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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부터 수차례 문의했는데…" 현대캐피탈, KOVO컵 1G 뛰고 중도하차 왜?→부전패는 웬말인가

기사입력 2025.09.15 17:27 / 기사수정 2025.09.15 17:27

1일 오후 충남 천안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리는 ‘도드람 2024-2025 V-리그’ 현대캐피탈과 대한항공의 챔피언결정전 1차전 경기, 경기 전 현대캐피탈 필립 블랑 감독이 선수들의 훈련을 지켜보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1일 오후 충남 천안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리는 ‘도드람 2024-2025 V-리그’ 현대캐피탈과 대한항공의 챔피언결정전 1차전 경기, 경기 전 현대캐피탈 필립 블랑 감독이 선수들의 훈련을 지켜보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엑스포츠뉴스 김근한 기자) 남자프로배구 현대캐피탈 스카이워커스가 KOVO컵 중도하차를 결정했다. 이미 컵대회 중단 뒤 종료, 그리고 재개 선언으로 비정상적인 촌극이 이뤄진 가운데 디펜딩 챔피언이 스스로 컵대회 출전 자격을 내려놓는 황당한 사건이 연이어 발생했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15일 "현대캐피탈은 2025 국제배구연맹(FIVB) 남자 세계선수권 참가·예비명단 선수와 부상자 등 총 7명이 뛰지 못해 선수 구성이 불가하다고 판단, 남자부 KOVO컵 중도하차를 결정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어 "현대캐피탈의 잔여 경기는 부전패 처리한다"며 "A조 현대캐피탈 잔여 2경기(9월 15일 2경기, 9월 17일 1경기)는 진행하지 않고, 나머지 남자부 경기는 공지된 일정대로 무료 관람으로 연다"고 밝혔다.

이번 사태의 뿌리는 FIVB 컵대회 승인 절차에서 비롯됐다. KOVO는 FIVB에 대회 개최 허가를 요청했으나 답변 지연으로 지난 13일 남자부 제2경기(KB손해보험–삼성화재)를 14일 오전 11시로 연기했다. 

KOVO는 14일 0시까지 FIVB 승인이 없으면 남자부 전면 취소, 여자부는 정상 개최라는 방침을 세우고, 연기된 경기의 예매분 전액 환불과 무료 입장을 결정했다. 여수시, 스폰서, 팬들에게 사과도 전했다.

결국 남자부는 한 차례 전면 취소까지 공지됐다. KOVO는 "FIVB 최종 답변을 받지 못해 남자부 컵대회를 전면 취소하기로 했다"며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하지만, 취소 발표 당일 새벽 FIVB가 조건부 승인을 통보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KOVO는 "KOVO컵은 정규리그에 영향 금지, ITC 미발급, 외국 클럽·외국인 선수 불참, 2025 FIVB 남자 세계선수권 등록 선수 불참 등 조건을 충족하면 진행 가능하다는 승인을 받았다"고 알렸다.

이에 따라 태국 초청팀은 제외됐고 남자부 일정은 재조정돼 재개가 결정됐다. 기존 예매는 전액 환불하되 좌석은 유지했고, 남자부 잔여 경기는 현장 선착순 무료 관람으로 전환했다. 연맹은 잇단 번복에 대해 거듭 사과했다.


5일 오후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2024-2025 도드람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전 3차전 현대캐피탈과 대한항공의 경기, 현대캐피탈이 3:1의 세트스코어로 승리하며 다섯 번째 통합우승과 함께 구단 최초 트레블(정규리그 1위·컵대회·챔피언결정전 우승)을 달성했다.  경기 종료 직후 현대캐피탈 블랑 감독이 선수들을 향해 미소짓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5일 오후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2024-2025 도드람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전 3차전 현대캐피탈과 대한항공의 경기, 현대캐피탈이 3:1의 세트스코어로 승리하며 다섯 번째 통합우승과 함께 구단 최초 트레블(정규리그 1위·컵대회·챔피언결정전 우승)을 달성했다. 경기 종료 직후 현대캐피탈 블랑 감독이 선수들을 향해 미소짓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1일 오후 충남 천안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4-2025 V-리그’ 현대캐피탈과 대한항공의 챔피언결정전 1차전 경기, 현대캐피탈 선수들이 득점 후 기뻐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1일 오후 충남 천안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4-2025 V-리그’ 현대캐피탈과 대한항공의 챔피언결정전 1차전 경기, 현대캐피탈 선수들이 득점 후 기뻐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그러나 현대캐피탈은 최종적으로 하차를 선택했다. 현대캐피탈 관계자는 15일 "토요일 컵대회 개막전 경기 전날 밤 연맹으로부터 갑자기 외국인 선수는 뛰면 안 된다는 통보를 받았다. 우리는 6월부터 수차례 확인했고 된다는 답을 받아 준비했는데 이런 사태가 벌어진 것”이라고 운을 뗐다.

이어 "연맹도 처음에는 외국인 선수 출전 불가만 안내했다. 이후 14일 새벽에 조건부 승인 소식이 왔는데 처음엔 국가대표 엔트리 선수 제외로만 전달됐다. 재확인해보니 예비 엔트리도 제외 대상이었다. 이 부분이 처음부터 명확히 안내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이미 현대캐피탈은 지난 13일 컵대회 개막전(OK저축은행전 1-3 패)을 소화했다. 첫 경기에서 세계선수권 예비 엔트리 선수 출전으로 향후 페널티를 받는 것까지 걱정해야 했다. 

현대캐피탈 관계자는 "예비 엔트리 선수도 제외하면 선수단 운영이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첫 경기에서 우리 예비 엔트리 선수가 뛴 부분은 FIVB가 패널티를 주지 않겠다고 했지만, 이후 경기부터는 예비 엔트리도 출전 금지라는 답을 받았다. 조건이 바뀌지 않아 중단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사실 더 황당한 건 현대캐피탈 자진하차에 대한 KOVO의 부전패 결론이었다. KOVO는 "현대캐피탈의 잔여 경기는 FIVB 경기 규칙서 '제6.4.2항 팀이 정당한 사유 없이 제시간에 경기장에 나타나지 않으면 규칙 6.4.1과 같은 결과로 부전패를 선고한다'에 따라 부전패 처리한다"라고 밝혔다. 

현대캐피탈은 연맹 졸속 행정 아래 불가피하게 컵대회 출전을 포기했는데 정당한 사유 없이 불참해 부전패를 떠안은 팀까지 됐다. 정규리그 홈 개막전도 연맹의 황당한 행정 탓에 3월까지 미뤄져 이미 한 차례 피해를 입은 팀에 더 큰 생채기를 낸 셈이다. 

무엇보다 현대캐피탈은 정규리그 개막 한 달 전 선수들의 실전 호흡을 점검할 중요한 시간을 허망하게 날렸다. 현대캐피탈 관계자는 "오늘 오전 하차 의사를 연맹에 전달했고 선수단은 여수에서 천안으로 이동했다. 오늘 오후엔 가볍게 몸을 풀고, 이후 계획은 아직 미정"이라고 전했다.

KOVO는 남자부 대회를 '조건부 재개'로 수습하려 했지만, 대표팀 예비 엔트리 선수 제외 범위와 외국인·외국 클럽 참가 제한 등 핵심 사안을 현장에 명확히 공유하지 않으면서 디펜딩 챔피언의 이탈을 막지 못했다.

이렇게 KOVO 대회 운영 시스템에 대한 신뢰가 크게 흔들린 가운데 남자부 잔여 일정은 무료 개방으로 마무리한다. 여자부 컵대회는 오는 21일부터 정상 개최 계획을 유지한다.

5일 오후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2024-2025 도드람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전 3차전 현대캐피탈과 대한항공의 경기, 현대캐피탈이 3:1의 세트스코어로 승리하며 다섯 번째 통합우승과 함께 구단 최초 트레블(정규리그 1위·컵대회·챔피언결정전 우승)을 달성했다.  경기 종료 직후 현대캐피탈 선수들이 우승의 기쁨을 나누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5일 오후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2024-2025 도드람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전 3차전 현대캐피탈과 대한항공의 경기, 현대캐피탈이 3:1의 세트스코어로 승리하며 다섯 번째 통합우승과 함께 구단 최초 트레블(정규리그 1위·컵대회·챔피언결정전 우승)을 달성했다. 경기 종료 직후 현대캐피탈 선수들이 우승의 기쁨을 나누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5일 오후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2024-2025 도드람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전 3차전 현대캐피탈과 대한항공의 경기, 현대캐피탈이 3:1의 세트스코어로 승리하며 다섯 번째 통합우승과 함께 구단 최초 트레블(정규리그 1위·컵대회·챔피언결정전 우승)을 달성했다.  현대캐피탈 허수봉이 트로피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5일 오후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2024-2025 도드람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전 3차전 현대캐피탈과 대한항공의 경기, 현대캐피탈이 3:1의 세트스코어로 승리하며 다섯 번째 통합우승과 함께 구단 최초 트레블(정규리그 1위·컵대회·챔피언결정전 우승)을 달성했다. 현대캐피탈 허수봉이 트로피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엑스포츠뉴스 DB


사진=엑스포츠뉴스 DB

김근한 기자 forevertoss88@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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