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5-12-05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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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5-0 이기고 너무 좋아했어! 일본은 다른 팀인데"…천하의 브라질 감독, 日 충격 역전패 뒤 후회 "월드컵 전이라 다행"

기사입력 2025.10.15 12:25 / 기사수정 2025.10.15 12:25



(엑스포츠뉴스 윤준석 기자) '삼바군단' 브라질이 일본에게 무너졌다.

이탈리아 출신 명장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이 이끄는 브라질 축구대표팀이 일본에 역전을 당하며, 뼈아픈 패배를 경험했다.

경기 후 안첼로티 감독은 "정신적으로 무너졌다"며 선수단의 태도와 집중력 부족을 강하게 비판했고, 주장 카세미루 역시 "45분 동안 잠들면 월드컵의 꿈도 잃는다"는 날카로운 일침을 남겼다.

브라질은 14일 일본 도쿄 아지노모토 스타디움에서 열린 일본과의 A매치 친선경기에서 2-3으로 패했다.

전반 26분 파울루 엔히키와 전반 32분 가브리엘 마르티넬리의 연속골로 일찌감치 2-0 리드를 잡으며 여유로운 경기를 펼쳤지만, 후반 들어 완전히 무너졌다.

일본은 미나미노 타쿠미, 나카무라 케이토, 우에다 아야세의 연속골로 경기를 뒤집으며 브라질 축구 역사상 첫 승리를 따냈다.



이날 패배는 여러모로 역사적인 순간이었다. 브라질은 일본과의 A매치 통산 14번째 맞대결에서 처음으로 패했다. 이전까지 브라질은 11승 2무의 압도적 전적을 자랑했지만, 도쿄에서 그 불패 기록이 깨졌다.

불과 나흘 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한국을 5-0으로 완파했던 브라질은 단 며칠 만에 정반대의 결과를 맞이했다.

결과는 물론이고 경기 내용도 브라질 입장에서 만족할 수 없었다.

축구 통계 매체 '옵타'의 통계에 따르면 브라질은 이날 경기에서 9개의 슈팅(유효슈팅 4개)에 그쳤으며, 기대득점(xG)은 1.3에 불과했다.

반면 일본은 15개의 슈팅(유효슈팅 6개)으로 2.4의 xG(기대득점)값를 기록했고, 한 차례 골대를 강타하는 등 경기 주도권을 완전히 가져갔다.

특히 일본의 전방 압박은 브라질 수비진을 흔들었다. 후반 7분 파브리시우 브루누의 백패스 실수로 시작된 실점은 경기 흐름을 완전히 바꿔놓았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안첼로티 감독은 단호한 어조로 "오늘 경기는 교훈으로 삼겠다. 전반전에는 좋았지만 후반전에는 태도와 정신력이 완전히 무너졌다"고 밝혔다.

그는 "첫 번째 실수가 나온 뒤 선수들이 심리적으로 흔들렸다. 팀이 그 이후 균형을 잃었고, 긍정적인 사고를 잃었다. 이것이 오늘 경기의 가장 큰 문제였다"고 분석했다.

특히 그는 "첫 번째 실수 전까지는 우리가 경기를 잘 통제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 이후 팀의 정신력이 무너졌다. 오늘 경기의 핵심은 바로 그 한순간의 무너짐이었다"고 인정했다.

이어 안첼로티 감독은 "이런 패배는 월드컵 본선이 아니라 지금 겪는 게 낫다. 우리는 이번 패배에서 배워야 한다"며 "개인의 실수 때문에 선수를 제외하지는 않을 것이다. 중요한 건 실수 이후 팀이 어떻게 반응하느냐"라고 강조했다.

그는 "남은 11월 A매치 기간에도 실험은 계속될 것이다. 지금은 과정의 일부이며, 월드컵에서는 균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브라질의 주장 카세미루 역시 경기 후 인터뷰에서 팀 전체를 향해 경고를 날렸다.

그는 브라질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후반전은 완전한 블랙아웃이었다. 이렇게 수준 높은 경기에서는 디테일이 모든 것을 결정한다. 45분만 집중을 잃어도 월드컵, 코파아메리카, 메달, 그리고 4년간의 꿈을 잃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한국전에서 너무 들떠 있었다. 하지만 일본전에서 그 에너지를 잃었다. 12일간의 훌륭한 준비를 단 45분 만에 허물어버렸다. 이번 경기는 큰 교훈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일본의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은 "전반전에 어려움이 많았지만 선수들이 절대 포기하지 않았다"며 "후반에는 침착하게 상황을 바꿔냈다. 선수들이 스스로 경기 운영을 개선하려는 태도를 보여줬고, 하나의 팀으로 뭉쳐 싸웠다"고 밝혔다.

그는 "전술적으로 완벽한 경기는 아니었지만, 현실을 직시하고 발전하려는 자세가 승리의 원동력이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브라질은 지난 5월 안첼로티 감독이 부임한 이후 두 번째 패배를 기록했다.

첫 패배는 볼리비아와의 월드컵 예선 0-1 패였고, 이번 일본전은 그의 임기 중 첫 멀티 실점 경기였다. 특히 이날 패배로 브라질은 월드컵을 앞둔 마지막 평가전 일정에서 뼈아픈 숙제를 떠안게 됐다.

안첼로티 감독은 "선수들의 능력을 의심하지 않는다. 하지만 정신적인 부분에서 더 강해져야 한다. 우리가 가진 재능이 아무리 뛰어나도 집중하지 못하면 이길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 패배가 팀을 더 단단하게 만들 것이라 믿는다"며 "실수를 두려워하지 말고, 그 실수에서 배워야 한다"고 덧붙였다.

브라질은 내년 북중미 월드컵을 앞두고 여전히 강력한 우승 후보 중 하나로 꼽힌다.

하지만 이날 패배는 월드컵에서는 그 어떤 팀도 방심해서는 안 된다는 교훈을 일깨워줬다.

사진=연합뉴스



윤준석 기자 redrupy@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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