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손흥민의 침묵은 언제까지 이어질까.
손흥민이 아직 미국프로축구 메이저리그사커(MLS)에서 득점을 기록하지 못한 가운데 손흥민에게 마무리보다 플레이 메이킹을 맡기고 있는 손흥민의 소속팀 로스앤젤레스FC(LAFC)의 사령탑 마크 도스 산토스 감독이 지금의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혀 눈길을 끈다.
도스 산토스 감독은 LAFC가 과거와 달리 수비 축구를 표방하는 팀으로 바뀌고 있으며, 본인은 이것이 LAFC를 우승으로 이끄는 길이라고 믿는다고 이야기했다. LAFC가 지금처럼 수비 위주의 플레이를 한다면 손흥민의 리그 무득점 기간도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손흥민은 지난달 30일(한국시간) 열린 톨루카(멕시코)와의 2026 북중미카리브축구연맹(CONCACAF) 챔피언스컵 준결승 1차전에서도 스트라이커가 아닌 공격형 미드필더로 활약했다.
그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의 BMO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CONCACAF 챔피언스컵 준결승 1차전 홈 경기에 선발 출전해 두 개의 도움을 올리며 LAFC의 2-1 승리를 견인했다. 손흥민의 활약을 앞세워 멕시코 리가MX의 강호 톨루카를 제압한 LAFC는 결승 진출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이날 선발 출전해 풀타임을 소화한 손흥민은 후반 6분 세르지 팔렌시아의 크로스를 원터치 패스로 티모시 틸먼에게 돌려놓았고, 이를 틸먼이 강력한 슈팅으로 연결해 톨루카의 골네트를 출렁이면서 도움을 기록했다.
이어 경기가 1-1 무승부로 마무리되는 것처럼 보였던 후반 추가시간 페널티지역 왼편에서 날카로운 프리킥으로 은코시 타파리에게 공을 전달했고, 타파리가 헤더로 득점에 성공하며 팀의 승리를 결정짓는 도움을 올렸다.
톨루카전에 두 개의 도움을 추가한 손흥민은 올 시즌 15경기에서 2골 14도움을 달성했다. 13경기에서 12골 4도움을 기록했던 지난 시즌과 비교해 공격포인트가 올라가는 흐름은 비슷하지만, 득점과 도움의 비율이 달라진 모습이다.
손흥민이 LAFC에 합류하기 전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 홋스퍼 시절부터 플레이 메이커가 아닌 주 득점원으로 활약했고, 당장 지난 시즌에도 골게터 역할을 수행했기 때문에 팬들로서는 현재 득점보다 동료들을 돕는 플레이에 치중하고 있는 손흥민의 모습이 낯설게 다가올 수밖에 없다.
이는 지난해까지 손흥민을 지도했던 스티브 체룬돌로 감독과 달리 도스 산토스 감독이 손흥민을 공격형 미드필더로 기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손흥민은 도스 산토스 감독 체제에서 몇 차례 최전방 공격수로 출전한 것 외에는 대부분의 경기를 4-2-3-1 전형의 공격형 미드필더 자리에서 뛰고 있다.
다만 역할 변화로 인해 손흥민이 침묵하는 기간이 길어지면서 일각에서는 손흥민에게 나이가 들어 기량이 하락하는 '에이징 커브'가 닥친 게 아니냐는 의심이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이에 대해 도스 산토스 감독은 "손흥민은 현재 도움 수치가 정말 뛰어나다"며 "우리는 손흥민과 드니 부앙가를 최대한 가깝게 배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금 팀의 구조를 무너뜨리지 않으면서 이것을 구현해 야한다"고 이야기했다.
도스 산토스 감독은 스타 플레이어들에게 의존하는 팀이 아닌, 전반적으로 밸런스를 유지하면서 승리를 노리는 팀을 만들겠다는 생각이다.
그는 톨루카와의 챔피언스컵 준결승 1차전 이후 "과거 LAFC가 카를로스 벨라 같은 선수들을 전면에 내세워 화려한 공격력을 보여줬다면, 지금 우리는 탄탄한 수비를 바탕으로 하는 팀으로 바뀌어가고 있다"면서 "나는 이것이 우리가 우승 타이틀을 따내는 길이라고 믿는다"며 과거와 달리 LAFC가 수비적인 축구를 기반으로 하고 있고, 본인은 이런 방식이 우승으로 이어질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도스 산토스 감독의 생각이 바뀌지 않는 이상 손흥민의 역할도 지금과 달라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소속팀에서 선수의 역할이 변하는 것은 종종 있는 일이다. 선수의 능력이 특정 부분에 집중되지 않는 경우 더욱 그렇다. 손흥민 역시 득점만이 아니라 연계 능력 등이 좋기 때문에 지금처럼 공격형 미드필더 역할을 맡을 수 있는 것이다.
지난 시즌처럼 손흥민이 터트리는 짜릿한 득점과 이를 앞세운 화끈한 공격력을 기대했던 팬들로서는 지금의 상황이 아쉽겠지만, 시즌 막바지 손흥민이 우승컵을 들어올리는 모습을 본다면 생각이 달라질 수도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