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광주, 유준상 기자) 야구를 그만두려고 하던 시기에 전화 한 통을 받았고, 프로 팀 입단의 꿈을 이뤘다. 이제는 육성선수 신화까지 쓸 기세다. KIA 타이거즈 내야수 박상준이 그 주인공이다.
박상준은 지난 19일 광주-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리그 LG 트윈스와의 정규시즌 4차전에 2번타자 겸 1루수로 선발 출전해 6타수 3안타(1홈런) 1타점 1득점으로 활약했다.
특히 첫 타석에서 나온 홈런이 눈길을 끌었다. 1회말 1사에서 첫 타석을 맞은 박상준은 LG 선발 앤더스 톨허스트의 3구 142km/h 커터를 잡아당겨 오른쪽 담장을 훌쩍 넘기는 선제 솔로포를 쏘아 올렸다. 박상준의 데뷔 첫 홈런이었다. KIA 구단에 따르면 타구속도는 184.1km/h, 비거리는 138.7m(이상 호크아이 기준)로 측정됐다.
박상준은 경기 중반 이후에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6회말 네 번째 타석, 8회말 여섯 번째 타석에서 안타를 추가하며 8일 사직 롯데 자이언츠전(4타수 3안타) 이후 11일 만에 3안타 경기를 완성했다. 시즌 타율은 0.282에서 0.311(45타수 14안타)로 상승했다.
20일 LG전이 우천으로 취소된 이후 취재진과 만난 박상준은 "치는 순간 홈런인 줄 알았다. 퓨처스리그에서 뛸 때도 그런 타구가 많이 나왔다"며 "실력이라고 하기에는 좀 그렇고 몸쪽으로 스트라이크 존을 설정하고 있었기 때문에 운이 좋았던 것 같다"고 홈런 상황을 돌아봤다.
박상준은 지난달 4일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1군에 올라왔고, 7경기 17타수 3안타 타율 0.176으로 이렇다 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그러면서 2주 뒤 2군행 통보를 받았다. 이후 3주 동안 2군에 머무른 그는 지난 8일 다시 1군 엔트리에 등록됐다.
2군에서 가다듬고 올라온 박상준은 5월 8경기 28타수 11안타 타율 0.393, 1홈런, 4타점, 출루율 0.452, 장타율 0.607을 기록 중이다. 지난 8일부터 20일까지 기록만 놓고 보면 팀 내에서 출루율 1위, 타율·장타율 3위 등 여러 공격 지표에서 팀 내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그만큼 최근 흐름이 좋다.
박상준은 "1군에서 많이 놓쳤던 걸 생각하면서 계속 준비했다. 원래 모든 타석에서 직구를 노리고 들어가야 하는데 계속 변화구만 노렸다. 직구가 들어왔을 때, 또 변화구가 들어왔을 때도 타이밍이 안 맞더라. 그래서 2군에 내려간 뒤에는 계속 직구에 초점을 맞춰서 연습했다"며 "내 타이밍에 걸릴 때가 많아서 좋아진 것 같다. 변화구도 다 대처할 수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2군과 비교했을 때) 1군의 느낌이 그렇게 다르진 않더라. 괜히 쫄았다고 생각했던 것 같은데, 아직 긴장되는 것 같긴 하다"며 "1군 투수들의 공에 적응하지 못할 줄 알았는데, 그래도 사람이 하는 거라 어느 정도 적응했다. 그런데 (1군의) 분위기는 아직 적응이 안 되는 것 같다. 이닝이 지나면서 좀 나아지긴 했다. 지난 주 대구에 갔을 때도 함성 소리가 엄청 컸다"고 덧붙였다.
2001년생인 박상준은 석교초-세광중-세광고-강릉영동대를 거쳐 2022년 육성선수로 KIA 유니폼을 입었다. 2020 KBO 신인 드래프트에 참가했으나 10개 구단의 지명을 받지 못하면서 대학 진학을 택했다.
대학 진학 후에도 상황이 달라지지 않자 박상준은 야구를 그만둘 생각까지 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KIA의 연락을 받았다. 박상준은 "솔직히 야구를 그만두려고 했다. 대학교 2학년 때 다른 걸 알아보고 있었다. 코치도 생각했고 다른 스포츠를 취미삼아 해보려고 생각하기도 했는데, 갑자기 KIA에서 전화가 왔다"며 "야구 선수를 더 할 수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기분이 좋았던 것 같다. 그래서 정말 열심히 했다"고 말했다.
우여곡절 끝에 프로 무대에 입성한 박상준은 2024년부터 꾸준히 퓨처스리그(2군) 경기를 소화했다. 특히 올해는 퓨처스리그에서 21경기 71타수 28안타 타율 0.394, 6홈런, 28타점, 출루율 0.484, 장타율 0.704로 활약하며 주목을 받았다.
아직 갈 길이 멀다는 게 박상준의 이야기다. 박상준은 "전체적으로 다 아쉽다. 모든 부분에서 보완해야 한다. 수비도 그렇고 타격도 아직 운으로 야구하고 있는 것 같다. 감독님께 믿음을 드리기에는 부족한 것 같다"며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다짐했다.
사진=광주, 유준상 기자 / KIA 타이거즈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