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5-12-05 19:49
연예

[상상이나 해봤어?③] 지상파가 주인공 아닌 세상 (창간 18th)

기사입력 2025.09.15 07:05



18년간 달려온 엑스포츠뉴스는 세상과 함께 성장하며 쉼 없이 변화해왔습니다. 창간 연도인 2007년에는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일들이 이제는 일상이 되었습니다. 모바일과 AI의 확산, 새로운 콘텐츠 환경, 그리고 독자들의 달라진 일상까지. 변화의 길 위에서 질문을 던져봅니다. "상상이나 해봤어?" [편집자주]

(엑스포츠뉴스 김예은 기자) 한때 콘텐츠 시장을 주도했던 지상파가 설 자리를 잃고 있다. 

코로나 펜데믹 이후 OTT의 부상과 함께 TV 방송 채널이 큰 타격을 입었다. 그중에서도 더 크게 흔들리고 있는 곳이 지상파 3사. KBS, MBC, SBS의 콘텐츠 영향력은 악화일로다. 

대중의 콘텐츠 시청 장소는 더이상 TV 앞이 아니다. 본방송을 보지 않아도 된다. 언제 어디서든 콘텐츠를 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시청률'로만 흥망이 평가됐던 과거와 달리, 화제성이 없어도 시청률이 높은 작품, 시청률이 낮아도 화제성이 높은 작품이 탄생하는 시대가 된 것. 그러나 이 흐름에 발맞추기엔 지상파 콘텐츠는 시청률도 화제성도 뒤처지고 있다. 



이에 따라 지상파 채널들은 OTT에서 이미 공개된 작품을 뒤늦게 편성하거나, 일부 작품을 OTT와 동시에 선보이는 방식을 시도 중이다. 과거에는 보기 힘들었던 행보이자, 변화된 콘텐츠 환경에 대응하려는 움직임이다. 

MBC는 디즈니+ 오리지널인 '무빙'과 '카지노'를 방영해 시청률 면에서 재미를 봤다. 하지만 내부적으로는 문제가 됐다. MBC 드라마국 PD 등 33명은 '카지노' 편성 소식이 전해지자 편성 철회를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KBS는 더 심각하다. 큰 돈을 들여 STUDIO X+U 제작 '트웰브'를 송출 중이지만 저퀄리티 작품인 탓 한숨만 내쉬는 중이다. 여기에 더해 자사 케이블 채널에서 공개된 '디어엠'을 KBS 수목극으로 재편성하기까지 했다. 


드라마뿐만이 아니다. 예능 역시 상황은 좋지 않다.

KBS의 '홍김동전'은 화제성이 높았으나 시청률이 낮다는 이유로 일찍이 막을 내린 작품. 이후 이 작품은 넷플릭스로 건너가 '도라이버: 잃어버린 나사를 찾아서'로 재탄생해 넷플릭스 대한민국 톱10 시리즈 1위에 오르기까지 했다. SBS의 '덩치 서바이벌-먹찌빠' 역시 종영 후 디즈니+로 건너가 '배불리힐스'라는 이름으로 부활했다. 지상파에서 외면받은 콘텐츠가 OTT에서 새 기회를 얻는 흐름이다. 




과거 배우들이 신작 공개를 앞두고, 가수들이 컴백을 앞두고 홍보차 출연하는 프로그램은 더 이상 지상파의 것이 아니다. 유튜브로 송출되는 웹예능이 기본값이 됐고, 영향력 있는 케이블채널, 종합편성채널의 프로그램을 찾는 경우도 많아졌다.

스타들의 출연이 줄어들면서 화제성도 예전만 못하다. MBC '나 혼자 산다', '전지적 참견 시점'과 SBS '미운 우리 새끼', '동상이몽2-너는 내 운명' 등 스타들의 개인적인 이야기를 공개하는 콘텐츠만이 근근이 자리를 지키고 있는 실정이다. 

콘텐츠 시장을 사실상 독점했던 과거와 달리, 현재의 지상파 채널들은 OTT, 유튜브, 케이블, 종합편성채널 등 수많은 경쟁자들 사이에서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스타들의 선택지에서도 지상파 콘텐츠의 비중이 갈수록 줄어드는 상황.

매니지먼트사 관계자 A씨는 "방송사나 플랫폼보다는 배우와 잘 맞는 작품인지가 더 중요한 요소"라면서도 "OTT, 웹드라마, 숏폼 드라마 등 선택지가 계속 늘고 있어 지상파 작품 출연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또다른 매니지먼트사 관계자 B씨는 "지상파 콘텐츠가 과거에 비해 파급력이 약해지면서 아티스트들의 신뢰도 역시 예전만 못한 상황"이라면서 "신선한 시도, 젊은 감독들의 도전을 뒷받침하지 못한다는 점이 약점으로 풀이된다"고 안타까움을 표하기도 했다. 

이러한 상황이 단순히 기획력, 연출력만의 문제는 아니다. 광고 매출 감소와 투자 여건 악화 등 제작 환경 전반에 어려움이 있기 때문. 실제로 지난 7월 지상파 방송사들이 회원으로 있는 한국방송협회는 지상파 채널이 과거 규제에 묶여 경쟁력을 상실하고 있다며, 그 배경에 광고를 비롯한 규제 환경이 있다고 호소한 바 있다.

방송 관계자 C씨는 "광고가 편성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광고 상황이 좋지 않다. 또 콘텐츠의 해외 수출 성과가 중요한데 이 또한 한계에 봉착한 상태다. 그러니 지상파 편성 상황 역시 좋을 수가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튼튼한 기획력을 바탕으로 한, 좋은 작품을 생산하는 것에 최선을 다하는 것만이 현재로서는 살 길"이라고 짚었다.

사진 = 각 방송사 로고, STUDIO X+U, 넷플릭스, 디즈니+

김예은 기자 dpdms1291@xportsnews.com

ⓒ 엑스포츠뉴스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실시간 인기 기사

연예
스포츠
게임

주간 인기 기사

연예
스포츠
게임