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우진 기자) KBO리그 LG 트윈스 출신 좌완 투수 디트릭 엔스(35·볼티모어 오리올스)가 결국 미국 메이저리그(MLB) 생존 경쟁의 벽을 넘지 못했다.
시즌 초반 부상 악재 속에서도 빅리그 로스터 자리를 지켜냈지만, 볼티모어는 끝내 엔스를 지명할당(DFA) 처리하며 결별 수순에 들어갔다.
미국 메이저리그 이적시장 전문 매체 'MLB 트레이드 루머스'는 27일(한국시간) 구단 공식 발표를 인용해 "볼티모어가 좌완 닉 라케를 트리플A 노퍽에서 콜업했고, 이에 따른 로스터 정리 차원에서 엔스를 DFA 처리했다"고 보도했다.
매체는 엔스의 최근 흐름을 두고 "2025시즌 인상적인 복귀 스토리를 만들었던 선수"라고 평가했다.
이어 "2022년부터 2024년까지 해외 무대에서 뛰었던 그는 지난해 미국으로 돌아와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와 볼티모어에서 총 46⅓이닝을 던지며 평균자책점 4.08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엔스는 지난해 메이저리그 복귀 후 기대 이상의 경쟁력을 보여줬다. 탈삼진 비율과 볼넷 억제 능력에서도 평균 이상의 수치를 남기며 좌완 뎁스 자원으로 주목받았다.
그 결과 볼티모어는 2026시즌을 앞두고 엔스와 1년 262만 5000달러(약 39억원) 규모 계약을 체결했고, 2027시즌 구단 옵션까지 포함시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하지만 올 시즌은 순탄하지 않았다. 엔스는 시즌 초반 왼발 감염 증세로 부상자 명단(IL)에 올랐고, 약 한 달 가까이 전력에서 이탈했다.
이후 복귀해 16이닝 동안 평균자책점 3.94를 기록했지만 세부 지표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MLB 트레이드 루머스'는 "18.6%의 탈삼진 비율과 15.7%의 볼넷 비율은 모두 좋지 않은 수치"라고 지적했다.
결국 볼티모어는 로스터 재정비 과정에서 엔스를 정리하는 선택을 내렸다. 최근 오리올스는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 출신 알버트 수아레즈, 조시 워커, 닉 라켓 등 여러 투수들을 오가며 불펜 운용을 계속 바꾸고 있다. 엔스 역시 이런 치열한 생존 경쟁 속에서 희생양이 됐다.
한국 야구 팬들에게 엔스는 익숙한 이름이다.
그는 LG 트윈스 소속으로 뛴 지난 2024시즌 30경기 전 경기에 선발 등판해 13승 6패 평균자책점 4.19를 기록했고, 167⅔이닝을 소화하며 157탈삼진을 잡아냈다.
그는 KBO 시절 특히 이닝 소화 능력과 꾸준함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다승 3위는 물론 이닝, 탈삼진 모두 리그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며 사실상 팀 선발진의 한 축을 나름 잘 담당했다는 분석이 이어졌다. 다만 기복과 결정구 부재 등 한계가 존재한다는 평가 속에 재계약을 맺는 데에는 실패했다.
그럼에도 KBO리그에서의 경험은 엔스의 커리어에 적지 않은 영향을 남겼다. 한국 무대에서 꾸준히 선발 경험을 쌓은 그는 결국 지난해 MLB 복귀라는 반전 스토리까지 만들어냈다.
하지만 냉혹한 빅리그 로스터 경쟁은 다시 엔스를 밀어냈다. DFA 처리된 엔스는 향후 웨이버 절차를 거치게 되며, 다른 구단 이적 혹은 마이너리그 잔류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다.
결국 KBO리그를 거쳐 다시 메이저리그 마운드에 섰던 엔스는 또 한 번 커리어의 갈림길에 서게 됐다.
그래도 지난해 복귀 과정에서 안정적인 좌완 자원으로서의 가치만큼은 분명 증명해낸 만큼, 그가 좌완 뎁스 보강이 필요한 다른 구단의 관심을 받을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볼티모어 오리올스 / 엑스포츠뉴스DB
이우진 기자 wzyfoot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