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엑스포츠뉴스 윤준석 기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의 브라질 출신 윙어 안토니의 이적을 둘러싼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
불과 하루 전까지만 해도 스페인 라리가 레알 베티스와 맨유 간 '이적 합의' 소식이 잇따라 전해졌으나, 정작 베티스 구단이 이를 전면 부인하면서 상황은 예측 불가능한 국면으로 흘러가고 있다.
베티스 이사회가 30일(한국시간) 공식 성명을 내며 안토니를 둘러싼 맨유와의 협상 철회를 선언한 것이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30일 보도를 통해 "안토니의 베티스 이적 건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며 "맨유 측 다수 소식통은 구단이 베티스의 제안을 수락했다고 전했으나, 정작 베티스 구단은 제안을 철회했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고 보도했다.
이어 매체는 "올여름 내내 양 구단은 이적료 문제를 두고 줄다리기를 이어왔으며, 이 과정에서 합의 여부를 놓고 두 구단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유럽축구 이적시장 전문가 파브리치오 로마노 역시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을 통해 베티스의 공식 성명을 전했다. 그는 "베티스는 '안토니 영입과 관련해 아무런 합의가 없다'고 밝혔다"며 "메디컬 테스트 계획도 없으며, 구단은 재정적 부담으로 인해 제안을 철회했다"고 전했다.
로마노는 베티스 회장의 성명문을 인용하며 "맨유가 선수와 합의해야 할 금액, 그리고 이적료 자체를 감당할 수 없다는 것이 베티스의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안토니를 둘러싼 두 클럽의 협상은 올여름 내내 진행됐지만, 재정 문제가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베티스의 성명문이 발표되기 전, 영국 유력지 '디애슬레틱'의 보도에 따르면 양 구단은 원칙적으로 이적료 2500만 유로(약 406억원)에 보너스 300만 유로(약 49억원)를 얹는 조건에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추가적으로 맨유가 안토니의 미래 이적에서 발생할 수익의 50%를 받는 재판매 조항도 포함됐다.
그러나 '디애슬레틱' 역시 후속 보도를 통해 이적이 무산됐다는 소식을 전하면서 "문제는 선수의 연봉 조정 문제였다. 맨유와 2027년까지 계약이 남아 있는 안토니는 연봉 약 600만 파운드(약 113억원)를 보장받고 있으나, 베티스 이적 시 400만 유로(약 64억원) 이상의 삭감을 감수해야 했다"고 짚었다.
이 과정에서 맨유와 베티스가 책임 분담을 두고 끝내 합의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베티스는 지난 시즌 겨울 이적시장에서 임대로 합류한 안토니에게 상당한 만족감을 표시해왔다.
안토니는 리그 후반기 동안 리그 17경기에서 5골 2도움을 기록했고, 유럽축구연맹(UEFA) 콘퍼런스리그 무대에서도 9골을 터뜨리며 결승 진출을 이끌었다. 안토니 역시 시즌 종료 후 브라질 매체 'TNT 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맨유 시절은 내게 매우 힘든 시간이었고, 베티스에서야 다시 축구를 즐길 수 있었다"고 털어놓으며 베티스에서의 행복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베티스와 안토니 모두 이적을 원하는 상황이지만, 이번 혼란으로 이적 가능성은 다시 미지수로 돌아갔다는 평가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스페인과 잉글랜드의 이적시장 마감 시간이 다르다는 점이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존재한다. 'BBC'는 "영국의 이적시장은 현지시간으로 월요일인 1일 오후 7시(한국시간 2일 오전 3시)에 마감되지만, 스페인 시장은 같은 날 오후 10시 59분(한국시간 2일 오전 5시59분)까지 열려 있다"며 "따라서 베티스가 다시 입장을 번복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맨유는 이번 여름 안토니를 비롯해 마커스 래시퍼드, 제이든 산초, 알레한드로 가르나초, 티렐 말라시아 등 이른바 '문제 선수들'을 1군 훈련에서 제외했다.
후벵 아모림 감독은 이들에게 훈련장을 1군 훈련이 끝난 뒤 별도로 사용하게 했으며, 이적을 강하게 압박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미 이 중 래시퍼드는 바르셀로나 임대 이적이 확정됐다. 가르나초는 첼시 이적 발표를 앞두고 있다.
문제 선수들 중 현실적으로 이적이 가능해 보이는 마지막 주자였던 안토니는 2022년 아약스에서 8130만 파운드(약 1526억원)의 거액 이적료로 영입된 선수다. 이는 맨유 역사상 두 번째로 비싼 이적이지만 프리미어리그에서 부진을 거듭하며 결국 실패한 영입으로 평가받았다.
맨유를 떠나 다시 재기를 노리는 안토니지만, 이번 사태로 인해 선수의 미래는 다시 안갯속에 빠졌다. 현지 이적시장 마감까지 채 72시간도 남지 않은 상황이다.
사진=연합뉴스 / 레알 베티스 / 더선
윤준석 기자 redrup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