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6.10.18 17:30 / 기사수정 2016.10.18 20:08

[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이재용 감독은 자신이 왜 일명 '박카스 할머니'로 불리는 이 이야기에 집중하게 됐는지 곰곰이 되새겼다.
"제가 어느 정도의 나이가 들면서, 부모님의 연로하신 모습이 눈앞에서 바로 보이더군요. 내가 상상 못하는 것이 있잖아요. '왜 걸음걸이가 나보다 늦지?' 이런 것이요. 그 분도 빛나고 아름다운 청춘이 있었을 텐데 죽음이 다가온다는 것을 느끼면서 사는 것은 어떤 마음일까를 자꾸 생각하게 됐어요. 그래서 공감해보려고 했죠. 그렇게 자연스럽게 관심이 간 것이고요."
이재용 감독은 '정사'(1998),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2003) 등을 예로 들며 '죽여주는 여자'에 이르게 된 시간을 살폈다.
"제 영화의 어떤 주제 중 하나가 성(性)에 대한 것이 많더라고요. 요즘엔 나이 들어가는 것, 죽음에 대해 많이 생각하고 있어요. '두근두근 내 인생'을 한 것도 늙어감과 죽음에 대한 얘기였죠. 실제 그것에 대해 써놓은 시나리오도 있고요. 그런데 이 박카스 할머니 이야기는 그 두 가지(성, 죽음)을 다 말하고 있더라고요."
그렇게 '죽여주는 여자'가 넓은 스크린에 모습을 드러냈다. 섬세한 연출로 정평이 나 있는 이재용 감독의 디테일함과, 그가 표현한 '운명처럼 만난 현장'들이 자연스러운 흐름을 만들었다.
영화 속에서는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의 모습이나, 故 백남기 농민이 물대포를 맞아 쓰러졌다는 뉴스가 고스란히 전해진다. 이것 역시 최근의 이슈를 엮으려고 끼워 맞춘 것이 아닌, 촬영 당시와 개봉 후 현재의 모습이 자연스럽게 맞아떨어진 것이었다. 이재용 감독이 "우연히 그렇게 된 것이다"고 말하는 이유다.
"영화가 지난 해 10월 6일에 크랭크인을 했는데 개봉일이 10월 6일이더라고요. 그것도 신기하죠. (한상균 위원장의 등장, 故 백남기 농민이 나오는 뉴스 장면의) 선택도 결국 제가 한 것이지만 그 시기에 벌어진 일이에요. 그 시기의 뉴스를 찾아보니까 그랬더라고요. 먼 훗날 그날의 기록으로 남을 것이고, 일부러 그런 것도 아니고 운명처럼 만난 현장이니 '그냥 찍자'는 생각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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