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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중기 "'승리호' 인기 해외에서 실감…뿌듯함+책임감" (종합)[BIFF 2021]

기사입력 2021.10.10 22:50 / 기사수정 2021.10.10 22:50


(엑스포츠뉴스 이창규 기자) 영화 '승리호'의 주역들이 부산국제영화제 오픈토크에서 팬들과 만남을 가졌다.

7일 오후 부산 영화의전당 야외무대에서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영화 '승리호'(감독 조성희) 오픈토크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조성희 감독과 배우 송중기, 진선규가 참석했다.

영화 '승리호'는 2092년 우주쓰레기 청소선 승리호의 선원들이 대량살상무기로 알려진 인간형 로봇 도로시를 발견한 후 위험한 거래에 뛰어드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으로, 지난 2월 넷플릭스에서 공개됐다.

바로 전날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 MC를 맡은 송중기는 "사실 작년부터 약속이 돼있었는데 어려운 상황으로 못 하지 않았나. 어제 처음에 든 생각은 '오길 잘했다'였다. 경험도 적은 후배지만 많은 영화 선배님들이 앞에 앉아계시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자 오신 게 느껴졌다"고 전했다.

진선규는 "저는 오기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늘 같은 느낌이라 좋다. 축제같고 영화를 사랑해주시는 사람들 속에 있다는 거 자체가 좋다. 좋은 바다와 날씨, 맛있는 먹거리가 변하지 않게 늘 좋다. 영화를 할 때까지 계속 오고 싶다"고 만족감을 표했다.

조성희 감독은 "햇수로 10년 만에 이 자리에 왔다. 송중기 배우와 같이 '늑대소년'이 첫 선을 보였던 곳이 이 극장이었다. 다시 올 수 있게 돼 개인적으로도 영광이고, 앞으로는 3, 4년 만에 자주 오는 부지런한 감독이 돼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특별한 소감을 전했다.

그는 '승리호'를 소개해달라는 질문에 "한국 사람이 우주선을 타고 나오는 영화"라고 답했다. 이어 "우주를 배경으로 한 SF 영화 대부분이 영웅이나 엘리트의 이야기지만, '승리호'에서는 우리나라 사람들, 그리고 대단한 사람이 아닌 옆집 아저씨처럼 보이는 사람이 나와서 세상을 구하는 영화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송중기는 자신이 연기한 김태호에 대해 "전형적인 소시민 캐릭터로 봤다. 시야가 좁고 자기만 알고 남과 더불어 살지 못하는 폐쇄적인 인물이라 생각했고, 어느 면에서는 감독님의 전작 속 남자 캐릭터가 비슷한 결이 있었다고 느꼈다"며 "거기에서만 끝나면 매력이 없는데 더불어 함께 하는 감정들을 많이 그리시는 것 같다. 성장해가는 모습이 좋았고 현실적인 소시민 캐릭터라 정이 갔다. 또한 허세라고는 느껴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반면 진선규는 타이거 박에 대해 "우락부락하지만 따뜻함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영화적으로 봤을 때는 우주와 한국사람과 외국사람들 사이를 이어줄 수 있는 캐릭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자 송중기는 "제가 선규 형 칭찬을 잘 안 하는데 (웃음), 선규 형이 사람 자체로도 '더불어'라는 가교 역할을 해주시는 존재였다. 유해진 형, 김태리 배우 사이에서 다 이어주고 그런 매력이 있었다. 그런 모습이 타이거 박에도 투영돼 시너지가 있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어린 시절 좋아했던 SF 영화나 판타지물이 있었느냐는 질문에 진선규는 "'가위손'이 너무나 인상깊었다. 극중 에드워드가 얼음을 잘라 눈을 만드는 순간이 마음 속에 남아있다. 그래서 판타지 영화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다"고 답했고, 송중기는 "동심을 건드리는 걸 좋아하는 게 제 성향 같다. 그래서 조성희 감독님의 작품을 좋아하는 거고, 어린 시절 기억에 남는 작품은 '구니스'다. 초등학교 시절 학기 말에 진도가 다 나가서 담임선생님께서 영화를 틀어주셨는데, 그게 '구니스'였다. 어른이 되어 다시 봤을 때도 감동이 그대로 느껴지더라. 우리 영화도 '구니스'같은 영화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SF 마니아였다는 조성희 감독은 "'E.T.'나 '빽 투 더 퓨처'를 보면서 받았던 감동을 '승리호'에서 따라해보고자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그래서 영화를 보면 옛스러운 부분도 있는데 제 나이 또래의 아저씨들이 '옛날에 저런 영화가 있었지' 하며 봐주시지 않을까 싶다"고 웃었다.

타이거 박을 연기한 진선규는 분장으로 인해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송중기는 "보통 한국 영화 현장에서는 후배들이 먼저 콜타임에 맞춰 분장실에 도착하는 편이다. 그래서 제가 먼저 갔어야 했는데 형이 항상 한 시간 반 빨랐다. 웃으면 안 되는데, 형이 목에 담이 온다고 하더라. 드레드 헤어 때문에 잘 때 베개를 잘 못 베고 자서 그랬다더라"고 그의 고충을 대신 언급했다.


이에 진선규는 "드레드 헤어를 해서 냄새가 날까봐 일주일 정도 참았다가 감았다. 잘 말려야 냄새가 안 난다고 해서 말렸는데 1시간 반에서 2시간이 걸리더라. 그러고도 잘 안 말랐다"고 털어놓으면서도 "분장을 하거나 하는 게 육체적으로 힘들었지만 스트레스는 없었다. 분장을 하고 나면 화면에 다른 사람으로 그 자리에 존재한다는 게 현장 자체가 판타지였다. 되게 좋았던 기억 밖에 없다"고 만족감을 표했다.

조성희 감독은 이 자리에 함께 하지 못한 김태리에 대해 "김태리는 정말 제가 본 배우 중 가장 성실한 사람 중 한 명이다. 너무 많이 준비해오고 스스로도 많이 고민한다. 그런데 현장에서는 너무 유연하고 변화에 열려있고 또 소신도 뚜렷하다. 작업하면서 태도나 진지함에 존경스러운 순간들이 많이 있었다. 태리 씨는 본인 아이디어도 굉장히 많다. 김태리가 캐스팅된 이후 이야기를 나누며 선장 캐릭터가 많이 발전했다. 김태리 본인이 이 인물을 만들지 않았나 싶다"고 극찬했다.

진선규 또한 "제 삶을 사는 철학 중 하나가 좋은 배우를 갖기 전에 좋은 사람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태리와 배우 대 배우로 처음 만났는데, 좋은 배우인 걸 알았지만 좋은 사람이기도 했다. 이렇게 좋을 수가 있나 싶었다. 어떤 선을 두고 누군가를 바라본다든가 이런 거 없이 온전히 봐주고 칭찬하고 부족한 걸 얘기하게 된다. 중기, 해진이 형과 같이 얘기하고 놀면 그냥 그렇게 좋았다"고 덧붙였다.


송중기는 '승리호'를 준비하면서 고민이 있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그는 "많이 불안하고 고민했던 지점들이 있었다"며 "촬영 전에 '과연 이 영화를 봐주시는 관객분들이 송중기라는 배우가 부성애를 가진, 아기를 대하는 감정을 받아들여주실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제가 도움이 안 된다면 이 영화를 하면 안 되겠다고 감독님과 제작사 대표님께 말씀을 드렸다. 대중 분들이 송중기라는 배우가 아버지를 표현하는데 공감해주실까 싶어 스스로 많이 힘들었다. 지금도 잘 모르겠지만 배우들과 스태프들의 협업 덕분에 극복할 수 있었다. 제가 밸런스를 깨트리지 않을까 저 혼자만의 고민을 꽤 많이 했다"고 전했다.

그는 "'보고타' 때문에 해외 촬영을 갔다가 지난 주에 돌아왔다. 그 때 키프로스에 갔는데 섬에 가는 비행기가 작았다. 그런데 제 주위의 외국분 세 분이 '오징어 게임'을 다운받아서 보고 계시더라. 거기에서 생활하고 있으면 또다른 외국인들이 '오징어 게임'을 보고 있다"면서 "외국 분들과 식사하는 자리가 있었는데 봉준호 감독님의 '기생충'으로 시작하다가 '우주에서 하는 영화'라는 얘기가 나오길래 '거기 나온 게 나야'라고 했다. 그랬더니 다들 너무 재밌게 봤다더라. 기사로만 인기를 접하다가 이야기를 들으니 체감이 되더라. 우리의 정서를 이해할 수 있을까 싶었어서 기분 좋기도 했지만 동시에 잘 만들어야겠다는 책임감도 느꼈다. 뿌듯하기도 하고 감독님이 놀랍기도 했다"고 고백해 놀라움을 전하기도 했다.

올해 부산국제영화제는 15일까지 진행된다.

사진= 박지영 기자



이창규 기자 skywalkerle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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