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6-04-10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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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살면서 이렇게 힘든 일 있을까" 펑펑 울었던 소녀, '키다리 아저씨' 도움에 韓 설상 역사 썼다!…"롯데가 있어 올림픽 메달" [인터뷰]

기사입력 2026.04.10 12:58 / 기사수정 2026.04.10 12:58



(엑스포츠뉴스 양정웅 기자) 한국 동계스포츠사를 새로 쓴 18세 소녀 유승은(성북고). 그의 뒤에는 '키다리 아저씨'의 도움이 있었다.

유승은은 지난 2월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에서 놀라운 결과를 만들었다. 스노보드 여자 빅에어 종목에 출전한 그는 결승에서 171.00점을 획득, 일본 무라세 고코모(179.00점)와 뉴질랜드 조이 사도스키-시놋(172.25점)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이는 큰 의미가 있었다. 유승은은 한국 설상종목 최초로 메달을 따낸 여자 선수가 됐다. 앞서 설상에서 올림픽 메달을 딴 스노보드 평행대회전의 이상호(2018년)와 김상겸(2026년)은 남자였다. 

어려운 시간을 딛고 일어서 얻어낸 결과여서 더 의미가 있었다. 유승은은 지난 2024년 스위스에서 열린 스노보드 월드컵에서 발목 골절을 당하고 말았다. 인대가 터질 정도로 큰 부상이었다. 



최근 MBC 예능 프로그램 '전지적 참견 시점'에 나왔던 유승은의 어머니는 "다친 날 딸에게 전화가 왔다. 딸이 '엄마 내가 살면서 이렇게 힘든 일이 있을까'라며 오열하더라"라며 당시를 떠올렸다. 유승은 본인도 올림픽 당시 "지난 1년 동안 '스노보드 하지 말 걸' 같은 생각이 많이 들었다"고 고백했다.

이후로도 손목 뼈가 부러지는 등 유승은은 여러 차례 부상을 당했다. 그러면서 집에서는 빚까지 져가며 유승은의 뒷바라지에 나섰다.

이때 유승은에게 도움을 준 것이 바로 롯데였다. 2014년부터 대한스키·스노보드협회 회장사를 맡은 롯데는 종목 육성을 위해 300억원 이상을 지원해 왔다. 


이번 올림픽이 끝난 후에도 신동빈 롯데 회장은 스키·스노보드 국가대표단 격려 행사에서 협회 공식 포상금 외 특별 상금을 수여해 화제가 됐다. 동메달을 딴 유승은 역시 3500만원을 받았다. 



최근 취재진과 만난 유승은은 "내가 힘들었을 때 지원해준 데가 롯데였다. 롯데가 있었기 때문에 올림픽 메달까지 갈 수 있었다고 생각해서 남다르다"고 말했다. 그는 "원래 (설상) 불모지여서 지원을 해도 성적이 안 나오는 종목이라 지원해주시는 게 감사하다"며 "성적을 낼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유승은은 격려 행사에서 신 회장과 '셀카'를 찍기도 했다. 그는 "영광이었다. 빨리 가서 찍었다"며 웃었다. 당시 신 회장은 과묵한 모습을 보여줬는데, 관계자에 따르면 행사에서 선수들의 스토리가 담긴 영상을 보고 신 회장은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이에 표정 관리를 위해 말을 아낄 수밖에 없었다. 

그러면서 유승은은 롯데에 대한 소속감을 느끼게 됐다. "롯데 스노보드 팀 하면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한 그는 '과자나 아이스크림도 롯데만 먹어야겠다'는 말에 "맞다, 그렇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 인연으로 유승은은 생애 첫 시구에 나섰다. 그는 지난 5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SSG 랜더스의 2026 신한 SOL Bank KBO 리그 정규시즌 경기에서 시구자로 나섰다. 

롯데에서는 선물도 준비했다. 이날 롯데는 아이보리색 긴팔 바람막이를 팬들에게 배포했는데, 이는 하얀 설원을 표현하기 위한 의미였다. 

마운드 위에 섰다가 앞으로 내려온 유승은은 포수를 향해 정확한 시구를 펼쳤다. 이에 사직구장을 찾은 많은 팬들의 박수가 쏟아졌고, 유승은은 미소를 지으며 그라운드를 나갔다. 지켜보던 김태형 롯데 감독도 놀란 모습이었다. 

유승은은 "던질 수 있어서 너무 영광이었다"고 말했다. 이날 그는 김원중에게 시구 지도를 받았는데, "더 배울 게 없다. 그냥 가도 되겠다"는 칭찬을 들었다고 한다. 




이전까지 어릴 때 야구장에 온 것을 제외하면 야구와 인연은 없었던 유승은은 "그래도 김원중 선수는 유명하시지 않나. 오늘부터 팬이 되도록 하겠다"고 얘기했다. 

올림픽 이후 밀려드는 인터뷰와 촬영 요청 속에 유승은은 인기를 실감하고 있다. 그는 "학교에서 친구들이 사인해달라고 하는 경우도 많다"며 "그렇게까지 인기가 있지는 않는 것 같다"며 미소지었다. 그래도 "올림픽 메달은 다르더라"라며 체감하는 부분을 언급했다. 

잠시 학생의 본분으로 돌아간 유승은은 5월부터 다시 대표팀에 소집돼 훈련할 예정이다. 그는 "부상 때문에 연습을 못했기 때문에 부상 없이 하고 싶고, 기술도 올리는 게 목적이다"라고 했다. 다만 현재 손목은 회복이 거의 다 됐으나, 발목 뼈가 다 붙은 상태는 아니라고 한다. 

유승은은 "다음 동계올림픽이 4년이 남았지만, 앞으로 새 시즌에 대회가 많으니까 그 대회들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는 게 목표다"라며 각오를 전했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 연합뉴스 / 롯데 자이언츠  

양정웅 기자 orionbea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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