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T 위즈 안현민이 지난 27일 수원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활약한 뒤 인터뷰를 마치고 기념촬영하고 있다. 최원영 기자
(엑스포츠뉴스 최원영 기자) KT 위즈 외야수 안현민은 최근 KBO리그 화제의 중심에 서 있다.
무엇보다 규정타석 진입 여부에 관심이 쏠리는 중이다. 곧바로 주요 타격 부문서 타이틀 경쟁에 뛰어들 수 있기 때문. 하지만 수원 KT위즈파크에서 만난 안현민은 덤덤한 목소리를 냈다.
마산고 출신인 안현민은 2022년 KT의 2차 4라운드 38순위 지명을 받았다. 1군 데뷔는 지난 시즌에 이뤘다. 16경기서 타율 0.200(25타수 5안타) 1홈런 2타점을 기록했다. 손가락 부상에 따른 수술 등으로 아쉬움을 삼켰다.
올 시즌엔 9개 구단 투수들에게 두려움을 안기고 있다. 괴물 같은 파워를 앞세워 실력을 뽐내는 중이다. 지난 4월 10일 콜업돼 잠시 1군에 머물렀던 안현민은 4월 29일 다시 1군 엔트리에 합류해 본격적으로 경기에 나서기 시작했다.
현재 69경기서 타율 0.366(243타수 89안타) 18홈런 60타점, 장타율 0.658, 출루율 0.477, OPS(출루율+장타율) 1.135, 득점권 타율 0.348(69타수 24안타) 등을 자랑하고 있다.
KBO리그 규정타석은 소속팀이 치른 경기 수에 3.1을 곱해 계산하며 소수점 이하는 버린다. KT는 98경기를 소화했고, 소속팀 타자들의 규정타석은 303타석이다. 안현민은 298타석을 기록하고 있어 조만간 규정타석에 진입할 수 있을 전망이다.
이 경우 KBO 타자 공식 시상 부문 순위를 뒤흔들 수 있다. 현재 타율 1위인 빅터 레이예스(롯데 자이언츠)의 0.339, 장타율 1위인 르윈 디아즈(삼성 라이온즈)의 0.612, 출루율 1위인 최형우(KIA 타이거즈)의 0.419를 단숨에 뛰어넘게 된다. 해당 부문들서 1위에 이름을 올린다는 의미다.

KT 위즈 안현민이 올해 정규시즌 경기에서 득점 후 포효하고 있다. KT 위즈

KT 위즈 안현민이 올해 정규시즌 경기에서 홈런을 친 뒤 베이스를 돌고 있다. KT 위즈
이강철 KT 감독은 "안현민은 공을 정말 잘 본다. 스트라이크존 바로 옆에 빠진 볼은 골라내면서도 살짝 걸친 공은 바로 때려낸다"며 "선수들도 '대단하다'고 말할 정도다. 볼넷이 나오면 출루율이 올라가고, OPS도 상승한다. 선구안을 바탕으로 공을 잘 쳐 내니 정말 예쁘다"고 칭찬했다.
이어 "투수들이 좋은 공을 안 준다고 해서 공을 쫓아다니기 시작하면 밸런스가 깨져 무너지게 된다. 그런데 안현민은 그런 모습이 없다. 힘이 있으면서도 정교한 타자라 계속해서 잘 버티고 있다"고 덧붙였다.
안현민은 개막하기 전으로 시간을 돌렸다. 그는 "사실 주전으로 뛸 것이라곤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우리 팀 외야 선수층이 너무 좋기 때문이다"며 "솔직히 올해 대타 요원으로라도 1군에 머문다면 성공적인 시즌일 것이라 생각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주축으로 발돋움한 이후 어떤 부분에 초점을 맞추고 있을까. 안현민은 "요즘엔 OPS도 중요한 시대가 됐다.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타율에 집중한다"며 "타율이 올라가면 출루율, 장타율도 같이 상승한다. 그래서 타율, OPS를 계속 유지하려 한다"고 전했다.
선구안의 비결도 물었다. 안현민은 "고등학생 때부터 계속 같은 느낌으로 야구하며 공을 골라내고 있다. 그때부터 선구안은 나쁘지 않았던 것 같다"며 수줍게 웃었다.
프로 입단 당시 안현민의 포지션은 포수였다. 많은 투수들의 공을 받아본 것이 도움이 됐을까. 그는 "포수로 뛰며 여러 공을 많이 봤기 때문에 조금은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고 답했다.

KT 위즈 안현민이 올해 정규시즌 경기에서 세리머니하고 있다. KT 위즈

KT 위즈 안현민이 올해 정규시즌 경기에서 홈런을 친 뒤 세리머니하고 있다. KT 위즈
규정타석 진입에 관해서는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내가 규정타석에 진입한다고 해서 바로 시즌이 끝나는 것은 아니다. 진입하더라도 몇 경기 결장하면 다시 빠지게 되는 것 아닌가. 일단 시즌을 완주하는 게 우선이다"고 부연했다.
유력한 신인상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물론 신인답지 않은 자신감, 여유를 자랑 중이다. 안현민은 "타석에선 내가 신인이라는 생각을 안 한다. 어차피 상대 투수가 봐주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난 내 야구를 해야 해 거기에만 집중한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큰 관심을 받고 있는 것은 어떨까. 안현민은 "그냥 재미있다. 진짜 순수 '재미'를 느낀다"며 "어쨌든 아직 결과 자체가 잘 나오고 있어 많은 관심을 재밌게 즐기려 하고 있다"고 답했다.
외야 수비는 아직 숙제다. 안현민은 "수비는 항상 힘들다. 재밌어질 만하면 실책이 나온다"며 멋쩍게 머리를 긁적였다.
최근 연일 폭염이 계속되고 있다. 어느 때보다 체력 관리가 중요하다. 안현민은 "확실히 날씨가 너무 더워 힘들다. 그냥 많이 자고, 열심히 먹으려 한다"며 "체중이 1~2kg 정도 빠지는 듯해 계속 챙겨 먹는 중이다. 휴식일인 월요일엔 자고, 밥 먹고, 운동한다"고 전했다.
앞서 안현민은 즐겨 먹는 음식을 묻자 "햄버거"라고 답한 적이 있다. 그는 "간단하게 먹기 좋지 않나. 아침에 햄버거를 먹고 야구장에 나와 운동한 뒤 선수단 식사를 한다. 이후 경기를 마친 뒤 한 번 더 밥을 먹는다"고 말했다.

KT 위즈 안현민이 올해 정규시즌 경기에서 세리머니하고 있다. KT 위즈
사진=엑스포츠뉴스 최원영 기자, KT 위즈
최원영 기자 yeong@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