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5-12-05 21:21
스포츠

내내 가시밭길인 이정효의 2025년, 그래도 이정효는 묵묵히 걷는다…"다시 일어날 힘 생겼다"

기사입력 2025.08.19 00:01 / 기사수정 2025.08.19 00:01



(엑스포츠뉴스 광주, 김환 기자) 광주FC 사령탑 이정효 감독이 지난 8개월여 동안 걸어온 2025년은 그야말로 '가시밭길'이었다. 

축구에만 집중해도 시간이 모자랐지만, 축구 외적인 일들로 인해 팀이 거세게 흔들렸다. 광주는 지난 6월에만 한국프로축구연맹이 제시한 재정 건전화 규정을 지키지 못해 징계를 받았고, 아사니를 영입하는 과정에서 연대 기여금을 미납 및 이로 인한 징계를 이행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홍역을 치렀다. 선수 영입 금지와 몰수패 등의 징계로 이어지지는 않았으나, 팀 사령탑으로서는 버티기 힘든 시간이었을 터다.

매주 열리는 경기마다 구단을 대표해 얼굴을 비치는 사람이기에 쉽게 입을 열 수도 없었다. 이 감독은 지난 6월25일 대한축구협회(KFA)가 국제축구연맹(FIFA)으로부터 받은 공문 내용을 공개한 이후에야 "FIFA의 결정과 관계없이 이번 일을 계기로 자체적으로 문제점을 명확하게 파악하고 개선하길 바란다"며 "광주 구단 때문에 다른 팀들이 피해를 봤다. 징계가 없어도 모두가 책임을 느껴야 한다"고 말했다.



한숨 돌릴 틈도 없이 이번에는 광주의 에이스 아사니의 이적 파동이 논란이 됐다. 2025시즌을 끝으로 광주와의 계약이 만료되는 아사니가 보스만룰을 이용해 시즌 중 이란의 에스테그랄과 계약을 맺었고, 이 소식을 에스테그랄과 함께 본인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것이다.

규정에 어긋난 일은 아니었지만, 문제는 아사니의 태도였다. 아사니는 여전히 광주 소속임에도 불구하고 개인 SNS에 지속적으로 에스테그랄과 관련된 게시글을 공유했다. 논란 이후 치러진 포항 스틸러스전 명단에서 아사니가 제외되자 일각에서는 아사니가 태업을 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심도 제기했다. 

이적료 협상 등 구단간의 문제는 차치하고, 이 감독은 아사니 달래기에 나서야 했다. 대전하나시티즌전을 시작으로 8월 2주 동안 K리그1과 코리아컵 경기를 포함해 5경기를 치러야 하고, 특히 코리아컵 결승 진출을 노리고 있는 광주에는 아사니가 반드시 필요했다.

이 감독은 대화 끝에 아사니를 설득하는 데 성공했다. 아사니는 이 감독과의 대화 이후 광주에 남아서 뛰는 동안 팀 분위기를 흐리지 않고 평소처럼 최선을 다하기로 다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감독은 대전전에 앞서 "선수와 공감하면서 이야기를 잘 나눴고, 이야기도 잘 됐다. (아사니가) 운동장에서 200%를 쏟겠다고 했다"며 "어디로 튈지 모르는 친구다. 나도 그렇게 이해하고, 공감하고, 또 선수와 약속한 부분이 있어서 아사니와도 잘 이야기했다. 아사니도 이번 시즌까지는 이야기가 잘 됐다"고 말했다.

아사니는 대전전에서 좋은 활약을 펼치며 이 감독과의 약속을 지켰다. 그는 자신의 거취 문제에 대해 "감독님께서 많은 이야기를 하셨을 거라 생각해 선수로서 할 말은 없다"면서도 "오는 수요일에 코리아컵이라는 중요한 경기가 있다. 우리는 결승전에 올라갈 수 있다"며 광주를 위해 다가오는 경기에 집중하겠다고 했다.

팀 성적에 집중해도 부족할 판에 이 감독은 축구장 밖에서의 일들로 골머리를 앓아야 했다. 그럼에도 이 감독은 꿋꿋하게 어려운 시간을 버텨냈다.



지난 17일 대전전 승리는 광주가 6월28일 FC안양전 이후 첫 리그 승리이자 5월5일 김천 상무전 이후 3달 반 만에 홈에서 맛본 승리였다.

대전전 이후 이 감독은 아사니의 이적설을 비롯해 이번 시즌 일어난 일련의 사건들 때문에 심적으로 힘들지 않았는지 묻자 "응원해 주시는 팬분들, 구단을 위해서 열심히 일하시는 직원분들, 우리 코칭 스태프, 선수들, 광주월드컵경기장 잔디 관리해 주시는 분들 등 모든 구성원들이 있어서 힘 내려고 노력하고 있다"면서 "다들 도와주시기 때문에 보답하려고 힘을 내려고 해서 지쳤다가도 다시 일어날 수 있는 에너지가 생겼던 것 같다"며 뒤에서 도와주는 사람들이 있기에 버틸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정효 감독은 늘 그랬듯 다시 일어나서 걸어간다. 광주는 오는 20일 홈에서 부천FC와의 2025 하나은행 코리아컵 준결승 1차전을 치른다. 지난 시즌 울산HD에 패해 결승행이 좌절됐던 광주는 이번 시즌 결승 진출, 나아가 창단 첫 우승에 도전하겠다는 생각이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

ⓒ 엑스포츠뉴스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실시간 인기 기사

연예
스포츠
게임

주간 인기 기사

연예
스포츠
게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