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8.07.24 12:28 / 기사수정 2008.07.24 12:28

[엑스포츠뉴스=김도광 기자] 삼성에 있어 기아의 이범석은 저승사자와도 같은 존재라고 할 수 있다. 삼성을 지옥의 문턱까지 이끌었던 장본인이기 때문이다. 그날 삼성의 선수들은 지옥을 보았을 것이고 그리로 인도했던 이범석은 흡사 저승사자였다고 표현해도 틀리지는 않으리라.
지난 7월 4일 대구. 삼성이 기아에게 11대 0이라는 큰 점수 차로 패할 때였다. 이미 SK에게 사상 최다 완봉패(6월 1일)를 당한 경험도 있고 LG에게 시즌 최다득점과 최다점수 차(6월 26일)로 졌던 기억도 있는지라 11대 0이라는 점수가 놀라운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그날을 치욕으로 기억하는 이유는 9회말 투아웃까지 단 하나의 안타도 기록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아웃 카운트하나만 더 잡히면 삼성은 82년 프로야구가 시작된 이래 11번째 노히트 노런을 기록하게 되는 것이다.
비록 신이 누구의 편인지는 알 수 없는 일이나 최소한 삼성을 외면하지는 않았다. 9회말 투아웃에서 나온 박석민의 내야 땅볼이 아슬아슬하게 안타로 처리된 것이다. 그 안타 하나로 노히트 노런의 치욕은 피할 수 있었지만 그날 9회말 투아웃까지 피를 말리는 긴장 속에서 경기에 임했을 선수들로서는 종료가 다가오고 아웃카운트가 늘어날 때마다 점점 다가오는 지옥의 유황불을 경험했을 것이다. 삼성으로서는 잊으려야 잊을 수 없는, 아니 잊지 말고 가슴에 새겨야 할 기억이었다. 그래야만 훗날을 기약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 삼성이 그날의 그 저승사자와 이번에는 광주에서 다시 만났다. 정녕 이범석이 저승사자가 맞다면 삼성은 5위 탈환은커녕 1.5 게임차로 더 벌어진 채 주저앉고 말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기아를 밀어내고 다시 5위 자리로 복귀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렇기에 껄끄러운 상대였지만 외나무 다리에서 만난 상대였으니 삼성으로서는 피할 수도 없는 입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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