "우리는 우리가 하는 예능을 '관찰 예능'이라고 좁혀서 말하기 보다, 리얼리티의 다양한 변주라고 말하고 싶다. 미국의 경우를 보면 일본처럼 짜고 치는 버라이어티, 몰카 같은 쇼 프로그램이 거의 안 남아있다. 퀴즈, 서바이벌 등 리얼함을 추구하는 방송이 많다. 비연예인이 출연하는 리얼리티도 많이 사랑받는다. 우리나라도 일본보다는 미국의 방향을 따라가는 것 같다. 그래서 계속 더 리얼함을 추구하게 될 것 같다. 지난해에 사랑받은 '도시어부'나 '연애의 맛'은 진짜 낚시, 진짜 연애를 보여준다."

"그리고 나는 리얼함의 끝판왕이 '연애의 맛'같은 연애 리얼리티라고 생각한다. 출연진의 감정이 어떻게 변해갈 지 아무도 모르는 상황이고, 이는 대본으로 만든다고 해서 만들어 지는 것도 아니다."

- '연애의 맛'에서 썸부터 결혼까지 다양한 연애의 면모를 보여줬다. '연애의 맛'이 추구할 다음 스텝은 무엇인가.

이 "지금 현재는 연애에 꽂혀있다. 이번에는 다들 노총각을 출연진으로 찍었으니, 다음에는 다른 연애를 보여주고 싶다. 사실 '연애의 맛'도 원래는 14회 까지 하기로 되어 있었는데 갑자기 시청률이 잘 나오고 새로운 이야기가 이어지니까 끊을 수 없게 됐다. 우리가 판을 벌려 놨는데, 이 안에서 연애를 하는 분들에게 갑자기 그 감정을 끊으라고 할 수도 없다. 또 누군가가 더 이상 방송을 못하겠다고 하면 그걸 막을 수도 없다."

서 "그래서 만약 누가 이 안에서 연애를 하다가 헤어져서 하차를 한다면 그 나가는 이유까지 보여주는 게 진짜 리얼이라고 생각한다. 왜 헤어지는지, 왜 힘든 지까지 다 보여줘야한다고 생각한다. 시청자분들에게 연애의 시작을 공개한 만큼 끝까지도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 2019년에는 지금까지 해 온 리얼리티와는 다른 트로트 오디션을 보여줄 예정이라고 들었다.

서 "오디션 장르 역시 리얼리티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다른 데서 많이 하는 오디션보다 트로트라는 특이한 장르를 다뤄보고 싶었고, 특히 그 특이한 장르에 들어온 젊은 여성들의 이야기를 담아보고 싶었다. 요즘은 다들 조금은 달라야 한번이라도 시선을 더 준다. 그리고 TV조선의 주 타깃층도 잡으면서 세련됨으로 다른 타깃까지 고려하려 한다. 남들이 다 가는 길이 아닌 소수가 가는 길에 들어온 젊은 여성들의 이야기가 재미를 줄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이들이 1등 자리를 놓고 나아가는 과정에서 다양한 스토리가 나올 수 있을 것 같았다. 2월 말 혹은 3월 초 런칭을 목표로 준비 중이다."

- 마지막으로 2019년 예능 트렌드는 어떻게 변화할 것 같나

서 "딱히 더 새로운 트렌드가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는 이런 리얼리티에 특화된 사람들이고, 더욱 수준 높은 리얼리티를 만드는 데 집중할 예정이다. 시청자의 수준이 계속 높아지고 있다. 이제 진짜가 아닌 건 안 보는 시대다"

이 "지금보다 더욱 수준 높은 리얼리티를 구현하고자 노력하겠다. 시청자들이 보기에는 다 똑같은 리얼리티 방송일 수는 있지만 내부적으로는 치열한 고민과 노력을 한다. 더 단련하고 연마해서 더욱 현실적인 모습을 담아내겠다."

savannah14@xportsnews.com / 사진 = 조선일보, TV조선

김주애 기자 savannah14@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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