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안양, 김환 기자)
"흔들릴 수는 있어도 쓰러지지는 않는다."
FC안양 사령탑 유병훈 감독이 말하는 안양의 정신이다.
안양의 포기하지 않는 정신은 울산HD를 상대로 이번 시즌 두 번째 승리를 거둔 경기에서도 잘 드러났다. 유 감독도 이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유병훈 감독이 지휘하는 FC안양은 1일 안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울산HD와의 하나은행 K리그1 2025 35라운드 홈 경기에서 모따, 이창용, 채현우의 연속골을 묶어 3-1 승리를 거뒀다.
승점 3점을 추가한 안양은 승점 45점(13승6무16패)을 마크하며 잠시 광주FC를 제치고 7위로 올라섰다.
이날 안양은 전반전 초반부터 좋은 경기력을 유지하고도 전반 13분 만에 이동경과 고승범의 합작골에 리드를 내줬지만, 마테우스의 페널티킥이 막히고도 모따의 헤더 동점골로 따라가며 울산 상대로 밀리지 않는 모습을 보여줬다. 전반전 막바지 울산 미드필더 김민혁의 퇴장은 안양에 호재였다.
안양은 후반전 들어 수적 우위를 앞세운 공격으로 울산 수비를 마구 흔들었다. 이 과정에서 이창용의 환상적인 추가골이 터졌고, 이어 교체 투입된 채현우까지 골맛을 보면서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조현우의 선방이 아니었다면 득점이 더 나와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안양은 좋은 기세를 유지했다. 3-1이라는 최종 스코어가 아쉽게 느껴지는 경기였다.
이번 시즌 개막전에서 디펜딩 챔피언 울산을 1-0으로 꺾으며 이변을 일으켰던 안양은 또다시 울산을 제압하고 승점 3점을 따내면서 잔류에 한 걸음 다가갔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 참석한 안양 유병훈 감독은 "'흔들릴 수는 있어도 쓰러지지는 않는다'는 말처럼 안양의 모습을 잘 보여줬다. 후방, 중원, 전방으로 이어지는 우리가 원하는 플레이에 선수들이 집중해줬다"라며 "목표를 이루기 위한 선수들의 의지가 잘 보여서 감사하게 생각한다. 팬들의 든든한 응원이 있었기 때문에 어려운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오늘도 승리할 수 있었다. 오늘 경기는 오늘만 즐기고, 제주SK전에 집중해서 승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는 소감을 전했다.
울산을 공략하기 위해 어떤 경기 모델을 준비했는지 묻자 유 감독은 "전략은 크게 바뀌지 않는다. 이동경이 들어오면서 공격과 중원에 무게감이 더해지기 때문에 그 부분을 막으려고 했다"며 "상대가 수비형 미드필더를 한 명 세우기 때문에 포켓 공간(수비라인과 미드필드 라인 사이)을 활용해 상대를 무너뜨리는 전략이 오늘 경기에서 주효했다고 생각한다"라고 설명했다.
이번 경기에서 또다시 부상으로 쓰러진 한가람에 대해서는 "기대만큼 잘했다. 부상을 안고 있는 상황이다. 테이핑을 너무 강하게 해서 쥐가 났다. 상황을 봐야겠지만 괜찮다고 보고 있다"라며 "시즌 아웃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선수의 의지로 가고 있다. 우려스럽기는 하지만 잘 참고 이겨내고 있다. 지금까지는 괜찮은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 선수 부상도 중요하기 때문에 계속 면밀하게 확인하면서 상황을 지켜보겠다"라고 이야기했다.
또 "야고는 1~2경기 안에 돌아올 예정이다. 어제부터 훈련했다. 빠르면 다음 주나 다음 경기에서 돌아올 수 있을 거다. 김정현 선수나 에두아르도는 힘들다고 판단 중이다. 마지막 1~2경기는 가능할 수도 있다고 판단 중"이라며 다른 부상자들도 곧 돌아올 수 있을 거라고 밝혔다.
부상자들이 복귀하면 안양도 다양한 전략을 구사하며 생존에 가까워질 수 있다. 유 감독도 "(전략이) 충분히 바뀔 수 있다. 우리의 플레이도 중요하지만, 상대 공격을 막아야 하기 때문에 전략적이나 조합적으로 팀워크를 고려해 구성할 수밖에 없다. 그 부분을 잘 생각해서 준비하도록 하겠다"라며 미소를 지었다.
지난 경기 모따에 이어 이번에는 마테우스가 페널티킥을 실축했다.
그러나 유 감독은 "언제나 페널티킥으로 득점을 하는 선수들이다. 중요한 순간에 넣지 못했지만, 그걸로 선수를 뭐라하기에는 그동안 선수가 보여준 플레이를 높게 평가하기 때문에 뭐라할 수는 없다"라며 마테우스를 감쌌다.
그러면서도 "누가 찰지 고민을 많이 했는데, 모따에게 부담감을 주는 것보다 마테우스에게 페널티킥을 차게 했다. 결과적으로 실패를 하기는 했다. 다음 경기에서 비슷한 상황이 나온다면 고민을 해야 할 것"이라며 페널티킥 키커 선정에 신중을 가하겠다고 말했다.
울산 상대 2승을 거뒀다. 유 감독은 "울산을 승격 후 첫 경기에서 만났지만 원정에서 잡으면서 1부리그에 대한 자신감을 얻을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울산은 강팀이라는 이미지가 있기 때문에 더 철저하게 준비하고, 준비 과정에 동기부여가 되는 팀이다. 선수들이 열심히 준비한 게 드러난 것 같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유 감독은 끝으로 이날 안양 소속으로 K리그1 첫 득점을 터트린 주장 이창용을 입이 마르도록 칭찬했다.
그는 "모든 선수가 득점하면 기쁘지만, 주장이고 팀에 대한 애착이 강하고, 힘든 상황을 모두 겪으면서 선수단을 잘 독려한 선수다. 무득점도 기쁘지만, 1부리그에서 첫 골이라고 하니까 축하한다. 감독으로서 미안한 면도 있다. 그런 것들을 이겨내서 대단하다. 앞으로도 안양의 선수로서 훌륭한 모습 보여주길 바란다"라며 이창용을 치켜세웠다.
계속해서 "감독도 팀을 이끌지만, 선수들을 세세하게 케어할 수는 없다. 이창용은 팀에 헌신하는 스태프들에게 잘하는 선수다. 그런 사람들도 안양을 응원하게 하는 힘이 있다. 팀을 하나로 모으는 데 반드시 필요한 선수"라고 덧붙였다.
이창용의 득점 상황을 두고는 "세트피스 때문에 나가 있던 상황이다. 한가람을 이동경에게 붙이면 센터백들이 여유가 생기니까 그때 공격적으로 들어가라고 지시하기는 했다. 순간적인 침투까지는 시키지 않았지만, 공격에 힘을 더하라는 지시까지는 했었다"라면서도 "결과론적인 이야기"라며 손을 저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