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일 오후 일본 오키나와 온나손 아카마 구장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 삼성 라이온즈의 연습경기, 7회초 삼성 배찬승이 공을 힘차게 던지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엑스포츠뉴스 대구, 유준상 기자) '슈퍼 루키' 배찬승(삼성 라이온즈)이 시범경기 첫 등판을 통해 기대감을 한껏 높였다.
배찬승은 8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시범경기 SSG 랜더스와의 홈경기에 구원 등판해 1이닝 1피안타 무사사구 2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2006년생 배찬승은 대구옥산초-협성경복중-대구고를 졸업한 뒤 올해 1라운드 3순위로 삼성에 입단한 '로컬 보이'로, 정규시즌 개막 전부터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스프링캠프 MVP를 차지하는 등 확실하게 눈도장을 찍었고, 시범경기 개막전에서 기회를 받았다.
팬들의 환영 속에서 6회초 마운드에 오른 배찬승은 선두타자 기예르모 에레디아에게 안타를 허용했다. 하지만 무사 1루에서 한유섬에게 삼진을 끌어냈고, 1사 1루에서 박성한을 삼진 처리했다. 2사 1루에서는 포수 강민호가 정확한 송구로 도루를 시도한 최상민을 2루에서 잡아내면서 이닝이 종료됐다. 관중석에서는 박수와 환호성이 쏟아졌다.

2일 오후 일본 오키나와 온나손 아카마 구장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 삼성 라이온즈의 연습경기, 7회초 삼성 배찬승이 공을 힘차게 던지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이날 배찬승은 11구밖에 던지지 않았지만, 짧은 시간 동안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9일 SSG전을 앞두고 "(강)민호가 더그아웃에 들어와서 '대포알이 날아오는 줄 알았다'며 깜짝 놀라더라. 그만큼 구위가 캠프 때보다 더 좋아진 것 같다"며 "자기 공을 던지는 걸 보니 마운드에서의 운영 능력도 있는 것 같고, 구위도 워낙 좋았던 것 같다"고 배찬승을 칭찬했다.
또 박 감독은 "오승환 선수가 (2005년) 신인으로 삼성에 들어왔을 때와 (배찬승의) 표정이 거의 비슷한 것 같다"며 "표정에 변화도 없고, 어린 선수답지 않게 마운드에서 여유가 있는 것 같다. 그래서 더 기대감이 큰 것 같다"고 미소 지었다.
선수 본인의 생각은 어떨까. 박 감독의 브리핑이 끝난 뒤 더그아웃에서 취재진과 만난 배찬승은 "많이 떨렸고 긴장했는데, 올라가서 공을 던지다 보니까 괜찮았다. 포수의 사인에 잘 따르는 편이라서 (강)민호 선배님 따라서 잘 던졌다"며 "평소에 관중으로 (야구장에) 왔는데, 팬들의 함성 소리를 들으니까 감회가 새롭고 정말 기분이 좋았던 것 같다"고 자신의 첫 등판을 돌아봤다.

2일 오후 일본 오키나와 온나손 아카마 구장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 삼성 라이온즈의 연습경기, 7회초 삼성 배찬승이 공을 힘차게 던지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배찬승은 에레디아와의 맞대결에서 안타를 허용한 과정을 돌아보기도 했다. "볼카운트 2볼에서 그렇게 들어가면 안타를 맞을 것 같았다. 던지자마자 안타를 맞을 것 같은 느낌이 왔다"며 "다음부터는 먼저 카운트를 잡고 승부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반성했다.
이어 "바깥으로 빠지는 구종이 없어서 체인지업이나 투심을 연구해야 할 것 같다"며 "직구, 슬라이더 2개만 던지면 타자들이 쉽게 간파할 것 같기 때문에 그 부분에서 좀 더 보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배찬승뿐만 아니라 정현우, 김서준(이상 키움 히어로즈), 정우주(한화 이글스), 김영우(LG 트윈스) 등 신인 선수들이 시범경기 첫 2연전부터 두각을 나타냈다. 배찬승은 "(올해 신인 선수 중에서) 누가 최고라고 얘기할 건 아닌 것 같다"며 "(김)영우 형이나 (김)서준이, (정현우, (정)우주 등 다들 잘하고 있어서 좋다"고 얘기했다.

2일 오후 일본 오키나와 온나손 아카마 구장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 삼성 라이온즈의 연습경기, 7회초 수비를 마친 삼성 배찬승이 더그아웃으로 향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시간이 지날수록 배찬승의 성장세가 더 두드러지고 있다. 고교 시절 배찬승과 함께 청소년 대표팀에서 호흡을 맞췄던 포수 이율예(SSG)는 지난 1월 "(배)찬승이의 공을 2학년 때도 받아보고 3학년 때도 받아봤는데, 확실히 성장했더라"고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박진만 감독의 생각도 다르지 않다. 박 감독은 "(배찬승의) 구위가 캠프 때보다 더 좋아진 것 같다"며 "경험을 쌓으면 우리 팀뿐만 아니라 앞으로 한국 야구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배찬승을 높이 평가했다.
취재진으로부터 박진만 감독의 인터뷰 내용을 들은 배찬승은 "아직 그 정도는 아닌 것 같다"며 "좀 더 잘해서 그런 이야기를 들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2일 오후 일본 오키나와 온나손 아카마 구장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 삼성 라이온즈의 연습경기, 7회초 수비를 마친 삼성 배찬승이 더그아웃으로 향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사진=엑스포츠뉴스 DB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