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엑스포츠뉴스 윤준석 기자) 손흥민이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에서 역대급 흥행 흐름을 이어가면서 리그 홈페이지도 그를 가장 영향력 있는 스타로 인정했다.
밴쿠버 화이트캡스가 예고한 5만 3000명 이상의 만원 관중, 그리고 MLS 사무국이 직접 손흥민이 토마스 뮐러보다 더 큰 임팩트를 남겼다고 평가한 공식 분석까지 더해지면서 손흥민의 존재감이 플레이오프 전체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2025시즌 MLS 플레이오프 서부 콘퍼런스 준결승을 앞두고 손흥민이 MLS 무대 전체를 뒤흔드는 핵심 변수로 떠오르는 모양새다.

LAFC와 밴쿠버는 오는 23일 오전 11시 30분(한국시간) 캐나다 밴쿠버 BC플레이스에서 2025 MLS컵 플레이오프 서부 콘퍼런스 준결승에서 맞붙는다.
경기 전부터 해당 매치업이 가장 주목받는 이유에는 바로 손흥민과 뮐러가 있다.
여름 이적 시장을 통해 MLS에 입성한 두 글로벌 슈퍼스타, 손흥민과 뮐러가 MLS에서 처음으로 정식 승부를 벌이는 무대이기 때문이다.
이 두 선수의 합류는 각각 구단의 시즌을 완전히 뒤바꿔놓았고, 결국 두 팀 모두 서부 상위권으로 치고 올라오며 플레이오프에서 운명적으로 만났다.
밴쿠버는 경기 일주일 전, BC플레이스에서 열리는 4강전 티켓 매진을 공식 발표했다.
구단은 "5만 3000명이 넘는 역대 최다 관중이 예상된다"면서 "팬 여러분께서는 일찍 입장하시기 바란다"고 밝히며 경기의 폭발적 관심을 전했다.
MLS 출범 이후 밴쿠버 홈구장이 플레이오프에서 매진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밴쿠버는 올 시즌 정규리그와 챔피언스컵에서 리오넬 메시가 이끄는 인터 마이애미가 방문했을 때 기록한 5만3837명, 5만1035명에 이어 이번 LAFC전이 역대급 관중 기록을 경신할 가능성을 제시했다.
그리고 그 이유의 중심에는 손흥민이라는 이름이 자리 잡고 있다.
MLS도 두 선수의 합류가 리그 분위기 자체를 얼마나 끌어올렸는지 직접 분석했다.
MLS 공식 분석가 조셉 로우리는 13일자 공식 기사에서 뮐러와 손흥민의 영향력을 비교하며 "어떤 선수의 영향력이 더 컸는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결론은 손흥민이었다. MLS가 직접 손흥민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MLS는 "손흥민은 MLS 역대 최고 이적료로 LAFC에 합류했고, 곧바로 맹활약을 펼쳤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손흥민은 MLS 사상 최고 이적료 2660만 달러(약 388억 원)에 달하는 금액으로 LAFC에 합류하자마자 경기 흐름을 단숨에 바꿨다.
LAFC는 손흥민의 데뷔 이후 단 두 번만 패했는데, 그 중 한 번은 손흥민과 드니 부앙가가 A매치로 빠진 경기였다. 손흥민이 출전한 경기에서 LAFC 공격진의 구조 자체가 바뀌었고, 전술적인 전환과 경기 흐름의 폭발력에서 수준이 올라가면서 다른 팀이 됐다.
손흥민의 기록은 MLS 홈페이지가 강조한 대목이다.
MLS는 "손흥민은 11번의 선발 출전에서 10골을 넣었고 4개의 도움을 추가했다. 그의 첫 선발 출전 이후 메시와 부앙가만이 더 많은 공격 포인트를 올렸다"고 설명했다.
이어 "손흥민과 부앙가가 함께 나서면서 LAFC보다 더 위협적인 역습 축구를 보여주는 팀은 없다"고 짚었다.
실제로 손흥민 합류 후 LAFC는 경기당 0.69개의 역습 전환 골을 기록하며 MLS 전체 1위에 올랐다. 2위 뉴욕시티(0.46)를 압도적으로 앞선 수치다.
세부 지표도 압도적이다. MLS는 "손흥민은 90분당 비(非)페널티 기대득점(xG) 89백분위, 기대어시스트(xA) 91백분위, 전진 패스 93백분위, 전진 드리블 94백분위, 드리블 돌파 성공 96백분위에 위치한다"며 "엘리트 수준의 공격 지표를 모두 충족한 공격수"라고 분석했다.
LAFC의 전술적 변화를 주도하고, 같은 포지션 내 최상위권에 속하는 다재다능함을 동시에 갖춘 선수라는 평가다.
가장 중요한 변화는 승점이었다. MLS는 "손흥민은 뮐러보다 팀의 경기당 승점을 더 크게 끌어올렸다"고 밝혔다.
MLS에 따르면, LAFC는 손흥민이 선발로 복귀하기 이전 경기당 평균 1.66점을 기록했지만, 손흥민 합류 이후 2.09점으로 폭등했다. 무려 0.43점 상승이다.
MLS는 "뮐러 합류 이후 밴쿠버가 0.36점 상승한 것보다 더 큰 폭"이라며 "그래서 손흥민이 근소한 차이로 우위"라고 결론을 내렸다.
물론 뮐러 역시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고 있다. MLS는 "뮐러는 밴쿠버에서 선발로 출전한 뒤 경기당 평균 1골을 기록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뮐러는 여전히 세계 최고급 미드필더로 통하며 정규리그 7경기 6골 3도움, 플레이오프 3경기 2골을 기록했다.
MLS는 "뮐러는 밴쿠버의 3-2-5 구조에서 하프스페이스를 완벽히 점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부상으로 인해 결장한 경기가 있었고, 팀 전체의 변화를 이끈 폭발력에서는 손흥민이 더 뛰어났다는 분석이다.
흥행 면에서는 이미 손흥민이 리그 전체를 흔들고 있어 논쟁의 여지가 없다.
밴쿠버 구단 역시 "올여름 두 명의 글로벌 슈퍼스타가 MLS에 합류했다"며 손흥민과 뮐러의 역대 맞대결 전적까지 소개하며 해당 경기를 홍보하기도 했다.
밴쿠버 BC플레이스 전석 매진 발표 역시 같은 맥락이다.
손흥민 합류 이후 LAFC는 물론 이를 상대하는 팀까지 함께 손흥민 효과를 직접 체감하며 수혜를 보고 있다.
한편, MLS는 승부 전망에서 밴쿠버의 손을 들어줬다.
MLS는 "밴쿠버는 홈 어드밴티지뿐 아니라 더 균형 잡힌 팀"이라고 평가하며 "밴쿠버는 LAFC의 역습을 억제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진단했다.
결국 손흥민의 개인적 영향력과 흥행 효과, 그리고 팀의 공격 전환 수준이 차원이 다르다는 것과는 별개로, 단판 플레이오프에서 밴쿠버가 구조적으로 더 단단한 팀이라는 분석이다.
사진=MLS / LAFC / 밴쿠버 화이트캡스
윤준석 기자 redrup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