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 라이온즈 포수 강민호가 28일 계약기간 2년, 총액 20억 원의 조건에 FA 계약을 체결했다. 1999년 KBO리그에 FA 제도가 도입된 이후 처음으로 4번째 FA 계약을 이뤄낸 선수가 됐다. 사진 엑스포츠뉴스 DB
(엑스포츠뉴스 김지수 기자) 삼성 라이온즈 포수 강민호가 KBO리그 FA(자유계약) 역사상 최초로 4번째 계약을 따낸 주인공이 됐다. 8년 전 부산을 떠나 대구로 둥지를 옮길 때만 하더라도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쾌거다.
삼성 구단은 28일 공식 보도자료를 내고 강민호와 계약기간 2년, 계약금 10억원, 연봉 3억원, 연간 인센티브 2억원 등 총액 20억원의 조건에 FA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강민호는 구단을 통해 "프로 선수로서 4번째 FA 계약을 할 수 있어 영광이다. 다음 시즌 팀 우승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1985년생인 강민호는 2004년 포항제철공업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롯데 자이언츠에 신인드래프트 2차 3라운드, 전체 17순위로 입단하면서 프로 커리어를 시작했다. 3년차였던 2006시즌 주전으로 도약한 뒤 2008년에는 '국가대표' 포수로 성장, 한국 야구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 획득에 힘을 보탰다.

삼성 라이온즈 포수 강민호가 28일 계약기간 2년, 총액 20억 원의 조건에 FA 계약을 체결했다. 1999년 KBO리그에 FA 제도가 도입된 이후 처음으로 4번째 FA 계약을 이뤄낸 선수가 됐다. 사진 엑스포츠뉴스 DB
강민호는 2008, 2011~2013시즌 포수 부문 골든글러브 수상으로 현역 최고 포수로 입지를 다졌다. 만 28세였던 2013시즌 종료 후에는 생애 첫 FA 자격을 취득, 권리를 행사했다. 2004시즌 종료 후 심정수가 현대 유니콘스(2008년 해체)에서 삼성 라이온즈로 이적하면서 받았던 4년 총액 60억원을 뛰어넘는 4년 75억원 전액 보장에 도장을 찍고 역대 FA 최고 계약을 거머쥐었다.
강민호는 첫 FA 4년 계약 기간 동안 몸값을 해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2015시즌 35홈런, 2016시즌 20홈런, 2017시즌 22홈런으로 리그 최정상급 포수의 면모를 유지했다.
강민호는 2017시즌을 마친 뒤 두 번째 FA 계약 역시 롯데 잔류가 유력해 보였다.
하지만 뚜렷한 주전포수가 없었던 삼성이 강민호에 강력한 러브콜을 보냈고, 4년 총액 80억원에 KBO리그 역사상 가장 충격적인 FA 이적 중 하나가 현실이 됐다.
강민호는 삼성 유니폼을 입고 2018시즌 22홈런, 2019시즌 13홈런, 2020시즌 19홈런, 2021시즌 18홈런 등으로 중심 타자 역할을 해냈다. 무엇보다 팀 내 어린 투수들의 성장을 이끄는 리더십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2022시즌을 앞두고 커리어 세 번째 FA에서 타 구단 이적이 아닌 4년 최대 36억원에 잔류를 택했다. KBO FA 역사상 처음으로 3연속 4년 계약을 따낸 선수로 이름을 남겼다.

삼성 라이온즈 포수 강민호(왼쪽)가 28일 계약기간 2년, 총액 20억 원의 조건에 FA 계약을 체결했다. 1999년 KBO리그에 FA 제도가 도입된 이후 처음으로 4번째 FA 계약을 이뤄낸 선수가 됐다. 사진 삼성 라이온즈
강민호에게 '에이징 커브'는 없었다. 2022시즌 13홈런, 2023시즌 16홈런, 2024시즌 19홈런으로 여전히 빼어난 방망이 솜씨를 유지했다. 주전 포수로 '대체 불가' 존재감을 뽐냈고, 삼성은 2024시즌 한국시리즈 진출, 2025시즌 플레이오프 진출로 2년 연속 가을야구 무대를 밟으면서 암흑기 탈출에 성공했다.
강민호는 만 40세였던 올해에도 127경기에서 타율 0.269, 111안타, 12홈런, 71타점, OPS 0.753으로 제 몫을 해냈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걸 입증했고, KBO 최초로 4번째 FA 계약을 따낸 선수로 역사에 이름을 새겼다.
강민호는 "최초의 FA 4번이라는 기록을 세울 수 있어서 개인적으로 감사하게, 뜻깊게 생각하고 있다"며 "(삼성에 처음 왔을) 당시만 해도 조금 낯설기도 했었고 이 팀에서 이렇게 10년을 뛰게 될 거라고 생각하지 못 했다. 앞으로 2년 동안 내가 예전에 다른 팀 소속으로 봤던 왕조 삼성을 만들고 마무리하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또 "팀 내 베테랑의 위치에 있기 때문에 후배들을 잘 이끌어서 이제는 가을야구만 진출하는 팀이 아닌 정말 우승을 할 수 있는 팀이 되도록, 꼭 왕조 삼성을 만들고 싶다"고 강조했다.

삼성 라이온즈 포수 강민호(왼쪽)가 28일 계약기간 2년, 총액 20억 원의 조건에 FA 계약을 체결했다. 1999년 KBO리그에 FA 제도가 도입된 이후 처음으로 4번째 FA 계약을 이뤄낸 선수가 됐다. 사진 삼성 라이온즈
사진=삼성 라이온즈 / 엑스포츠뉴스DB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