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용인, 김환 기자) 여자축구대표팀 '신상우호'가 또다시 승리하지 못했다.
A매치 데뷔전을 치른 2000년생 미드필더 정민영이 벼락 같은 선제골로 팀에 리드를 안겼지만, 수비수 김진희의 뼈아픈 자책골이 나오면서 승리를 놓쳤다.
신상우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여자 축구 국가대표팀은 2일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콜롬비아와의 '쿠팡플레이 초청 여자축구 친선경기' 2차전에서 한 골씩 주고 받으며 1-1 무승부를 거뒀다.
앞서 지난달 30일 인천남동럭비경기장에서 열린 첫 번째 맞대결에서 0-1로 패배했던 신상우호는 이번 경기에서도 승리하지 못하면서 지난 4월 호주 원정 2연패를 포함해 4경기 연속 무승(1무3패)을 기록했다.
1차전과 비교했을 때 선발 명단 11명을 모두 바꾼 한국은 인상적인 경기력을 유지했지만, 결과를 챙기지 못했다. 김진희의 치명적인 실책으로, 전반전 초반에 터진 정민영의 선제골을 지키지 못한 게 아쉬웠다.
한국은 4-3-3 전형을 꺼냈다. 류지수 골키퍼가 골문을 지켰고, 김진희, 이민화, 김미연, 추효주가 수비라인에서 호흡을 맞췄다. 중원은 주장 이금민을 비롯해 정민영, 노진영이 구축했다. 전방은 최유리, 전유경, 정다빈이 책임졌다.
콜롬비아는 4-4-2 전형으로 맞섰다. 카테리네 타피아가 골키퍼 장갑을 착용했고, 다니엘라 아리아스, 조렐린 카라발리, 캐롤리나 아리아스, 일레디이디스 케하다가 수비를 맡았다. 카탈리나 우스메가 일리아나 이즈키에르도와 린다 카이세도, 그리고 리세드 세르나와 중원에서 호흡했다. 최전방에는 마누엘라 파비와 마이라 라미레스가 선발로 나섰다.
경기가 시작되자 3-5-2 전형으로 바꾼 뒤 전반전 초반부터 유려한 연계 플레이로 콜롬비아 수비를 휘저은 한국이 이른 시간 선제골을 터트리며 앞서갔다.
전반 2분 콜롬비아 문전에서 혼전 상황 끝에 전유경의 슈팅이 콜롬비아 수비 맞고 뒤쪽으로 흘렀고, 이 공을 페널티지역으로 쇄도하던 정민영이 왼발 강슛을 날려 골문 구석에 꽂아 넣었다.
한국은 전반 12분 프리킥 상황에서 다시 한 번 혼전 상황을 유도했지만, 이번에는 득점까지 이어가지 못했다.
콜롬비아가 한 차례 날카로운 역습으로 한국 골문을 위협했다. 전반 17분 이금민의 터치 실수를 놓치지 않은 콜롬비아 주포 라미레즈는 직접 공을 몰고 먼 거리를 질주한 뒤 한국 수비진을 앞에 두고 강력한 오른발 슈팅을 시도했다. 이 슈팅은 골문 위로 높게 떴다.
한국이 아쉬움을 삼켰다. 전반 23분 높은 위치에서 공을 끊어낸 뒤 역습을 시도한 끝에 최유리가 페널티지역 오른편에서 때린 슈팅이 골대를 강타하고 나온 것이다. 골문 앞에 있던 이금민이 세컨드볼을 향해 발을 뻗었지만 놓치고 말았다.
콜롬비아는 전반 25분 라미레즈가 페널티지역에서 동료의 패스를 받아 자신을 마크하던 이민화를 밀어내고 시도한 슛이 위로 치솟으며 또다시 득점에 실패했다. 전반 31분 세르나의 과감한 중거리슛은 류지수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다.
콜롬비아의 공격이 점점 살아나기 시작했다. 전반 37분 라미레즈가 오른쪽 측면에서 올린 크로스를 카이세도가 문전에서 슈팅까지 연결했지만, 이것이 한국 수비 맞고 나갔다. 이어진 콜롬비아의 코너킥에서 나온 우스메의 날카로운 크로스는 류지수 골키퍼가 안정적으로 처리했다.
한국도 당하고만 있지는 않았다. 전반 38분 상대 실수에서 시작된 역습이 페널티지역 왼편에서 오른발로 감은 전유경의 슈팅으로 마무리됐지만, 골문 옆으로 빗나가고 말았다.
앞서 수차례 기회를 놓친 콜롬비아가 이번에는 세트피스로 득점을 노렸다. 전반 43분 먼 거리에서 얻어낸 프리킥 키커로 나선 카라발리가 직접 슈팅을 시도했는데, 카라발리의 발을 떠난 공은 옆그물을 때리면서 밖으로 나갔다.
전반전 추가시간 2분이 주어졌지만 두 팀 모두 득점을 만들어내지 못하고 전반전을 마쳤다.
한국과 콜롬비아 모두 후반전 시작과 동시에 교체카드를 꺼냈다. 한국은 최유리와 정다빈 대신 강채림과 박수정을 투입했고, 콜롬비아는 아리아스와 이즈키에르도를 안나 구즈만과 다니엘라 몬토야로 바꿨다.
후반전 초반에도 한국이 몰아쳤다. 후반 2분 상대 페널티지역 안에서 전유경이 공을 가로챈 뒤 박수정에게 밀어줬고 박수정이 이를 슈팅으로 연결했으나 빗나갔다. 후반 3분에는 전유경의 문전 슈팅이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후반 5분 정민영의 중거리슛도 골문을 외면했다.
콜롬비아도 한 차례 한국 골문을 두드렸다. 후반 9분 오른쪽에서 올라온 얼리 크로스를 파비가 머리로 돌려놓았지만 타점이 정확하지 않았다. 파비는 후반 10분에도 페널티지역 안 슈팅으로 기회를 엿봤으나 이번에는 강채림의 수비에 막혔다.
한국이 추가골 찬스를 놓쳤다. 후반 15분 높은 위치에서 공을 따낸 이금민이 전방으로 뛰어들어가는 박수정을 향해 패스를 찔렀고, 이를 받은 박수정이 페널티지역 안에서 상대 수비를 벗겨낸 뒤 슈팅을 시도했으나 골키퍼를 넘지 못했다.
한국의 리드 속에 팽팽하게 진행되던 후반전 흐름은 어이없는 자책골로 끊겼다.
후반 18분 카이세도가 페널티지역 안에서 컨트롤한 공을 김진희가 걷어내려던 게 한국 골문으로 빨려 들어간 것이다.
경기 내내 콜롬비아 공격진을 잘 막아냈던 김진희였기에 더욱 뼈아프게 느껴지는 자책골이었다.
신상우 감독은 김진희의 자책골이 나온 뒤 정민영을 김신지와 교체하며 추가로 변화를 줬다. 콜롬비아는 케하다를 공격수 웬디 보니야로 교체해 전방에 힘을 실으며 역전을 꾀했다.
후반 27분 한국이 절체절명의 위기를 넘겼다. 한국의 세트피스 이후 콜롬비아의 역습 상황에서 카이세도가 한국 수비를 모두 제치고 날린 슛을 류지수 골키퍼가 선방했고, 이어진 보니야의 슈팅은 추효주가 발을 뻗어 막아내면서 콜롬비아를 좌절시켰다.
한숨 돌린 한국은 이금민과 전유경을 문은주, 케이시 페어 유진과 교체했다.
한국과 콜롬비아는 이후에도 공격을 주고 받았지만, 후반전 추가시간 5분을 포함해 남은 시간 동안 몇 차례 기회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추가 득점을 만들어내지 못하고 1-1 무승부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