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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그 미지의 앨범] '한국의 리키 마틴'은 발라드도 참 잘 불렀지…홍경민 3집

기사입력 2020.11.18 06:00 / 기사수정 2020.11.17 17:10


[그때 그 미지의 앨범]은 테이프와 CD를 통으로 들으며 전곡을 음미했던 그때 그 시절 미지(美志)가 갖고 있는 앨범 혹은 MP3 세대에 발매됐지만 수록곡들도 꼭 알려졌으면 하는 미지(未知)의 앨범을 리뷰합니다. 그 시절의 곡들로 저마다 다른 추억을 소환하고, 숨어 있던 명곡을 발견하는 재미를 보장합니다. <편집자 주>


[엑스포츠뉴스 김미지 기자] "이 세상에서 나의 노래를 듣길 원하는 누군가가 단 한 사람이라도 있다면 그 한 사람을 위해 영원히 노래하며..."

'한국의 리키 마틴'이라는 수식어를 들으면 딱 떠오르는 가수가 한 명 있을겁니다. '흔들린 우정'으로 희대의 안무와 멜로디를 남기며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가수, 예능, 연기 모두 다 되는 엔터테이너 홍.경.민.

원래 홍경민은 라틴 댄스 장르가 아닌 록발라드 장르를 추구하는 가수였습니다. 1997년 발매한 1집 앨범 'Dedicate'는 확신의 록발라드 앨범이었으나 인기를 끌진 못 했고, 이듬해 발매한 2집 'Free Throw II Shot'은 타이틀곡 '내 남은 사랑을 위해'만 곡의 인기만을 조금 얻을 수 있었을 뿐이죠.

홍경민은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2집 활동 당시 노래방에 놀러갔다가 옆 방에서 '내 남은 사랑을 위해'를 선곡해 부르는 손님이 있어 음료수를 선물로 전했지만 정작 가수를 알아보지는 못하는 상황도 겪었다며 '웃픈' 에피소드를 전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김창환 프로듀서를 만나 드디어 21세기 시작을 여는 한국의 대표 라틴 댄스곡 '흔들린 우정'을 발매하게 됩니다.


쫙 핀 한 쪽 손을 들고 양 쪽을 왔다갔다 하는 안무는 당시 대한민국 남녀노소 곡만 나오면 출 수 있을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고 그제서야 가수 홍경민의 이름 석자와 '한국의 리키 마틴'이라는 별명이 빛을 보기 시작했습니다.

타이틀곡의 성공과 함께 홍경민은 각종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특유의 입담을 자랑하면서 그토록 바라던 '인기 가수'가 됐습니다. 각종 음악프로그램 1위를 차지한 것은 물론 그해 열린 골든디스크상에서 생애 첫 본상을 수상했고 SBS 가요대전에서는 무려 '인기상'을, KBS 가요대상에서는 청소년 부문 올해의 가수상 트로피를 얻는 쾌거를 이뤘으니까요.

그해 여름엔 수영장, 겨울엔 스키장을 장악했던 '흔들린 우정'이 수록된 3집 앨범은 발라드 명반으로도 손 꼽힙니다.


'흔들린 우정' 후속곡으로 활동하기도 했던 발라드 '널 보내며'는 숱한 소년, 소녀팬들의 베갯잎을 촉촉히 적시며 슬픈 감성을 자랑하기도 했죠. 당시 연인이 세상을 떠나는 주제로 조성모 'To Heaven', 쿨 '송인' 등 다양한 발라드곡이 등장했는데, '널 보내며' 역시 같은 테마를 담고 있습니다.

'영원히 나를 떠난다고 생각 하지마 / 하늘에서 날 바라보며 기다리면 돼 / 내가 니곁에 가는 그날 까지만 참아 / 그때 만나면 헤어지지 않을 테니 / 너를 꼭안고'의 후렴구에서는 홍경민 특유의 허스키한 고음의 보컬이 먹먹함을 자아내며 '흔들린 우정' 못지 않은 노래방 인기를 자랑하기도 했습니다. 개인적으로 2000년대를 대표하는 발라드 명곡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두 활동곡 뿐 아니라 홍경민 3집에는 수록곡들 역시 다양한 감성을 자랑합니다.

4번트랙 '혼자만의 느낌'은 쓸쓸한 기타 리프 사운드가 추임새를 더하는 라틴 풍의 발라드곡으로 홍경민의 끄는 듯한 보컬의 맛이 듣는 이의 귀를 한 번에 사로잡는 곡입니다.

5번 트랙 '다시 한 번만'은 라틴을 쏙 뺀 국산 댄스 멜로디에 라틴 느낌을 팍팍 넣은 홍경민의 보컬을 느낄 수 있는 곡입니다. 요즘 말로 '후회 남주'의 마음을 세상 쿨한 목소리로 '다시 한 번만' 기회를 달라는 테마를 담고 있습니다.

6번 트랙 '아직도...'에서는 도입부부터 록발라드의 진한 감성을 자랑하다가 갑자기 포크 음악 장르의 분위기를 드러내고, 이후 다시 록발라드 느낌을 보컬로 강하게 주입시키는 곡입니다. 홍경민의 보컬 뿐 아니라 삽입된 연주 자체가 단숨에 2000년도를 회상시킬 수 있는 에너지를 가지고 있죠.

7번 트랙 '가'는 김창환 프로듀서의 색채를 잘 느낄 수 있는 곡 중 하나로, 양다리를 걸치는 연인에게 경고하며 이별을 전하는 댄스곡으로 후렴구의 '난 너를 믿었는데 넌 나를 속였어 / 자존심 상해서 난 견딜 수 없어 / 이대로 더 이상 널 만날수가 없어 / 이젠 널 떠나줄게 그 사람에게 가'의 가사가 반복되면서 듣는 재미를 배가시키는 곡입니다.

이어 8번 트랙 '잊혀져간 첫사랑'은 한국식 발라드로, 이뤄지지 못하는 첫사랑을 담담히 고백하다가 후렴구에서 폭발적 고음을 드러내는 구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특히 '좋은 추억이 되어'에서 탁 터지는 홍경민의 허스키한 음색은 일품입니다.

9번 트랙 '운명'은 사연 있는 듯한 허스키 중저음이 특징인 홍경민의 보컬 맛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곡입니다. 1980~90년대 추억의 포크 사운드를 가져온 것 같으면서도 홍경민만의 감성을 추가한 것이 특징이죠.

10번 트랙 '빗나간 예감'은 강렬한 드럼과 전자 기타 사운드의 도입부로 귀를 사로잡은 뒤, 흥을 주체할 수 없이 폭주하는 듯한 홍경민의 보컬이 일품인 곡입니다. 이 노래를 듣다보면 스스로 무아지경으로 드럼이나 전자 기타를 치는 듯한 느낌이 들 정도로 신이 납니다.

2000년도 앨범들의 유행이었던 Intro(독백) 트랙 역시 존재했는데요. 홍경민은 내레이션으로 '어디가 어딘지도 모른채 숨가쁘게 달려온 지난 시간들, 이제야 나는 무언가를 알았다고 생각했었는데, 나는 다시 처음 그 자리에 와 서 있다. 어디가 끝일까? 어디가 끝인지는 모르지만 나는 다시 길을 떠나려 한다. 내가 꿈꿔오고 만들어왔던 세상에서 좀더 넓은 세상을 향해'라고 당시 20대 중반 청년의 부푼 꿈을 전합니다.

이어 '이 세상에서 나의 노래를 듣길 원하는 누군가가 단 한 사람이라도 있다면 그 한 사람을 위해 영원히 노래하며…'라는 감성 가득한 독백을 덧붙이기도 했습니다.


댄스와 발라드 구분 없이 사랑 노래를 줄기차게 부르며 시대의 아이콘으로 군림했던 홍경민. 3집이 발매된 지 어느새 20년이 지난 지금, 사랑스러운 아내의 남편이자 두 딸의 아빠가 되어 육아 관련 곡까지 내는 등 곡의 테마는 확연히 달라졌지만 여전히 자신의 노래를 기다리는 사람들을 위한 노래를 전하고 있습니다.

찬 바람이 불어 코를 훌쩍이게 되는 요즘, 라틴, 발라드, 포크 감성 다 담긴 그때 그 명반 '홍경민 3집'을 들어보시는 건 어떨까요?

am8191@xportsnews.com / 사진=홍경민 3집

김미지 기자 am8191@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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