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팀을 떠나 토트넘 홋스퍼로 이적한 모하메드 쿠두스의 선택에 분노한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의 팬들이 쿠두스의 유니폼을 불태웠다.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 토트넘과 웨스트햄 사이에는 서로 선수를 이적시키지 않는다는 '불문율'이 존재했는데, 이를 어기고 접근한 토트넘의 손을 잡은 쿠두스의 선택에 대한 팬들의 분노다. 한 팬은 심지어 쿠두스의 사인이 있는 유니폼을 불태우며 분노를 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토트넘은 지난 11일(한국시간) 구단 공식 채널을 통해 쿠두스 영입 소식을 발표했다. 쿠두스의 계약 기간은 2031년까지이며, 토트넘이 쿠두스를 영입하기 위해 웨스트햄에 지불한 금액은 5500만 파운드(약 1023억원)다.
가나 국가대표 공격수인 쿠두스는 국내 팬들에게도 낯설지 않은 이름이다. 쿠두스는 지난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당시 조별리그에서 한국을 상대로 맹활약을 펼치며 가나의 승리를 이끌었던 선수다.
토트넘이 이적시장에서 한 선수에게 5000만 파운드(약 930억원) 이상의 금액을 지출한 것은 쿠두스가 네 번째다. 토트넘은 그동안 탕귀 은돔벨레, 히샬리송, 도미닉 솔란케 영입에 거액을 투자한 바 있다.
또한 웨스트햄 선수가 곧바로 토트넘으로 이적한 사례는 지난 2011년 스콧 파커 이후 14년 만이다. 잉글랜드 국가대표로 뛰기도 했던 파커는 2011년 여름 토트넘에 입단해 2013년 여름 풀럼으로 이적하기 전까지 2년간 토트넘에서 활약했다.
그만큼 이적시장에서는 웨스트햄과 토트넘 사이에 교류가 없었다는 이야기다. 이는 두 구단 사이에 보이지 않는 '이적 금지 룰'이 있었기 때문이다.
영국 유력지 '텔레그래프'는 토트넘이 쿠두스 영입에 열을 올리던 당시 "토트넘은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와의 이적 금지 룰을 깨고 쿠두스를 10여 년 만에 런던 라이벌에서 곧장 영입한 선수로 만들고자 한다"며 "웨스트햄은 그레이엄 포터 감독 체제에서 스쿼드 개편을 위해 쿠두스 판매를 고려 중이며, 선수 본인도 런던 내 이적 가능성을 열어둔 것으로 전해졌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웨스트햄은 스콧 파커 이후 토트넘으로 선수를 직접 판매한 적이 없기 때문에, 쿠두스는 웨스트햄 팬들 사이에서 인기 없는 사람이 될 수도 있다"며 쿠두스가 토트넘 이적을 선택할 경우 후폭풍을 각오해야 할 거라고 경고했다.
하지만 쿠두스는 이에 개의치 않고 토트넘 이적을 선택했다. 토트넘이 다음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 참가한다는 것이 선수로서 매력적으로 다가온 것으로 보인다. 쿠두스의 이적은 결국 선수와 구단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인 셈이다.
예상대로 웨스트햄 팬들은 쿠두스의 이적에 분노하고 있다. 팀에 거액의 이적료를 남기고 떠나기는 했으나, 말 그대로 불문율을 어기고 런던 라이벌 클럽으로 이적했다는 게 이유다.
한편으로는 차라리 잘됐다는 여론도 있다. 쿠두스는 웨스트햄 시절 경기장 위에서 종종 성숙하지 못한 태도를 보여 팬들에게 실망감을 줬는데, 때문에 일부 웨스트햄 팬들은 시한폭탄 같은 선수를 내보냈다고 좋아하고 있다.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