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4-23 2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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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보다 '사람'이 먼저...모두의 헌신이 빛났다

기사입력 2021.10.18 05:00 / 기사수정 2021.10.18 03:54


(엑스포츠뉴스 김정현 기자) 응급상황에서 축구는 중요하지 않았다. 누구라도 한마음, 한뜻으로 생명을 살리기 위해 헌신했다.

뉴캐슬 유나이티드와 토트넘 홋스퍼는 18일(한국시간) 세인트 제임스 파크에서 열린 2021/22시즌 프리미어리그 8라운드를 치렀다. 경기는 2-1로 토트넘이 앞서던 전반 막판 중단됐다.

전반 40분경, 세르히오 레길론이 안드레 마리너 주심에게 관중석을 가리키며 무언가 말을 했다. 마리너 주심은 곧바로 경기를 중단시켰다. 이에 그치지 않고 에릭 다이어와 올리버 스킵은 본부석 쪽으로 달려가 들것과 제세동기를 빠르게 가져가라고 요청했다. 

뉴캐슬 의료진에서 제세동기를 들고 곧바로 관중석으로 달려갔다. 토트넘 의료진도 투입돼 응급 상황 대처에 나섰다. 주심은 전반 추가시간 7분이 시작된 상황에서 경기를 중단시켰다. 프리미어리그 사무국은 “관중석에서 의학적인 상황으로 인해 경기가 중단됐다”고 발표했다.

홈 팀 뉴캐슬도 SNS를 통해 상황을 발 빠르게 전달했다. 선수들은 우선 라커룸으로 들어가 주심의 지시 하에 상황을 지켜봤다. 다행히 20여 분이 지나 응급 상황에 놓였던 환자가 들것에 실려 병원으로 후송됐다는 소식이 전해졌고 선수들은 남은 7분의 추가시간을 정상적으로 소화했다.

응급상황이 발생했을 당시, 상황이 발생한 동쪽 관중석의 팬들이 주심을 향해 팔을 가로 저으며 주의를 끌려고 노력했다. 이를 가까운 쪽에서 뛰고 있던 레길론이 확인하고 곧바로 주심에게 전달해 빠른 초동 대처가 가능했다. 다른 위치에 있던 팬들도 현장 상황이 종료될 때까지 이동을 최소화해 상황 정리에 도움을 줬다. 

팬들은 물론, 레길론, 다이어 등을 비롯한 선수들, 주심의 빠른 대처가 빛나 한 명의 소중한 생명을 살릴 수 있었다. 경기가 재개되면서 뉴캐슬 홈 팬들은 빠르게 스탠드를 확인하고 주심에게 알려준 레길론을 향해 박수를 보내기도 했다.

레길론은 "팬들이 '멈춰, 멈춰!'라고 소리쳤다. 그 팬이 누워있었고 한 사람이 심폐소생술을 했다. 난 긴장했고 바로 주심에게 가 더이상 뛸 수 없고 경기를 멈춰야 한다고 말했다"라며 당시 긴박했던 상황을 전했다. 

이어서 그는 "난 이제 그 팬이 괜찮다고 생각해요. 그게 어떤 것보다도 중요해요"라고 말했고 SNS에도 "축구가 가장 중요한 건 아니다. 잘 회복하길 바래요"라며 쓰러진 팬의 쾌유를 빌었다. 다행히 그 팬은 병원에서 의식을 되찾았다.

한 사람의 생사가 오가는 위중한 순간, 경기장 안에 있던 모든 축구 팬들은 축구가 아닌 생명을 살리기 위한 선택을 했고 결과적으로 생명을 살렸다. 모두의 선택이 빛났던 아름다운 순간이었다.

한편 경기에선 뉴캐슬이 전반 2분 만에 칼럼 윌슨의 선제골로 앞서갔다. 하지만 전반에 토트넘이 내리 세 골을 터뜨렸다. 뉴캐슬은 후반 막판 에릭 다이어의 자책골로 한 골을 만회했지만, 2-3으로 패해 다시 승리를 챙기지 못했다. 

사진=EPA/Reuter/연합뉴스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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