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엑스포츠뉴스 윤준석 기자)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홈페이지가 로스앤젤레스FC(LAFC) 공격수 손흥민을 향해 극찬을 쏟아냈다.
MLS는 '흥부 듀오' 손흥민과 드니 부앙가의 폭발적인 활약에 힘입어 오스틴FC를 대파하고 서부 콘퍼런스 4강행을 확정지은 LAFC를 두고 "'슈퍼팀'으로 불릴 자격이 충분하다"고 평가했다.
MLS는 4일(한국시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할로윈과 죽은 자의 날(디오 데 로스 무에르토스) 축제가 끝난 뒤에도 손흥민과 부앙가는 여전히 공포를 불러일으켰다"며 "두 선수는 오스틴 수비진을 무너뜨리며 MLS 역사에 남을 '공포의 밤'을 완성했다"고 보도했다.

LAFC는 3일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의 Q2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MLS컵 플레이오프 1라운드 2차전에서 홈팀 오스틴FC를 4-1로 대파했다.
지난달 30일 홈에서 열린 1차전에서도 2-1로 승리한 LAFC는 2연승으로 3차전 없이 시리즈를 마무리하며 서부 콘퍼런스 준결승 진출을 확정했다.
이날 경기의 주인공은 단연 손흥민이었다. 4-3-3 포메이션의 왼쪽 공격수로 선발 출전한 손흥민은 경기 초반부터 상대 수비를 농락하며 흐름을 가져왔다.
전반 21분 부앙가의 침투 패스를 받은 손흥민은 자신의 특기인 폭발적인 속도로 상대 수비 라인을 돌파했다. 페널티박스 안쪽에서 상대 수비수 일리에 산체스를 상대로 현란한 스텝오버로 타이밍을 빼앗은 뒤, 왼발로 낮고 강한 슈팅을 골대 하단에 꽂았다.
득점 직후 불과 3분 만에 손흥민은 어시스트까지 기록했다.
전반 24분 세르지 팔렌시아의 전진 패스를 이어받은 손흥민은 상대 골키퍼 브래드 스투버가 페널티박스 밖으로 뛰쳐나오는 장면을 놓치지 않았다. 손흥민은 재빠른 판단으로 볼을 건드려 골키퍼를 제쳤고, 반대편으로 돌파하던 부앙가에게 정확한 패스를 내줬다. 부앙가는 침착하게 오른발로 마무리하며 점수 차를 벌렸다.
손흥민은 이처럼 1골 1도움을 기록하며 팀 공격의 모든 시작점에 있었다.
부앙가는 이후 전반 44분 개인 능력으로 멀티골을 완성하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고, 전반 종료 직전 오스틴의 다니엘 페레이라가 페널티킥으로 한 골을 만회했지만 LAFC는 후반전에도 흔들리지 않았다.
후반 추가시간 3분 제레미 에보비세가 팀의 네 번째 골을 터뜨리며 4-1 대승으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MLS는 경기 후 손흥민이 이날 보여준 '양발 능력'에 주목했다.
사무국은 첫 번째 골 장면을 두고 "손흥민의 '트레이드마크' 골이었다. 그는 토트넘 시절부터 양발을 자유자재로 사용하며 수비수들을 괴롭혔던 선수다"고 평가했다.
이어 "영국 매체 '디 애슬레틱'은 과거 손흥민을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역사상 양발을 가장 잘 쓰는 공격수'로 분석한 바 있다"면서 "당시 기준으로 토트넘에서 넣은 144골 중 44%가 왼발이었다. 오스틴은 이날 그 이유를 뼈저리게 체험했다"고 덧붙였다.
홈페이지는 '흥부 듀오'의 시너지도 빼놓지 않고 언급했다.
매체는 손흥민의 도움에 이은 부앙가의 경기 두 번째 득점 장면에 "손흥민과 부앙가는 MLS 최강의 공격 조합으로 자리 잡았다. 손흥민은 부앙가의 돌파를 완벽하게 보완하며, 두 선수는 서로를 위해 움직인다. 부앙가는 상대 라인을 직접 파괴하고, 손흥민은 끊임없이 지원하며 수비를 끌어당긴다"며 "이 조합은 MLS 역사상 보기 드문 수준의 시너지"라고 분석했다.
MLS의 이런 평가는 LAFC의 동료는 물론 감독의 인터뷰로 이어졌다.
보도에 따르면, 부앙가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팀의 분위기에 대해 "대답은 명확하다. 우리는 우승할 수 있다. 주저함이 없다. 지금 팀 분위기가 너무 좋다. 모든 선수가 하나로 뭉쳐 있다"면서 "손흥민과 나, 그리고 팀 전체가 함께라면 MLS컵을 들어 올릴 수 있다고 믿는다"고 다짐했다.
또한, 손흥민의 옛 토트넘 동료이자 현 LAFC 골키퍼인 위고 요리스도 손흥민을 향한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그는 "나는 누구보다 손흥민을 잘 안다. 토트넘에서 거의 10년 동안 매일 훈련했고, 수많은 경기를 함께했다"며 "손흥민은 1대1 상황에서 어느 쪽으로든 돌파할 수 있고, 양발 모두로 완벽하게 슈팅할 수 있다. 그는 경기장 안팎에서 모두 훌륭하다. 팀에 긍정적인 에너지를 전파하며 승리를 향한 열정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LAFC의 스티브 체룬돌로 감독도 손흥민의 활약에 감탄했다.
체룬돌로 감독은 "손흥민과 같은 선수는 완벽히 막을 수 없다. 수비수들이 할 수 있는 건 그의 기회를 최소화하는 것뿐이다. 하지만 그가 약발이라 불리는 왼발로도 강력한 슈팅을 날릴 수 있기 때문에 사실상 '약발'이라는 단어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손흥민은 페널티박스 안에서 공간을 찾는 능력이 비범하다. 오늘 경기에서 그가 왜 세계적인 선수인지 다시 한번 증명했다"고 덧붙였다.
오스틴의 니코 에스테베스 감독 역시 패배를 솔직히 인정했다.
그는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우리가 더 공격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외부의 의견에 휩쓸렸다. 그러나 현실은 리그 최고의 역습 팀을 상대로 한 경기였다. 우리는 규율을 잃었고, 그 대가를 치렀다"며 "비꼬는 말이 아니다. 그들은 진짜 '슈퍼팀'이다"라고 말했다.
이날 승리로 LAFC는 플레이오프 2라운드(서부 콘퍼런스 준결승) 진출을 확정했다.
다음 대결은 밴쿠버 화이트캡스FC와의 단판 승부다.
밴쿠버는 이번 시즌 서부 2위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했으며, 올여름에는 독일 바이에른 뮌헨의 레전드 토마스 뮐러를 영입해 화제를 모았다.
현재 손흥민은 MLS 합류 이후 12경기에서 10골 3도움을 기록하며 팀 공격의 중심에 섰으며, LAFC는 손흥민과 부앙가가 뛴 경기에서는 압도적인 승률을 올리고 있다.
시즌 막바지로 향하는 지금, LAFC는 '손흥민과 함께라면 우승도 가능하다'는 확신으로 가득 차 있다.
사진=연합뉴스 / LAFC
윤준석 기자 redrup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